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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부터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유동성이 썰물을 이루고 있다.
중국 투자자들을 필두로 해외 큰 손들이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상업용 부동산 자산을 순매도한 데 이어 '팔자'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맨해튼의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 [사진=블룸버그] |
무엇보다 가격 부담이 신규 투자를 가로막는 한편 기존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추기는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인한 무역 마찰 역시 부동산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리얼 캐피탈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을 연초 이후 200억달러 이상 순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사들인 부동산 자산의 총액보다 매도 규모가 200억달러 이상 크다는 의미다.
이 밖에 해외 투자자들도 호텔과 상업용 오피스, 쇼핑몰 등 시장 전반에 걸쳐 '팔자'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해 외국인이 사들인 미국 상업용 부동산 자산은 487억달러로 매도 규모인 630억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순매도를 기록한 셈이다. 이는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 이외에 일본과 캐나다, 영국 등 주요국 투자자들이 일제히 발을 뺐고, 특히 뉴욕과 텍사스, 일리노이에서 '팔자'가 두드러졌다.
전망도 흐리다. 자산 가격이 한계 수위까지 뛰었고, 추가 상승 기대가 저조한 만큼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입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시장 조사 업체 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자산 가격은 2.5% 상승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 회복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지난 2010년 20% 가까이 폭등한 데 비해 상승 폭이 크게 꺾인 셈이다.
리얼 캐피탈 애널리틱스의 짐 코스텔로 수석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경기 사이클을 감안할 때 미국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며 "지금 투자해서 자본 차익을 얻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자금 썰물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유럽이 마이너스 금리 제도를 시행한 사이 미국 부동산 시장은 달러화 강세와 맞물려 투자자들에게 쏠쏠한 수익률을 안겨줬지만 기대 수익률이 한풀 꺾인 데다 달러화 약세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한파를 일으키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발을 빼자 국내 투자자들 역시 자산 매입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하는 실정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하락이 포착되고 있다. 뉴욕의 임대료 규제 대상 아파트 건물 가격이 최근 몇 개월 사이 25% 가량 떨어졌다.
규제 강화도 해외 투자자들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군사 지역을 포함해 국가 보안과 정치 측면에서 민감한 지역의 부동산을 외국인이 취득할 경우 감독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킹스 앤드 스펠딩의 제니퍼 모간 부동산 부문 파트너는 "정부의 규제가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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