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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한미약품(128940)이 포지오티닙 수출이 불발되면서 롤베돈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롤베돈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한국의 혁신신약으로, 스펙트럼은 롤베돈의 시장성을 살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29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지난 25일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의 '포지오티닙' 미국 신속승인이 불발됐다. 포지오티닙은 HER2 엑손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스펙트럼은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미국 항암제자문위원회는 환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보다 약물이 미치는 위험이 크다고 표결로써 표명한 바 있다. 권고에 따라 포지오티닙의 승인은 거부됐고, 한미약품의 미국 진출은 저지됐다.
스펙트럼은 대신 '롤베돈'(한국명: 롤론티스) 판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롤베돈'은 한미약품이 호중구감소증 치료 용도로 개발한 신약으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얻었다. 지난 2012년 한미약품은 스펙트럼에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롤베돈의 글로벌 권리를 라이센스 아웃한 바 있다. 롤베돈은 지난 9월 FDA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지난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
롤베돈에는 한미약품만의 플랫폼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단백질 의약품은 인체에 투여할 시 반감기가 짧다는 특징이 있는데, 한미약품은 바이오 신약에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해 반감기를 늘렸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 의약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약효 반감기가 짧아 새로운 물질의 신약이 나오기 어렵고, 오리지널보다 바이오시밀러의 비중이 높다. 그런 점에서 반감기를 늘리는 것 자체가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분석이다.
반감기가 늘어나면 약효 지속성도 같이 는다. 약물 투여 횟수와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시장성을 가진다. 환자들이 주사를 적게 맞게 될 경우, 투병하는 동안 고통이 경감되며 약가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펙트럼은 한미약품의 독보적인 기술로 3조원에 달하는 미국 호중구감소증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스펙트럼은 포지오니팁 과제 우선순위를 낮추고 롤베돈 판매에 집중한다. 올해 연말까지 연구개발(R&D) 부문 인력을 75%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이를 통해 절감한 운영자본을 롤베돈 상업화 비용에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공격적으로 영업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뉴스핌과의 취재에서 한미약품 관계자는 "스펙트럼은 미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전문 세일즈 인력을 이미 충원했으며, 현재 미국의 각 주 핵심 암센터를 중심으로 항암전문 의료진과의 접촉면을 늘려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펙트럼 경영진 중에는 경쟁약물 뉴라스타 개발사인 암젠 출신이 포진하고 있어, 보다 전략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ell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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