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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대신 ‘천천히, 여유롭게!’를 외쳐보자.게시글 내용
“시간이 없어, 시간이!!”, ‘시간은 돈과 같아. 절대 낭비해서는 안돼.’ 우리는 주변에서 종종 이런 말들을 듣게 됩니다. 현대인들은 정말 너무나 바쁩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함에 있어서든 ‘빨리!빨리!’를 외칩니다.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일들을 빨리빨리 처리하고 난 후에도, 우리는 결코 여유로워지지 않습니다. 하나의 일을 마치고 난 후에는 마치 무엇인가에 쫓기듯 다른 일을 가지고 다시 ‘빨리!빨리!’를 외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요? ‘시간’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때 ‘베스트셀러’로 큰 인기를 끌었던 미하엘 엔데의 소설 ‘모모’ 속에 등장하는 다음의 이야기는 ‘시간의 본질’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커다란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도시 한복판에서 작은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 푸지씨, 그는 어느 날, 자신을 시간 저축 은행의 영업사원이라고 말하는 회색 신사로부터 방문을 받게 됩니다.
“나는 시간 저축 은행에서 나왔습니다. 영업사원 XYQ 384 b호입니다. 친애하는 푸지씨, 당신은 인생을 철컥거리는 가위질 소리와 쓸데없는 잡담과 비누거품으로 허비하고 있어요!”
그 회색신사는 다짜고짜 푸지씨에게 시간을 절약하여 저축하면, 그가 예순 두 살이 되는 해에 지금보다 훨씬 더 불어난 그 재산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될 거라면서, 열심히 시간을 절약할 것을 종용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 회색신사의 정체는 푸지씨의 시간을 빼앗으려는 시간 도둑이었지요.
어쨌든 회색 신사의 꼬임에 넘어간 푸지씨는, 첫 손님이 찾아왔을 때, 무뚝뚝하게 손님의 시중을 들며 불필요한 모든 것을 생략했습니다. 말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죠. 그러자 과연 30분에 하던 일을 20분 만에 끝낼 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그때부터 회색 신사의 충고에 따라 모든 손님을 그런 식으로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시간 저축은행에 시간을 저축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런데 그렇게 하니까 일을 하면서 조금도 기쁨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푸지씨는 점점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안정을 잃어가게 됩니다. 시간을 알뜰하게 쪼개 썼지만 손톱만큼의 자투리 시간도 남아 있지 않다는 걸 발견하게 된 거죠. 정말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시간은 그냥 수수께끼처럼 사라져 버렸던 것입니다.
그의 하루하루는 점점 더 짧아졌지요. 처음에는 몰랐지만 나중에는 그 속도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어느 새 일주일이 지났는가 하면, 한 달이 지나갔고, 한 해, 또 한 해, 또 한 해가 후딱 지나갔습니다.
푸지 씨는 하루 하루가 점점 더 빨리 흘러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기라도 하면, 기겁해서 이를 악물고 더욱 더 시간을 아껴쓰곤 했습니다. 하지만 종국에 가서는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점점 더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지요. 예전의 그에게는 일주일에 한번씩 영화 구경을 한다거나, 지역 합창단에 나간다거나, 친구들을 만나고, 책을 읽고, 늙으신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앵무새를 보살피는 등의, 삶 자체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제는 전혀 그런 시간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말 아이러니하지요?
리처드 코치의 ‘나만의 80/20법칙 만들기’에도 역시 시간을 본질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크게 성공을 거둔 월 스트리트의 증권전문가 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티베트의 수도원에 들어가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엄격한 정신 수양 생활에 들어갔지요. 수양 첫째 날, 동료 입문자들이 허둥거리고 있을 때 그는 망설임 없이 선사에게 다가가 “깨달음을 얻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어느 정도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선사가 대답했지요.
“7년입니다.”
그 대답을 듣고 그는 다시 물었습니다.
“나는 하버드 대학을 수석 졸업한 뒤 골드만 삭스에서 1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수도원에 들어오기 위한 준비로 최고로 훌륭한 시간 관리 코스를 밟았습니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여 시간을 최대로 단축한다면 깨달음을 얻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습니까?”
그러자 선사는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14년입니다.”
위의 두 이야기는 오묘하기만 한 ‘시간의 본질’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 듯합니다. 모든 일을 빨리빨리 처리하려고 하면 할수록, 우리는 이상하게도 점점 더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반면, 마음이 여유를 가지고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다보면, 뜻밖에도 시간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것은 아마, ‘시간’이란 자원이 다른 자원들과 달리, 결코 ‘저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온전히 ‘현재’에 집중할 때만 그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과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일에 있어 ‘빨리! 빨리!’ 대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를 외쳐보면 어떨까요? 당신을 기쁘게 만드는 일상생활 속 소소한 일들에도 관심을 가져주며, ‘현재’,‘바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함으로써 여유롭고도, 충만한 하루를 만들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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