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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ETF엔 삼성전자가 없다"…'간판' 보다 종목을 보라
2021/02/25 02:32 한국경제
[ 한경제 기자 ]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글로벌 ETF 시장이 커
지고 있다. 개별 종목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직관적인 투자가 가능해 투
자자들이 ETF를 많이 찾고 있다. 글로벌 테마 ETF는 전기차, 우주산업, 로봇공
학 등 미래산업에 베팅해 지수를 따르는 일반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
다. 운용자산(AUM)도 2019년 말 대비 다섯 배 급증했다. 올해 서학개미 순매수
4위에 오른 아크자산운용의 ‘ARK Innovation ETF(ARKK)’도 테마형
ETF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ETF에 투자할 때는 구성 종목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
한다. 이름만 보고 매수했다가는 생각한 종목이 포함돼 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
이다.
‘반도체 ETF=삼성전자’ 아니다
반도체 ETF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1위 반도체 기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반도체 ETF에 포함돼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작년 3분기 삼성전자의 매
출 구성을 보면 삼성전자는 가전(CE 부문·17%), 모바일(IM 부문·
;38%)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냈다. 한국거래소가 삼성전자를 KRX 반도체지수
가 아니라 KRX 정보기술지수에 편입한 이유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 ETF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 ETF 모두
KRX 반도체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빼고 SK하이닉스를 20%
이상 포함하고 DB하이텍, 리노공업, 원익IPS 등 반도체 소부장(소재·부
품·장비)주로 나머지를 채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고루 투자하고 싶다면 KODEX IT ETF나 TIGER 200 IT
ETF가 낫다. 두 ETF 모두 전체 자산의 약 40%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
한다. KODEX 코스피, TIGER 코스피는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종목을 편입하기 때
문에 삼성전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두 ETF에서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는
비중이 5% 미만이다. 운용사마다 다른 ‘관련주’ 선정
이 같은 현상은 테마형 ETF에서 더 두드러진다. NH아문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이 작년 10월 말 동시에 출시한 5세대(5G) 테마 ETF는 구성 종목이 확연히 다르
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5G산업 ETF는 통신 3사 비중이 약 20%고 삼성
전자를 포함하지 않는 반면 KB자산운용의 KBSTAR Fn5G테크 ETF는 삼성전자에 2
0%를, 나머지는 케이엠더블유, 리노공업, 에이스테크, RFHIC 등 장비주에 투자
한다. 출시 직후에는 KB자산운용 ETF의 상승률이 더 높았지만 5G 장비 주가가
1월부터 조정받으면서 23일 기준 3개월 수익률은 HANARO Fn5G산업 ETF가 22.5%
, KBSTAR Fn5G테크 ETF가 11.5%로 차이가 벌어졌다.
2차전지 테마도 마찬가지다. TIGER 2차전지 테마 ETF는 포스코케미칼(12.4%),
SKC(11.0%), SK이노베이션(9.4%) 등 상위 5개 종목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면 KODEX 2차전지산업 ETF는 상위 5개 종목 비중이 78%에 달한다. 포스코케미
칼(17.4%), LG화학(16.5%), SK이노베이션(16.4%)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TIGER 49.84%, KODEX 55.65%다.
미디어를 정의하는 기준도 다르다. TIGER 미디어콘텐츠 ETF는 빅히트, 에스엠,
JYP엔터, 스튜디오드래곤 등 연예기획사와 영화드라마 제작사에 투자하지만 K
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ETF는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넷마블, 펄어비
스, 컴투스 등 게임주 중심으로 구성됐다. KODEX 상품 중 게임산업에 중점 투자
하는 ETF는 따로 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는 “테마형 ETF는 자산운용사
별로 해당 테마의 관련주를 선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테마라도 보유
하고 있는 종목의 성격이 다를 수 있다”며 “공모펀드와 달리 ETF는
구성 종목과 비중, 수익률 등을 매일 공지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정보를 자산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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