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후유증인 줄 알았는데”… 40대 男 ‘이 암’ 말기 진단받고 어버이날 사망, 무슨 사연?
[해외토픽]
토비 베반스(43)가 허리 통증을 독감 후유증으로 여겼다가 대장암 말기를 진단받고 다섯 달 만에 사망했다./사진=더 선
영국 40대 남성이 허리 통증을 독감 후유증으로 여겼다가 대장암 말기를 진단받고 다섯 달 만에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토비 베반스(43)는 독감에 걸린 후 피로감과 허리‧가슴 통증까지 겪으며 회복이 더뎌지자 병원을 찾았다. 지난해 1월 의료진은 그의 대장암이 4기이며, 간과 뼈까지 전이됐다고 진단했다. 베반스는 평소 대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인 혈변, 배변 습관 변화, 체중 감소를 전혀 경험하지 않았던 터라, 가족에게는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그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그해 5월에 의료진은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2024년 6월 16일 베반스는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어버이날이었다. 아내 앨리 베반스(42)는 “베반스는 전형적인 대장암 증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욱 충격을 받았다”며, "삶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베반스가 겪은 대장암은 대장(결장)과 직장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소화기관의 마지막 부분에서 시작되는 암이다. 주로 대장 점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종양을 형성한다. 암이 진행될수록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진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이후 ▲혈변 ▲배변 습관 변화 ▲복통 ▲체중 감소 ▲빈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베반스에게 나타난 허리 통증은 대장암의 일반적인 증상은 아니다. 그러나 암이 상당히 진행되면 복통과 함께 허리나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장암의 주요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이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커지며, 부모나 형제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또한, 육류와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섬유질이 부족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와 흡연 등도 대장암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장기간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역시 대장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염증성 장 질환의 대표적인 예로는 소화관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크론병과 대장과 직장에 염증이 생기는 궤양성 대장염이 있다.
대장암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이 가능하지만, 암이 진행됐다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는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며, 말기에는 면역 치료나 완화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한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육과 고지방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50세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다.
원숭이 B 바이러스?…"밀접 접촉 후 초기 대응, 조기 치료 중요"
(KMI한국의학연구소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B 바이러스' 감염 의심 원숭이들이 국내 반입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가운데, 감염병 전문가는 19일 "원숭이와 밀접 접촉한 뒤 한 달 이내에 독감 증상이 나타나거나 상처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 조기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이날
'B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B 바이러스'(
Macacineherpesvirus 1,
McHV-1)는 사람에게 주로 감염되는 단순포진바이러스(
HSV)와 같은 헤르페스바이러스과에 속하며 '원숭이 B 바이러스'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그는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치명률이 매우 높지만, 상처를 잘 소독한 후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하면 거의 100%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며 "원숭이와 밀접 접촉한 후 한 달 이내 독감 증상이 나타나거나 상처 부위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해 관련 사실을 알리고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포진바이러스 감염증이 인간에게 매우 흔하다면, B 바이러스 감염증은 긴꼬리원숭잇과(구세계원숭이) 중 마카크 원숭이에서 주로 번식기에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마카크 원숭이가 아닌 다른 원숭이와 영장류는 B 바이러스 감염증을 매개하지 않는다. 마카크 원숭이가 B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사람의 단순포진바이러스와 유사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
B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는 대부분 무증상이고 일부에서 사람의 단순포진바이러스와 유사하게 구강 또는 생식기 병변을 유발한다. 또한 잠복기와 무증상기에도 구강 및 생식기 분비물과 안구 분비물에서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는 있지만 증상이 없는 마카크 원숭이는 실제로는 감염력이 거의 없다.
