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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환율·삼전 리스크…三災 짓눌린 증시
2024/12/17 17:59 한국경제
[ 박한신 기자 ] ‘탄핵 터널’을 가까스로 통과한 국내 증시가 또 다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고환율과 도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경쟁력을 잃은 삼성전자 등 기존 악재가 부각됐다. 상장사의 내년 실적 추정치까지 하향 조정되고 있어 단 기간 내 반등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호재 소멸에…2거래일 연속 하락 1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9% 하락한 2456.81에 마감했다. 2차 탄핵 안 가결 직후인 지난 16일(-0.22%)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다. 1차 탄핵안 표 결이 무산된 뒤 9일 급락(-2.78%)한 코스피지수는 2차 탄핵안 가결에 대한 기대 로 이후 4거래일간 5.7% 상승했다. ‘탄핵 가결’이라는 호재가 선반 영된 것이다.

탄핵이 가결되자 증시를 떠받치던 기관투자가도 국내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후 증시 상승을 이어갈 호재가 마땅치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은 지난 2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0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 9~13일 1조351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탄핵 정국이 일단락되자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고환율 등 기존 리스크가 다시 두드러졌다.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린 건 2차전지 와 제약·바이오 관련주였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의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폐지하고 배터리 소재에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겠다 고 공언하자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삼성SDI는 6.08% 떨어졌고, LG에너지솔 루션은 3.89%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8.24%), 에코프로비엠(-7.8%) 등 배터리 소재 업체의 하락폭은 더 컸다.

제약·바이오주도 이날 ‘트럼프 리스크’를 피해가지 못했다 . 미국 내 약가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양국 제약주가 동 반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유한양행은 4.73% 떨어지고 삼성바이오로 직스는 2.5% 밀렸다. 美 반도체 훈풍 피해간 삼성전자 나흘째 달러당 1430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증시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6.9%), 진에어(-13.5%), 제주항공(-12.1%) 등 항공주는 이달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기 리스비, 유류비 등 달러 관련 비용이 높은 항공 업종은 대표적 고환율 피해주다.

고환율 수혜를 보는 수출주는 반등에 실패했다. 대표적 ‘고환율 수혜주& rsquo;로 꼽히는 현대자동차는 16일 1.86%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2.13% 떨어졌 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업 실적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악재로만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이후 국내 증시의 ‘리스크’로 전락한 삼성전자에 외국인 매 도세가 이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조4691억원어치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2328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날 SK하이닉스가 미국발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으로 2.62% 올랐고, 삼성전자는 2.52%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우려가 지속 돼 미국 반도체 훈풍이 유입되지 못하고 하락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결국 기업 실적 전망치가 반전돼야 코스피지수도 반등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정치적 호재와 악재는 결국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부차적 요소”라며 “내년 실적이 긍정적인 업종이 거의 없어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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