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토론카테고리
게시판버튼
게시글 제목
“좀비마약 한국 확산도 시간문제”...중국, 21세기 아편전쟁서 ‘백년치욕’보복하나게시글 내용
◆ 무너진 마약청정국 ◆

지난 2023년 펜타닐 중독자들이 넘쳐나는 미국 필라델피아 거리 모습.“중국이 펜타닐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예고한대로 모든 중국산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출범 보름여만에 대중 무역 전쟁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주요 명분중 하나로 ‘펜타닐’을 콕 집어 지목한 겁니다. 그는 “중국이 펜타닐 원료 수출을 중단하지 않으면 관세를 훨씬 더 올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중국도 즉각 미국산 일부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상응조치에 나섰습니다. 중국은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펜타닐류를 금지약물로 지정한 나라” 라며 “펜타닐은 미국의 문제”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지난해에도 중국정부는 “펜타닐 과다 복용의 근본 원인은 미국 내부에 있다”며 “자신들이 효과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동일한 입장을 반복한 것입니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능성은 낮지만 어떤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입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상 등을 주고 받은 가운데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통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2/09/0005440789_002_20250209143709948.jpg?type=w860)
최근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상 등을 주고 받은 가운데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통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펜타닐이 포함된 혼합 약물 투입으로 사망한 미국인 숫자는 지난 2020년 전후부터 급속히 늘며 2023년 7만4000명에 달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부터는 그간 취해진 여러 조치들 덕분인지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미국사회가 전례없는 마약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는 배경 입니다.
![펜타닐의 치사량은 연필심보다 적은 양인 약 2mg에 불과하다. [사진=미 마약단속국(DEA) 홈페이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2/09/0005440789_003_20250209143709977.jpg?type=w860)
펜타닐의 치사량은 연필심보다 적은 양인 약 2mg에 불과하다. [사진=미 마약단속국(DEA) 홈페이지]펜타닐은 과거 FDA승인을 받은 합법적 처방약 입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불법 제조 및 유통으로 인한 오남용 입니다.
아편과 유사한 ‘마약성 진통제(Opioid)’로 효과와 중독성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100배에 달할 만큼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사량은 설탕 한톨 크기인 2mg인데도 다른 약물들 보다 훨씬 값싼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보니 최악의 합성마약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길거리에서 중독자들이 기이한 자세로 비틀거리거나 무더기로 널부러져 있는 모습 때문에 미국에서는 ‘좀비 마약’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또 현재 대부분 멕시코 마약 마피아들이 제조하고 있지만 원료의 최대 공급처가 중국이다 보니, 미국에서는 ‘차이나 걸(중국 소녀)’, ‘차이나 화이트(하얀 중국)’ 등의 단어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매경DB]](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2/09/0005440789_004_20250209143710003.png?type=w860)
[매경DB]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의 펜타닐 원료 제조사들은 애초에 제품을 내수가 아닌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습니다.
2019년 중국의 펜타닐 전구체 최대 제조사를 잠입 취재한 바 있는 미국 탐사전문기자 벤 웨스트호프는 최근 매일경제에 “중국 회사들은 수출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해당 회사가 “그 누구의 주문이든 다 받았다”며 “100% 통관보장을 약속했고 그 과정에서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국가의 법을 무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약 소지만으로도 사형이 집행되는 중국에서 아이러니하지만 마약 원료로 쓰이는 펜타닐 전구체 수출은 당국에 의해 오랫동안 사실상 방치돼 있었다는 겁니다.
![펜타닐, 니타젠 등 기타 합성 약물을 미국에 불법으로 들여온 혐의로 수배됐던 중국계 화학 회사 대표 추엔 파 예. [사진= 벨링캣]](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2/09/0005440789_005_20250209143710049.png?type=w860)
펜타닐, 니타젠 등 기타 합성 약물을 미국에 불법으로 들여온 혐의로 수배됐던 중국계 화학 회사 대표 추엔 파 예. [사진= 벨링캣]‘브루킹스 연구소’ 마약 전문가 반다 펠밥 브라운 수석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펜타닐 뿐 아니라 다른 합성마약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전구체의 세계 최대 공급국이기도 합니다.
펜타닐 전구체가 멕시코 범죄 카르텔로 유입되고 있다면, 필로폰 전구체는 멕시코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범죄 카르텔로도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니타젠’(Nitazene)이라는 펜타닐 치사율의 40배에 달하는 신종 합성마약까지 유통되기 시작했습니다. 니타젠은 1950년대 독일에서 진통제로 개발됐지만 위험성으로 아예 의료용 승인도 되지 않은 약물입니다.
