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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사헌 기자 = 국제 귀금속선물 시장에서 은 가격이 크게 뛰어오를 것이란 기대로 투자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금 1온스 가격은 같은 무게의 은 가격보다 무려 125배까지 높아졌는데, 이는 거래 가격이 기록된 3세기 만에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이후 은 선물 가격이 반등하면서 격차가 113배 수준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엄청난 격차로 투자 기회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시카고거래소의 금 선물 7월물 가격은 온스당 1698.8달러를 기록, 은 선물 6월물 가격인 온스당 15.025달러와 거의 정확히 113배 차이를 기록했다. 귀금속 투자자들은 1온스의 금을 구입할 때 드는 은의 양을 금/은비율(Gold/Siver Ratio)이라는 지표로 만들어 주목한다. 이 비율이 높아지면 금의 상대 가치가 올라간 것인데, 극단적인 움직임을 보이면 거래 기회로 간주되곤 한다.
금/은비율(Gold/Siver Ratio) 차트 [자료=Tradingview.com] 2020.05.07 herra79@newspim.com |
앞서 지난 3월 중순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11.62달러까지 하락해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은 상장지수펀드(Silver ETF)로 자금이 쏟아져들어오면서 보유 은 규모가 6억7500만온스까지 기록적인 양이 되는 등 은 선물 시세는 온스당 15달러 선을 회복했다. 금 선물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히면서 올해들어 11%나 상승했다. 금 ETF의 보유금은 3월에 3185톤으로 7배나 늘어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일린치 소속 분석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용 수요가 급감했지만 경기를 따라 수요가 회복되면 앞으로 12개월 내에 은 선물 시세가 온스당 2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을 제출했다. 이들은 앞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1년까지 은 선물 가격이 440% 폭등한 온스당 48.44달러까지 기록했던 경험을 환기했다.
금 선물 거래 전문가인 로스 노먼(Ross Norman)씨는 "최근 금 선물 강세는 세계 금융시스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보통 금의 안전자산 랠리가 먼저 진행된 뒤에 은 선물 가격도 같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알렉산더 대왕 시절에도 금은비율은 12대 1 수준이었고 고대 이집트 카르낙 신전에서 나온 비문에서도 13.3대 1 비율이 기록된 바 있다고 소개했다.
메탈스포커스(Metals Focus) 소속 분석가들은 올해 산업용 은 수요가 7%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멕시코, 페루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은 광산이 문을 닫더라도 이 같은 수요 감소분을 메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여, 올해 약 1470만온스 초과공급 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싱가포르 '실버불리온' 금고의 실버바(은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5.07 herra79@newspim.com |
스탠다스차타드의 분석가인 수키 쿠퍼 씨는 은 선물이 강세를 보이려면 투자업계와 산업계의 수요가 확실히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올해 하반기까지는 그런 일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은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다고 본다. 채터리스 트레저리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펀드의 이안 윌리엄스 회장은 은이 금만큼 인플레이션 헤지에 훌륭한 상품이라면서 "기원전까지 가보더라도 은의 금에 대한 상대가격이 이렇게 저렴한 적이 없었고, 도저히 정당한 이유가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열광하는 투자자들은 은이 전기자동차나 태양전지판 등 청정에너지 기술제품에 사용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은은 또 5G 이동통신 인프라나 자율주행자의 레이더부품에도 이용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전지 양극에 탄소 대신 박막 은-탄소층을 사용하는 새로운 리튬이온전지 제품을 발표하는 등 도입 범위가 넓어졌다. 메탈스포커스의 분석가 필립 뉴먼 씨는 "활용 범위가 넓어 한 쪽에서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다른 쪽에서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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