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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환율 "무너진다"…"트럼프 취임전까지 혼란 지속"
2024/11/12 17:22 뉴스핌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코스피가 2% 가까이 하락하며 2500선이 붕괴됐다. 미국 뉴욕 증시가 대선 이후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데 비해 국내 증시는 침울한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미국과 국내 증시에 상반된 영향을 미치며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 양국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9.09p(1.94%) 하락한 2482.5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5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2.5%대 하락하며 700선을 아슬아슬하게 지켰다.

달러/원 환율도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 종가(오후 3시30분 1394.7원)와 비교해 8.8원 오른 1403.5원에 마감됐다. 달러/원 환율 종가가 1400원을 넘어선 적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며 환율이 오르던 11월7일(1401.2원) 이후 약 2년 만이다.

증시에서 건설업(0.09%)을 제외한 전 업종에 파란불이 켜졌다. 의료정밀(-4.01%), 의약품(-3.23%), 전기가스(-2.56%), 전기전자(-2.28%), 섬유의복(2.04%), 금융업(-1.67%)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연일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최근 석달 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약 15조원어치를 내다 팔았던 외국인들은 이날도 2305억원을 팔아치웠다. 전날 3.5%대 급락했던 삼성전자(005930)는 이날도 3.64% 하락하며 5만3000원까지 무너졌다. SK하이닉스 역시 2일 연속 3%대 하락세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고관세 정책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국내 반도체, 배터리 산업에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다. 코스피 시총 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미래 불확실성도 코스피 약세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최고치로 마감한 가운데, 12일 오후 3시30분 코스피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49.09포인트(-1.94%) 하락한 2,482.57로, 코스닥 지수는 18.32포인트(-2.51%) 하락한 710.52로 오후 거래를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8.30원(0.60%) 상승한 1,403.00원에 오후 거래를 마감하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11.12 yym58@newspim.com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 부진과 관련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이 국내 증시에 큰 호재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 연구원은 "트럼프가 공약에서 제시했던 대로 보편적 관세,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화 시킬 가능성이 높아졌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초대형주인 삼성전자의 기술력 의구심과 중국 제조업 내재화로 인한 수출 연계성 감소, 글로벌 스탠다드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주주 가치가 국내 주식시장 장기 부진의 이유"라고 언급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확정 이후 코스피는 -3.16%, 코스닥은 -4.41%로 부진하다. 미 3대 지수가 4%대 및 사상 최고치 행보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라면서 "이날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8.36배, 0.81배로 연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나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수급 개선세를 확인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디커플링 간극은 결국 '트럼프 리스크'가 해소되는 시점 이후에 좁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는 내년 초 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걷힐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에도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현재 빠지고 있는 외인들이 과도하게 저평가된 국내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상황에 우려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홍성국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주가는 늘 미래를 반영한다. 한국 투자가들이 미국으로 가는 것은 투자 관련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경제가 한국 보다 좋고, AI 등 혁신 기업이 미국 시장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떠나는 것은 수출과 내수 동반 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이나 학자는 자기 정치하지 말고 한국의 미래에 대해 조언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onew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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