펜타닐이 이슈화 되면서 각종 규제가 늘어나자, 이를 피하기 위해 마약상들이 대체제로 삼아 제조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미 니타젠으로 인해 유럽과 북미를 합쳐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입니다.
![2023년 니타젠이 확산된 유럽 지역을 보여주는 지도. [사진=벨링캣]](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2/09/0005440789_006_20250209143710087.png?type=w860)
2023년 니타젠이 확산된 유럽 지역을 보여주는 지도. [사진=벨링캣]브라운 수석 연구원에 따르면 니타젠 유통의 배후에도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있습니다. 그는 니타젠이 중국에서 제조돼 브로커들을 통해 어둠의 경로로 유럽 전역에 이어 미국으로도 밀반입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영국 온라인 탐사 매체 ‘벨링캣’은 “중국이 니타젠 계열 약물 9종을 금지했다지만, 오히려 2019년 대비 확산된 종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제조업체들이 새 규제에 적응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계속 유통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월 왕샤오훙(오른쪽) 당시 중국 공안부장(장관)이 베이징에서 제니퍼 다스칼 백악관 국토안보 부보좌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양국은 펜타닐 등 마약의 제조와 밀수에 공동 대응하는 워킹그룹을 출범하고 회의를 개최했다. [신화 연합뉴스]미중 간 마약 단속 협력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양국간 협력은 펜타닐이 처음 중국에서 미국으로 대량 유입되기 시작했던 2013년 전후에는 비교적 우호적 관계속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때까지는 미국 내부에서 중국이 평화적으로 부상할 거라는 기대가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곡절끝에 2019년 5월 중국은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요청에 부응해 펜타닐 계열 약물에 대한 전면 규제조치를 실시했습니다. 대신 보상으로 관세인상을 철회해주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이어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 또한 중국이 원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았고 결국 2021년 말 협력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이듬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까지 찾자, 중국에서는 마약 밀매 조직들이 펜타닐 전구체를 멕시코 카르텔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제조법까지 전수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2023년 들어 양국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자 긴장 완화 필요성이 제기됐고, 펜타닐 단속 협력이 이를 위한 실질적인 타협 지대가 됐습니다. 그리고 같은해 11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은 재개됐습니다.
![펜타닐 전구체를 만들어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 위안청이 위치한 건물. [사진=벤 웨스트호프]](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2/09/0005440789_008_20250209143710159.jpg?type=w860)
펜타닐 전구체를 만들어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 위안청이 위치한 건물. [사진=벤 웨스트호프]지난해 4월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는 펜타닐 원료 및 합성 마약을 밀매하는 기업들에 보조금과 포상을 제공해 미국내 중독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4개월 뒤 중국은 3가지 펜타닐 전구체와 니타젠 계열 마약을 공식적인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며 추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 법무부는 2달여 뒤 “펜타닐 제조 및 밀수에 대해 여전히 네트워크가 작동 중” 이라고 밝혔습니다.
심화되는 전략경쟁속에서 양국은 결과적으로 마약 단속 협상에 있어 큰 진전을 보진 못한 것 입니다.
이에 최근 미국 펜타닐 피해자 유족 단체를 대표하는 나자크 니카타르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중국의 거짓 약속에 여러 번 당해왔다. 외교는 실패했고,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습니다.
![1차 아편전쟁 당시 해전도. [사진= 영국국립해양박물관 홈페이지]](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2/09/0005440789_009_20250209143710198.jpg?type=w860)
1차 아편전쟁 당시 해전도. [사진= 영국국립해양박물관 홈페이지]사실 중국은 19세기 아편전쟁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적어도 대외적으론 강력한 마약 단속국가라는 이미지를 원합니다.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마약 단속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다만 그러한 협력 역시 지정학적 목표에 따라 조정됩니다. 중국과 우호 관계에 있거나 그런 관계를 구축하려는 국가들에게만 마약 단속 및 협력을 하는 것입니다. 이들 국가들을 자국 영향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에는 중국에 유리한 조건과 제약이 상당수 포함되며 대부분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일방적 조건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력을 제공하긴 하나, 실질적으로 중국의 이익을 더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관계가 악화된 국가들에겐 협력을 거부하거나 중단합니다. 지난 2022년 중국이 “미국과 더 이상 마약 단속 협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협력을 제공하는 것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고, 관계가 좋지 않다면 협력도 없다.”
