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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올해 미국 증시는 설비업종(유틸리티)과 부동산투자신탁(REITs, 리츠) 대신 은행과 금융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은행·금융 아직도 저평가된 상태이지만, 유틸리티와 리츠는 이미 오를 데까지 올랐다는 것이 근거다.
지난 10일 자 미국 주간 투자전문지 배런스(Barron's) 보도에 따르면, 베테랑 펀드매니저 크리스 데이비스는 "올해는 미국 증시 유틸리티와 리츠 업종에 투자자가 몰리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유틸리티와 리츠 부문의 주가수익배율(PE ration)은 19배가 넘는 수준까지 상승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원래 이 업종들은 특유의 안정성 때문에 PER이 시장 전체를 하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는 "올해는 대신 은행과 금융업종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동일한 부문에서 연속적으로 두 번 거품이 붕괴되는 경우는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의 금융 부문은 그 어느 때 보다 안전하고 리스크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반면, 유틸리티와 리츠는 가격 수준으로 보면 오히려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S&P500지수에서 13%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 업종을 데이비스는 자신의 펀드에 40% 이상 편입하고 있다. Davis New York Venture펀드와 Selected American Shares펀드의 40 %, Clipper펀드의 49%가 금융 업종이 차지한다. 개별종목을 보면 버크셔해서웨이(BRK.B), 웰스파고(WFC), 캐피탈원파이낸셜(COF) 및 제이피모간체이스(JPM) 등이다.
데이비스는 "대공황 이후 20년이 지난 1950년대까지 미국 주식투자자는 은행주 투자를 꺼려했다"며 "현재 금융부문에 대한 우려가 그때와 꼭 같다"고 분석했다.
데이비스 추정에 따르면 오늘날 투자자들은 대형 금융주에서 9%에서 10%의 수익을 얻고 있다. 약 3%~4%는 배당금에서, 4%~7%가 자사주 매입 형태로, 경우에 따라서는 1%~2%가 내부유보로 남겨지지만 대부분의 경우(약 90%에서 100%) 투자자에게 수익이 돌아간다.
그런데도 여전히 투자자들은 유틸리티와 리츠에 관심이 많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450억달러의 자금이 이들 업종으로 흘러갔다. 그 결과 PER이 19배까지 올랐다. 역사적으로나 업종 평균에 비해 비싼 수준이다. 문제는 주가가 너무 올라버려 오히려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데이비스는 말콤 글래드 웰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일반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소형차가 오히려 객관적인 사고율이 낮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SUV는 사람들에게 더 안전하다는 만족감을 호소한다.
지금의 증시에 비유하자면, 유틸리티와 리츠는 대형 SUV이며 투자자는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만족한다. 그러나 객관적인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사실이 아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 업종을 적극 추천하는 전문가는 데이비스 뿐만 아니다. 배런스는 금융위기 초기에 서브 프라임 모기지와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에 투자해 유명해진 스티브 아이즈만도 그 중의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앞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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