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올해 CGRP 표적치료제가 도입되며 두통치료 옵션이 다양해진 가운데 현장에서 이 약물들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두통학회는 지난 1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린 ‘2024 추계 학술대회’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재 편두통 치료에는 급성기 치료제로 대부분 수마트립탄 제제가 사용되고 있으며, 라스미디탄과 질환의 경과를 완화하는 예방 치료제로 항우울제‧베타 차단제‧항전간제 등 기존 약제들의 부작용을 줄인 엠갈리티‧아조비 등 CGRP 표적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날 두통학회 주민경 회장(세브란스병원)은 “한국은 세 가지 약물을 두 달 이상 사용했을 때 치료가 불가능하고, 6개월 이상 만성두통이 있는 경우 CGRP 표적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며 “그동안의 노력으로 과거에 치료에 실패한 약물들은 인정돼 다시 두 달간 복용하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회장은 “학회입장에서는 가장 급한 것은 이 약제를 1년간 사용하고 6개월간 복용을 쉬어야 한다는 점으로, 그 기간을 3개월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좀 더 의료보험 급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회에 따르면 아태지역 보험기준을 보면 호주를 제외하고 다른 국가들은 CGRP 표적치료제 사용에 있어 6개월 휴지에서 3개월로 다 변경됐으며, 일본의 경우는 국내처럼 세 가지가 아닌 한 가지 약물에서 치료가 실패한다면 만성 편두통약의 사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는 “심혈관질환이 있는 편두통 환자에 사용 가능한 라스미디탄이 급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꼭 심혈관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효과가 있는데 굳이 급여를 안 해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라스미디탄은 트립탄 제제 등 기존 약제의 문제점인 혈관 수축 효과 등의 부작용 없이 편두통과 관련된 중추신경계에만 작용하는 약제로, 부작용으로 일반두통약을 사용하던 심혈관질환 동반 편두통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민경 회장은 “CGRP 치료제 항체와 수용체 억제제가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는 전 세계 진료 가이드라인과 발맞춰서, 여러 가지 환자의 고통을 빨리 줄이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장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은 사보험을 통해, 스페인의 경우 건강보험 급여가 되기 시작한 만큼 국내도 두통환자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와 더불어 주 회장은 갈카네주맙의 국내 도입 현황에 맞춰 군발두통 사용 허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군발두통에 대해 갈카네주맙 사용 허가를 받았지만 실질적으로 치료를 못 하고 있다”며 “환자들의 상태를 고려해 새로운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행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국내에서 갈카네주맙 300mg에 대해서 허가가 됐지만 국내에는 120mg제제 밖에 도입되지 않아 두 개를 사용한 240mg에서 효과를 본 연구를 두통학회에서 진행했다. 하지만 정부는 300mg를 사용하지 못하면 적응증을 없앨 것을, 제약사는 경제적인 이유로 300mg 용량을 들여오지 못한다는 입장.
주민경 회장은 “증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일부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고한 것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좀 더 환자를 위해 적절하게 적용이 됐으면 한다”며 “제약사도 가능하면 300mg을 들여오고 국민건강보험‧심평원도 240mg 사용을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상종병원 구조전환서 중증두통 소외돼선 안 돼
아울러 학회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에서 중증 두통환자가 소외될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들의 상종병원의 접근성에 해가 돼선 안 된다고 제언했다.
주민경 회장은 “두통환자가 전부 경증은 아니다. 이들이 병원에서 적절한 대우를 못 받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바가 있다”며 “난치성 두통이나 놓칠 수 있는 2차 두통환자들의 중증 병원의 접근성에 해가 돼서는 안된다. 그런 프로세스를 학회에서 조율해서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두통학회는 두통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두통의 날(매년 1월 23일)과 군발두통의 날(매년 3월 21일)에 대중강의 및 간담회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군발두통 진료지침을 오는 2025년 2월 편집위원회 겸 진료지침위원회 심포지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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