원숭이 간의 B 바이러스 전파 경로는 피부 물집과의 밀접 접촉, 성 접촉 등으로 사람의 단순포진바이러스와 유사하다. 그런데 실제로 사람이 B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1932년 B 바이러스에 의한 인체 감염이 처음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50여 사례의 사람 감염이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아직 환자 발생이 없지만 인접한 중국, 일본 등에서는 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원숭이에게 물리거나 긁힌 상처를 통해 전파된 경우가 가장 많으며 실험실 종사자, 수의사 등이 고위험군이다. 이로써 사람 간 전파에 의한 지역사회 유행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인체 감염 시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노출 후 1개월 이내이며 상처 깊이나 부위에 따라 3~7일 정도로 짧은 경우도 있다.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등으로 독감(인플루엔자)과 유사하며 노출 부위에 수포성 병변(물집)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뇌척수염으로 대부분 진행하고 구토, 마비, 호흡부전 등으로 치료받지 않은 경우 상당수가 사망하게 된다.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B 바이러스 인체 감염 시 치명률이 70% 이상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항바이러스제가 적극적으로 사용되면서 조기 치료 시 치명률은 20% 미만으로 낮아졌다. 아울러 고위험 노출 후 3일 이내에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은 사람 중 발병한 사례는 아직 없다.
바이러스 조기 진단은 어렵다. 임상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해야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검사가 가능한 기관을 찾기 힘들다. 따라서 위험에 노출 후 응급 처치,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 및 증상 발생 시 조기 치료를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 상용화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신 위원은 "여행 중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원숭이가 있는 공원이나 관광지를 방문하는 경우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며 "원숭이에게 물리거나 할퀴어 피부에 상처 난 난 경우 기본적으로 상처 부위를 잘 씻는 게 중요하다. 피부에 상처가 난 경우 상처 부위를 세정하고 흐르는 물에 15~20분간 씻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바이러스 감염 원숭이 260여 마리가 국내 반입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이 연구용 영장류를 캄보디아로부터 2020~2021년 두 차례 수입하며 벌어진 일이다. 생명연 측은 검역 과정에서 바이러스 항체가 발견된 원숭이는 전량 반품했고, 특수 격리 차로 이동시켜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강승지 기자 (ksj@news1.kr) 옆구리 다쳐서…무지외반증 고치려다가 “폐암?” 초기 특별한 증상 없어 조기발견 비율 30%선 격년제 국가검진시 X선 검사로 폐암 조기진단 온종합병원, 지난해 3만6131건 중 폐 이상 401건
온종합병원에서 흉부 X선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온종합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70대 A할머니는 지난 12월말 순간 어지럼증으로 땅에 넘어지면서 옆구리를 다쳤다. 허리통증이 지속돼 인근 온종합병원을 찾아 입원 CT검사를 받은 결과 폐에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 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전 고신대복음병원 호흡기내과)는 조직검사와 PET-CT검사를 통해 폐암으로 확진했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 부정맥 기저질환이 있었으나 폐질환을 의심한 적은 없었는데, 이미 늑골까지 전이된 폐암 4기였다.
A할머니는 지난달 16일 이 병원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전 동아대병원 훙부외과)에게 4시간에 걸친 우측 하엽 폐절제술과 늑골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받고, 현재 혈액종양내과 권혁찬 교수(전 동아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게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60대 B씨는 지난해 10월 무지외반증 수술을 위해 온종합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했다. 입원 전 두세 달 동안 엄지발가락 통증에 시달리다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B씨는 입원 검사로 흉부 X선검사를 받은 결과 폐 병변이 발견돼,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에게 협진 의뢰됐다. B씨도 조직검사에서 폐암으로 진단됐다.
