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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車 합종연횡 중 혼다-닛산 연합 선택…현대차 영향은
2024/12/19 13:22 뉴스핌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세계 7, 8위 완성차업체인 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의 변화가 예고됐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국가를 넘어선 합종연횡을 확대하는 가운데 일본 내 자국 기업끼리 연합을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합병 논의에 착수해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다. 합병 후 닛산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을 합류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합병이 성사되면 작년 글로벌 판매량 3위 현대차(005380)그룹(730만대)을 추월하는 새 완성차업체(735만대)가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혼다는 398만대, 닛산은 337만대를 팔았다.

◆日 기업끼리 뭉쳤다…글로벌 3위 기업 탄생할까

현대차와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와 BMW 등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선 연합을 구성하는 가운데 일본 자국 내 기업끼리의 협업을 단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이유는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 등의 성장으로 인한 중국 시장 실패와 경영난 등이다. 닛산의 경우 상황이 더 급했다. 2019년 말 카를로스 곤 회장이 야반도주한 이후 프랑스 르노와 결별에 들어가면서 독자생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거기에 더해 중국 시장 매출 부진으로 올해 중국 창저우 공장 가동을 멈췄고 지난달에는 생산능력의 20%와 직원 90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닛산의 경우 르노와의 협업 당시 얻은 교훈으로 일본 자국 내 기업을 먼저 접촉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닛산은 카를로스 곤 회장의 유럽식 경영과 닛산이 유지하고 있던 일본식 경영이 충돌하면서 어려움을 더했다. 비용 절감을 강조하면서 혁신과 경쟁력을 모두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닛산은 세계 최초 양산 전기차인 '리프' 보유 기업임에도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상태다. 

혼다도 여유롭지만은 않다. 혼다도 지난 7월 중국 내 내연기관차 생산능력을 30% 감축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 아픔을 겪었고 2021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에 판매량을 추월 당하는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흔들리고 있다.

양 사는 공통적으로 전동화 흐름에 뒤처지면서 글로벌 점유율 확보에 실패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닛산이 리프라는 전기차를 상용화 했지만 이후 전기차 생산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디지털화에서 밀린 상태"라며 "양사는 전기차 강화를 통해 시너지를 내보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월 10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2024에 전시된 혼다 스페이스-허브 컨셉카. [사진=로이터]

◆전기차 부문·북미 시장이 관건…기술+영업망 시너지 예고

이미 양사는 올 들어 전기차 분야 협력을 예고해 왔다. 지난 8월 포괄적인 업무 제휴를 맺고 자동차 소프트웨어, 부품 공통화 등을 협의했다.

양 사가 집중할 시장은 북미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혼다와 닛산은 북미에서 각각 어큐라, 인피니티라는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닛산의 미국 시장 3분기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고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혼다의 경우 1만4179대를 팔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닛산은 르노와의 얼라이언스를 통해서 글로벌 판매망과 같은 감각을 축적해뒀고 전기차 개발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혼다는 규모의 경제는 안되지만 기술의 집약도는 매우 높은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융합의 정도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달라질 예정이다. 알려진 바로는 지주사를 세워 각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이나 이 경우 양 사의 결합이 얼마나 긴밀해질지가 관건이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기아·제네시스로 나눠져 있는 것처럼 혼다-닛산의 지주사 운영 방식도 비슷한 흐름이 되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현대차그룹에 대한 영향력도 섣불리 재단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김 교수는 "일본의 경우 상당히 폐쇄적인 시장이다. 닛산이 르노와 주식교환을 할 당시에도 일본 회사 치곤 파격적인 결정이었을 정도"라며 "일본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회사끼리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통합한다면 과거 스텔란티스 합병보다는 훨씬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 역시 "혼다와 닛산의 연합은 그 자체로도 판매 물량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왜 연합하게 됐느냐"라며 "중국차의 시장 진입은 결국 저가 부품, 저가 배터리의 생태계 싸움으로 이어지기에 현대차그룹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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