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토론카테고리
게시판버튼
게시글 내용
문학인도 편리한 세상
세상은 살 만하다. 이렇게 편리한 세상이 오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컴퓨터에 의존하는 일이 기하급수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없어지는 직업과 없어지는 작업활동도 부지기수로 생긴다. 거기에 따라 능률 극대화는 노동생산능력을 무력화시키고 가치생산이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방법으로 다가온다. 생산력보다 유통의 가치가 앞서듯이 사람의 기호성을 모으는 작업이 재계를 압박했다.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면 노동의 가치가 재화를 모았으나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이 재화를 재단한다. 스티브 잡스가 새로운 재화의 가치를 새롭게 자극하여 세계의 부를 방향전환시켰다. 구글이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알파고로 바둑천재 이세돌을 농락하여 새로운 부의 방향을 모색했다. 그들은 이세돌의 가치와 흥행자원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탈취해 가서 알파고의 위상을 새롭게 부각했다.
문학도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미 접어들었다.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만이 아니다. 책을 읽기보다 더 편리하고 간편해지는 인간의 생활이 어찌 보면 엇길로 가는 듯이 보인다. 쉽게 감동하고 감각을 즐겁게 다루는 방법들이 책보다 훨씬 다른 방법에서 이루어진다. 책의 부피와 무게와 유통과정이 왕고집이라 독자들의 기호성을 읽지 못하고 있다. 책이 독자에게 읽히기 위한 능률 극대화는 자기 비만에 허덕이고 있다. 종이출판 책의 시대는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있는 상황이다. 책의 내용이 미인의 선택처럼 독자가 찾아가는 길을 미로로 어렵게 되고 있지만, 상황판단을 느끼지 못하고 독자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 진정한 독자를 놓치고 난 이후에 후회하면 저자와 독자 사이가 이미 너무 멀어져서 인성에 부여할 책의 기능마저 허약하게 만들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구글이 음성인식을 앞세워 언어의 번역세계를 혁신시키고 있다. 이는 머지않아 각국의 고유한 글 번역이 저절로 쉬워지는 시대가 온다. 눈이 피로하거나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은 귀로 책을 읽는 아주 편리한 시대에 왔다. 소설가에게는 매우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과 만나고 싶어 할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눈이 귀찮으면 귀로 책을 읽는 시대다. 시각과 청각을 번갈아가며 효과음까지 겸해 자유자재로 선택하며 독서를 즐기기도 하는 환경이다. 책의 내용에 밀접한 영향이 될 삽화를 자유롭게 가미하기도 한다. 동영상까지도 가세시키는 다양한 내용의 책이 출판될 것이다. 현미경의 영상까지도 책에 담을 가능성은 흥행에 달렸다. 즉 책 내용의 한 부분을 미세한 상황까지 확인하고 싶은 독자는 그 부분까지도 클릭하여 읽을 수 있기에 만능의 내용 전달이다.
문인은 우선 글을 작성하는 일이 매우 편리해졌다. 옛날처럼 원고지에 쓰면 원고용지를 많이 소비하게 되지만, 내용의 첨삭과 수정은 아주 간편하다. 타이핑으로 글을 쓰면 속도도 빠르지만, 글의 편집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시간도 매우 단축되어 시간 활용에 이보다 더 편리한 방법은 아마도 없을 듯하다. 필자가 문학청년 시절 소설 습작하다 버린 원고용지와 시간 낭비가 진도를 막는 일로 생각했다. 다 쓰고 난 초벌 소설이 마음에 들지 않아 팽개쳐 버린 일 생각하면 지금의 세월이 안성맞춤이란 생각이다. 글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앞뒤 바꿔가며 쓰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반 페이지나 온 페이지 글도 끌어다 붙이면 의도대로 쉽게 수정된다. 그림이나 사진 등 동영상도 클릭 한 번으로 가져올 수 있는 환경이다. 독자가 원하는 일이라면 만능처럼 구해다 놓을 수 있는 책의 기능이 다가왔다.
문인을 먹여 살리는 일을 출판사가 독점하는 일이 아니고 흥행을 독점하는 광고주가 대신하게 된다. 그래서 출판사는 자구책을 미리 갖추어야 하는데 이미 자꾸 늦어지는 감이다. 출판사는 이제 종이책에서 출판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구글은 이런 흥행을 주도하기 위해 지구의에 가늠자를 다시 특별한 날줄 씨줄로 그리고 있다. 나의 개인정보를 제공해야만 내게 이용권이 풍부해지도록 하고 있다. 모든 개인의 정보와 기능까지 파악하고 이세돌처럼 이용할 수 있는 바탕을 굳힌다. 나중에는 나의 출판물(작품)을 자기들이 홍보하겠다고 나설 일은 뻔하다. 나의 저작권이 흥행조건에 들어맞으면 거금을 제시할 일은 당연하다. 한국의 어느 출판사가 구글에 이길 수 있을까 생각되지 않을 수 없다. 장래의 책은 종이책이 아니므로 책을 찾아갈 주소 안내만 하고도 거금을 챙기는 구글의 장차 욕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이 종이책에 매달리는 현실이 구한말의 서양 의술을 방관하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 글 : 박용 2017.08.05 )
게시글 찬성/반대
- 0추천
- 0반대
운영배심원의견
운영배심원의견이란
운영배심원(10인 이하)이 의견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운영배심원 4인이 글 내리기에 의견을 행사하게 되면
해당 글의 추천수와 반대수를 비교하여 반대수가
추천수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해당 글이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