그는 정형외과 김석현 과장에게 무지외반증을 수술한 다음, 곧바로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로부터 우하엽 폐절제술을 받았다. 40여년 전 우연히 외래진료에서결핵 흔적이 발견됐을 뿐, 다른 기저질환이 없었으나 무지외반증으로 입원했다가 뜻밖에 폐암이 발견된 것이다. 2기 폐암으로 최종 확진된 그는 지금 수술 후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폐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 폐암 조기 발견율은 약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폐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6.7%로, 조기 발견해 치료할 경우 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19년 7월부터 만 54~74세까지의 장기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한 폐암 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는 지난해 총 3만6131건의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X선 검사에서 폐 이상 소견을 보인 건수는 401건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폐 섬유 석회화 225건 △염증성 침윤 62건 △늑막 비후 43건 △폐결절 32건 △기관지 확장증 16건 △결핵 6건 △무기폐 6건 △늑막 석회화 5건 △폐렴 4건 △거대세포 1건 △폐종양 1건 등이었다.
온종합병원 유홍 종합검진센터장은 “X선 검사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인 검사방법이므로, 격년제로 시행하는 국가무료검진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X선 검사가 폐암 진단에 효과적인 이유는 비교적 검사가 간단하는 점이다. 간단한 절차로 진행돼,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 검사 후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폐암의 조기 발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또, X선 검사는 폐암뿐만 아니라 폐렴, 결핵, 기관지염 등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할 수도 있다.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이 적은데다, 인체에 무해한 수준의 방사선을 사용하므로 안전하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유홍 센터장은 “이러한 장점들로 흉부 X선 검사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의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X선 검사만으로 폐암을 확진할 수는 없으며,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폐CT검사 등 추가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흉부 X선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폐암 진단 도구로 폐에 종양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초기 단계의 작은 종양은 잘 발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단 폐 이상 소견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폐 내부를 더욱 상세히 관찰하는 게 바람직하다.
폐CT검사는 종양의 크기, 위치, 주변 조직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폐암 검진에 유용하다. 특히, 저선량 흉부 CT 검사는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하면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로 폐암 고위험군에게 권장되고 있다. 젊은 대장암 급증, 수돗물도 원인?…“THM 농도 규제 강화해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수돗물에 포함된 한 화학물질의 수치가 높으면 특정 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수돗물 수질기준은 이 임계치보다 높아 규제 강화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수돗물은 정수 과정에서 염소를 첨가한다. 박테리아를 제거해 물을 안전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다. 이로 인해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A형 간염과 같은 심각한 질병의 유병률을 크게 줄였다.
부작용도 있다. 염소가 썩은 식물의 유기물과 결합하면 트리할로메탄(THM)이란 화학물질을 생성한다. 가장 흔한 THM인 클로로포름, 브로모포름, 브로모디클로로메탄, 디브로모클로로메탄은 동물실험에서 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진이 미국, 유럽, 대만에서 약 10만 명의 수돗물 음용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24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 해 THM 수치와 14가지 암 종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학술지 환경보건 전망(EnvironmentalHealthPerspectives)에 발표한 연구 결과, 미국의 THM 최대 허용 농도인 80ppb(10억분의 80) 수준의 수돗물을 마시면 방광암과 대장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수돗물의 THM 최대 허용 농도는 유럽 주요국가와 같은 100ppb(0.1㎎/ℓ)로 미국 기준보다 높다.
연구진에 따르면 일정한 수치 이상의 THM 농도를 지닌 수돗물을 가장 많이 마신 그룹은 가장 적게 마신 그룹에 비해 방광암에 걸릴 확률이 최대 33% 더 높았다. 이 위험은 트리할로메탄(THM) 수치가 10ppb 증가할 때마다 8%씩 올라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장암 발병 위험은 15% 증가했다. THM 노출과 대장암 간 연관성은 남성이 더 강했다. THM 섭취량은 자궁내막암과 악성 흑색종(멜라노마) 발병 위험과도 비례했다.
하지만 췌장암, 신장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혈액암 등과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임계치는 40ppb였다. 방광암의 경우 용량-반응 메타 분석에서 THM 농도가 41㎍/ℓ(41ppb) 이상 일 때부터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즉 THM이 리터당 40㎍ 이하 포함된 수돗물까지 안전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국내 최대 허용치(100ppb)는 이보다 2.5배 높다.