중국의 접근 방식은 이 같은 일관된 전략적 패턴에 따라 이루어져 왔고 마약문제라 할지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18세기 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청을 묘사한 삽화.마약과 연관된 미국과 중국간 관계도 과거 아편전쟁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수 있습니다.
당시 청나라가 영국이 유입한 아편으로 피폐해지는 동안 미국은 후발 제국주의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아편문제 해결을 도와주겠다며 청에 접근하는 한편으로, 광저우에 있던 미국 상인들은 영국이 청에 아편을 팔아치우는데 기꺼이 동참했습니다. 덩치만 큰 전근대국가는 약육강식이 판치던 야만의 시대에 유용한 빨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현재 중국인들은 1차 아편전쟁이 시작된 1839년을 ‘백년치욕’ 의 시발점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자국이 가장 위대한 선진문명국이라는 중화주의에 빠져 있는 이들은 과거를 설욕할 날을 꿈꿔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이 집약된 것이 바로 시진핑 주석이 천명한 ‘중국몽’ 입니다.
실제로 시주석은 그동안 ‘아편전쟁’과 ‘중국몽’을 거듭 연관지어 강조해왔습니다.
지난 2019년 마카오에서 그는 “아편전쟁 이래 민족의 치욕사를 이해하면 중국 인민이 위대한 부흥을 왜 이토록 열망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며 “애국주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21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 연설에서도 “아편전쟁후 중화민족은 유례없는 재난을 당했다. 이때부터 위대한 부흥은 중국 인민의 가장 위대한 꿈이됐다”며 “어떤 외세든 중국을 괴롭히려 든다면 만리장성에 머리를 깨져 피를 볼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 서방(영국)이 유입한 아편으로 고난을 겪은 중국이, 이제는 반대로 서방(미국)을 대상으로 펜타닐을 동원해 사실상 ‘21세기 아편전쟁’으로 과거 수모를 갚으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매일경제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벤 웨스트호프 탐사보도 전문기자가 연설하고 있다.현재로서 최선은 중국 정부가 자국내 마약 유통 조직을 뿌리뽑겠다는 각오로 더 강한 대응에 나서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중국은 불법 약물 사업이 가져다 주는 전략적 이득이 실보다 크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벤 웨스트호프는 “중국은 펜타닐 등 불법약물을 경제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과 수출을 억제하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쑨원, 장제스, 덩샤오핑에 이르기까지 중국 지도부가 전쟁 및 정치자금문제로 마약 유통을 묵인한 사례들은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중국이 펜타닐을 경제 및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의도적 방치는 물론, 과거 아편전쟁에 대한 보복차원으로 활용한다는 의구심을 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진=벨링캣]](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2/09/0005440789_012_20250209143710316.jpg?type=w860)
[사진=벨링캣]미중간 마약 문제는 한국도 무관치 않습니다. 마약밀매의 순환구조는 어느 한 나라에 국한되는 일 없이 네트워크를 타고 독버섯처럼 번져나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비단 연예인들의 범죄 뿐 아니라 백주대낮 거리에서 마약 사건이 발생하는 상황은 한국도 어느새 마약 청정지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현실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마약 수사 전문가 조병상 전 국정원 대테러국장에 따르면 한국은 마약의 ‘중간 경유지’가 된 지 오래 입니다. 그는 “중화권 마약조직이 동남아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으로 이동했다” 며 “한국에서 유통되는 필로폰 60%가 이 지역에서 밀수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벤 웨스트호프도 “미국에서 마약 사망자 증가는 관련 법안이 느슨해지는 것과 동시에 일어났다” 며 “(이대로라면) 펜타닐이 한국에 확산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그는 다음과 같은 희망적 조언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아직 문제가 걷잡을수 없게 되기 전 통제할 시간이 있다. 시기적절한 조치가 중요하다. 교육해야 하고, 중독자들은 치료받게 도와 한국이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게시글 찬성/반대
- 0추천
- 0반대
운영배심원의견
운영배심원의견이란
운영배심원(10인 이하)이 의견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운영배심원 4인이 글 내리기에 의견을 행사하게 되면
해당 글의 추천수와 반대수를 비교하여 반대수가
추천수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해당 글이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