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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증권사 채권형 랩어카운트, 특정금전신탁(랩·신탁) 사태 관련 9개 증권사를 수사중인 검찰이 이들과 거래한 증권사 8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수사의 확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압수수색을 받은 8개 증권사는 검찰로부터 랩어카운트 사태 관련 9개 증권사와 채권 거래한 내역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 받은 단순 참고인 조사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향후 검찰이 해당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혐의점을 추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거래 예시 [표=금융감독원] 2024.12.17 yunyun@newspim.com |
18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수사과는 16일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 유안타증권(003470),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001200), 부국증권, iM증권, 다올증권 등 8개 증권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들 증권사는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경색될 당시 랩·신탁 환매 과정에서 '돌려막기' 관행으로 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001510) 등 9개 증권사의 거래 상대방이 된 곳들이다. 검찰은 9개 증권사와 이들 증권사 간의 채권 거래 내역 확인하고 참고인 조사에 나선 것이다.
랩·신탁은 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고객과 일대일 계약을 통해 자금을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랩·신탁 운용 실태 검사를 통해 증권사들이 특정 투자자의 손실을 메워주기 위해 불법 자전거래 등 위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적발해 검찰에 통보했다. 관련 혐의자는 검사 대상인 증권사 9곳의 운용역 30명 내외다.
적발된 내용에 따르면 A증권사가 다른 증권사와 총 6000여회의 연계교체거래를 통해 특정고객 계좌의 기업어음(CP)을 다른 고객의 계좌로 고가 매도해 5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고객 간 전가한 사례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8곳 증권사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배경을 놓고 증권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순 참고인 조사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증권사가 있는 반면, "향후 수사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신중론을 보인 증권사도 있었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단순 참고인 조사였다. 검찰이 단순히 거래 내역 제출을 요청한 것"이라며 "9개 증권사의 거래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9개 증권사는 자사의 특정 투자자의 손실을 메워주기 위한 거래 목적일지라도 상대방인 8개 증권사는 일반 거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의 관계자는 "일단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증권사 간의 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자체가 부담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는 이제 시작됐지만 금융당국은 랩어카운트 판매 관련 9개 증권사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 확정하고 있다. 이번 건에 대한 마무리 수순에 돌입하는 가운데 단순 참고인 조사라고 기대하는 배경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5일 임시 회의를 열고 9개 증권사들의 소명을 들었다. 18일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앞서 9개 증권사들에 제재 결과를 통보한 바 있다. KB증권,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은 원안대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3~6개월 영업정지 조치했다. 고객 보호를 위한 사후 수습 노력에 대한 소명이 일부 받아들여진 NH투자증권과 SK증권은 각각 영업정지 3개월에서 1개월, 1개월에서 기관경고로 제재 수위를 하향 조정했다.
한편 지난달 금감원이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 관행 관련 DB금융투자를 검사 대상 추가하겠다고 밝힌 점은 경계할 부분이다. 금감원은 향후 검사가 예정된 증권사들을 상대로 랩·신탁 업무실태도 함께 들여다 볼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NH투자증권과 SK증권의 제재 수위 하향 조정은 기대할 만 하지만 DB투자증권 검사 대상 추가 등의 이야기는 긴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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