미국의 비영리 환경 단체 ‘환경작업그룹’(EWG)은 수돗물의 THM 안전 수치를 리터당 0.15μg(0.15ppb)라고 주장한다. 이는 국내 최대 허용치의 66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50세 이하의 이른바 ‘젊은 대장암’ 발병이 급증하고 있다. 당분과 여러 화학 첨가제가 많고 식이섬유는 적어 장내 미생물 군집에 영향을 미치는 초가공 식품과 패스트푸드 섭취량이 늘어난 게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는 여기에 수돗물의 영향도 세심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연구진은 THM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활성탄 필터 사용을 권장했다. THM은 쉽게 증발하기 때문에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은 발암물질"...술에 든 '이 5가지' 암세포 만들어낸다 술은 간암 구강암 인후암에 큰 영향 미쳐...엽산 부족하면 위험 더 커져
때론 인생의 활력소가 되는 술은 발암물질이다. 술은 종양 세포를 자라게 하는 여러가지 화합물을 몸에서 만들어 낸다. 마신 시간과 양도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적게 마실수록 암 발생 위험도 낮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는 2022년 알코올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 단 한 잔도 마시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대부분 1~2잔 정도의 술은 괜찮다고 여긴다. 알코올이 암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은 없다.
술은 어떻게 암세포를 만들게 될까. 과학매체인 '라이브 사이언스'는 적어도 5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며 술을 많이 마실수록 그 위험이 커진다고 보도했다. 알코올의 발암 효과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에탄올
알코올 음료에 들어있는 에틸알코올(에탄올)은 암을 유발하는 첫 번째 메커니즘의 핵심이다. 에탄올은 DNA 분자에 달라붙어 유전자의 활성 상태를 결정하는 DNA 메틸화를 방해할 수 있다.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활성 상태여야지 암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아세트알데히드
에탄올이 옴에서 분해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에탄올은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한다. 위스콘신대 의대 교수인 노엘 로콘테 박사는 "에탄올과 아세트알데히드는 모두 발암성이 있으며 입, 목구멍 또는 식도 내벽에 암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아세트알데히드도 에탄올과 마찬가지로 DNA 메틸화를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DNA를 직접 손상시키고 DNA 합성 및 복구를 방해한다. DNA는 세포 성장의 지침을 내린다. DNA가 손상되면 세포를 통제할 수 없어 종양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입과 간의 세포는 이러한 DNA 손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활성산소종
활성산소종(ROS)이라는 유해 분자는 세포 대사 과정의 자연적인 부산물이지만 너무 많이 쌓이면 DNA를 해치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식도에서 'CYP2E1(알코올이나 독성화합물을 분해하는 효소)'의 수치가 높아진다. 이 수치가 높으면 DNA를 손상시키는 ROS (ReactiveOxygenSpecies:반응성 산소종)가 많이 만들어진다. 이 화합물은 세포 조직에 손상을 줘서 유전자 돌연변이와 종양 발생의 위험을 키운다. 간에서 ROS는 염증성 물질과 섬유질 단백질 콜라겐의 생성을 유발해 간에 흉터(간경변)를 생기게 한다. 이 것이 간암의 위험을 높인다.
