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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005440)를 중심으로 두 지주사를 세우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밑그림이 나왔다. 상대 지주사 측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 규제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린푸드가 알짜 계열사 한무쇼핑을 비롯한 현대백화점 지분을 매각하는 식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모두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지주사 전환의 관건이었던 현대홈쇼핑(057050)의 거취는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일찌감치 계열분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가운데, 현대홈쇼핑의 거취에 따라 계열분리 가능성도 짙어질 전망이다.
정지선 회장(왼쪽)과 정교선 부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12일 현대백화점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9월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인적분할해 투자부문(지주회사)과 사업부문(사업회사)으로 분할한다는 골자다.
지주사는 가칭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지에프홀딩스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정지선 회장 중심의 백화점과 면세점, 지누스(013890)를,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정교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리바트, 현대에버다임(041440)이 자리하는 구조다.
◆현대백화점, '알짜' 한무쇼핑 지배력 늘려
관건은 복잡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회사가 상장회사일 때는 30%, 비상장회사일 때는 50%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현대백화점홀딩스의 관건은 알짜 계열사로 알려진 한무쇼핑이다. 한국무역협회와 공동 출자한 한무쇼핑은 무역점, 킨텍스점, 충청점, 목동점, 남양주아울렛, 김포아울렛 등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이 2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현금창출력을 갖춘 법인이다. 현대백화점은 한무쇼핑의 자금을 오프라인 사업 확장과 신사업 투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한무쇼핑 지분은 46.34%로, 현대백화점홀딩스가 한무쇼핑을 지배하려면 한무쇼핑 지분을 4%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쇼핑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룹에서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쇼핑은 한무쇼핑 지분을 8.5%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일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년 하반기나 2024년 중 현대백화점홀딩스가 현대쇼핑을 흡수합병해 한무쇼핑 지분 8.5%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그린푸드도 한무쇼핑 지분 0.4%를 들고 있는데 현대백화점홀딩스가 이 지분까지 매입할 계획이다. 두 곳에서 지분을 모을 경우 현대백화점홀딩스의 한무쇼핑 지분은 55.24%로 공정위 기준을 넘어설 수 있다.
현대백화점홀딩스 지배구조 예상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현대그린푸드, 백화점 계열사 지분 정리
정교선 부회장의 현대지에프홀딩스도 같은 이유로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상장사인 현대이지웰은 기업 '복지몰'을 위탁 운영하는 플랫폼 전문기업이다. 현대그린푸드가 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사의 경우 지주사가 지분 30% 이상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내년 하반기나 2024년 중 현대이지웰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47.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 비노에이치의 경우 현대이지웰이 보유한 지분 43.0%와 현대드림투어가 보유한 지분 10.0%를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비노에이치는 와인 수입·유통사다.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곳도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향후 보유하게 되는 한무쇼핑(0.4%)을 비롯해 현대백화점(12.1%)과 현대퓨처넷(5.9%) 지분도 매각한다. 현대퓨처넷은 ICT전문기업이다. 비상장사인 현대에이앤아이(10.4%)의 지분도 지주회사로 전환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지분을 전량 매각할 계획이다.
또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계열회사가 아닌 국내회사의 지분율을 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현대그린푸드가 6.2%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경제신문의 경우 지분율을 5% 이하로 감소시키기 위해 내년 하반기 혹은 2024년 중 1.2% 이상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배구조 예상도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현대홈쇼핑은 어디로?
현대그린푸드(25.01%)와 현대백화점(15.08%)이 모두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홈쇼핑의 거취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홈쇼핑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지주사가 30%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홈쇼핑은 풍부한 현금동원력을 바탕으로 그룹 M&A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만큼 관심이 높다. 현대그린푸드가 최대주주로 있고, 정교선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만큼 아직까지 현대지에프홀딩스 계열로 무게가 실린다.
최근 증권신고서에서는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 모두 "현대홈쇼핑 지분에 대한 구체적인 해소 계획은 검토 중에 있다"며 "추가적인 지분의 취득, 보유주식 전부의 처분 등을 고려할 수 있으나 아직 그 실행 여부, 시기 및 방법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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