△에스트로겐
알코올은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인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크로겐은 일부 유형의 유방암을 키운다. 종양 세포는 에스트로겐이 달라 붙으면 더욱 활동적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은 유방 종양을 만들고 기존 유방 종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발암물질 매개체
알코올은 발암 물질 분자의 용매로 작용할 수 있다. 유해 입자가 알코올에 용해돼 다양한 조직에 보다 쉽게 침투해 DNA를 손상할 있다. 특히 구강과 목의 암 위험을 높인다. 로콘테 박사는 "알코올과 결장암, 직장암의 연관성은 구강암, 인후암, 간암과 비교해 볼 때 명확하지 않다"면서 "하지만 알코올은 혈액세포를 만드는 중요한 영양소인 엽산 대사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엽산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엽산 결핍은 DNA 손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술을 마시더라도 식단과 보충제를 통해 엽산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수치가 낮은 사람들에 비해 간암 발병 위험이 낮았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엽산을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알코올 음료의 종류에 따라 이러한 메커니즘이 달라질 수 있을까. 연구에 따르면 모든 알코올 음료는 암과 연관성이 있다. 로콘테 박사는 "술을 많이 마실수록 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면서 "적은 양의 음주도 유방암, 두경부암에 대한 위험을 약간 높인다"고 말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SocietyofClinicalOncology)도 평생 술을 마신 시간과 양도 암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알코올의 안전한 복용량이란 없다.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이 암에 걸린다는 것은 아니다. 암 위험은 가족력, 건강 상태 및 흡연이나 식습관과 등 생활 습관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암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꽃가루 알레르기인 줄 알았는데”… 60대 女 ‘이 암’으로 한쪽 눈 적출, 무슨 사연? [해외토픽]
멜라니 웰링스(63)가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비점막(비강 점막) 흑색종을 진단받았다./사진=더 선
영국 60대 여성이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비점막(비강 점막) 흑색종을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영국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멜라니 웰링스(63)는 2020년부터 재채기와 콧물 등 전형적인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그는 “통증은 전혀 없었지만, 눈물과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가 나더니 결국 코피까지 났다”고 회상했다. 이후 증상이 계속되자 2021년에 병원을 찾았고, 희귀암인 비점막 흑색종을 진단받았다. 의사는 그에게 “당신은 영국에서 비점막 흑색종을 앓고 있는 유일한 환자다”라고 말했다. 병원에 갔을 때 암은 이미 눈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웰링스는 코 옆에서 입까지의 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고, 결국 눈까지 제거해야 했다. 이후 피부 이식을 통해 얼굴을 재건했지만, 암이 재발하면서 추가 수술이 필요했다. 피부 이식마저 실패하면서 그의 얼굴 한쪽엔 주황색 구멍이 영구적으로 남게 됐다. 그는 수술 이후 면역요법을 시도했으나, 2023년에 의료진으로부터 “더 이상 할 수 있는 치료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웰링스는 암 재발을 막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고, 지난해 8월 기적적으로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웰링스는 “이번 봄에 태어날 손녀를 꼭 보고 싶다”며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비점막 흑색종은 비강(코 안쪽) 또는 부비동 점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흑색종이다. 흑색종은 피부나 점막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주로 색소 세포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의 일종이다. 피부에서 흔히 발생하는 흑색종과 달리 비점막 흑색종은 점막에서 생긴다. 흑색종이 점막에 생기는 환자는 매우 드문데, 이중 비강‧부비동(코 주변의 뼈 안에 있는 작은 공기주머니)에서 생기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일반적으로 진행 속도가 빠르고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코 막힘 ▲코피 ▲비강 내 혹(종물) ▲얼굴 부기 ▲후각 감소 등이 있다. 초기에는 일반적인 비염이나 축농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다. 암이 진행되면서 종양이 커지면 ▲얼굴 비대칭 ▲눈 돌출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두통이나 신경 마비도 나타날 수 있다.
비점막 흑색종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외선 노출과는 무관하며 ▲환경적 요인 ▲만성 염증 ▲점막 세포의 유전자 변이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흑색종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특정 유전자 변이는
BRAF(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유전자),
NRAS(세포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KIT(세포 신호 전달과 관련된 유전자)와 같은 유전자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 유전자들이 변형되면 세포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식하게 된다. 이런 유전자 변이는 자외선과 같은 외부 요인과 함께 작용하면 흑색종을 일으킬 확률을 더 높인다.
비점막 흑색종 치료는 외과적 절제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방사선 치료나 면역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그러나 종양이 깊숙이 퍼져 있거나 수술이 어려운 경우,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은 면역 치료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예방 방법은 명확히 없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코 막힘, 코피 등의 증상이 있으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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