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 가운데 자생력을 갖춰 대기업으로 변신한 사례가 몇 개나 될까. 그것도 마진율이 박하기로 유명한 IT와 철강 관련 하청업체로 27년을 지낸 곳이 대기업을 꿈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손경익 시노펙스 (2,680원 35 1.3%) 대표는 최근 창립 27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견기업으로 혜택받는 향후 5년간 대기업으로 변모할 준비를 갖출 것"이라며 "올해부터 수처리 사업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돼 자체 사업의 마진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사업 역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시노펙스는 1991년 설립된 유원텔레콤과 1985년 설립된 신양피앤피가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신양피앤피로부터 따지면 27년째 업력이 이어졌다.

유원텔레콤은 휴대폰스피커를 시작으로 전자칩 터치패드 모듈 등을 공급하는 현재 시노펙스의 IT 사업부로 이어졌고 신양피앤피는 철강포장재와 멤브레인필터 등 소재사업으로 이어졌다. 시노펙스는 멤브레인 필터를 활용해 각종 수처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스마트폰에 납품하는 터치패드모듈이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올린 매출 3600억원 가운데 약 3300억원이 스마트폰 관련 매출이다. 시노펙스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함께 분기당 1000억원씩 총 4000억원의 매출이 IT관련 사업부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더해 신규 사업으로 수처리 및 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손경익 대표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10년이 필요하다"며 "수처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보인 뒤 5년이 지났고 앞으로 5년은 이를 안착시키는 시간이다"고 강조했다.

시노펙스는 올해 수처리 특장차인 '워터119'를 개발해 시연회를 가진 바 있다. 워터119는 용량에 따라 1000~1만명에 달하는 마을 단위의 식수를 하루 만에 정수해 제공할 수 있다. 마을 인근 강이나 호수에서 물을 길어다 그 자리에서 정수해 공급할 수 있다.

시연회에선 트럭에 탑재된 정수 시설을 활용, 한강물을 그 자리에서 정수해 마시는 시연을 한 바 있다. 관련 시연회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에서 발주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손경익 대표는 "태국은 지난해 홍수를 겪었고 올해는 가뭄을 겪으면서 물 문제가 심각하다"며 "물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수된 물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워터119와 같은 시스템이 꼭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 태국 정부로부터 먼저 사업 제휴 제안이 들어와 대규모 상담회를 가진바 있다"며 "이르면 5월중에라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노펙스는 올해부터 중소기업에서 벗어나 중견기업이 된다. 중소기업에서 벗어날 경우 신용보증기금의 보증 지원을 받지 못하고 각종 세제 우대 혜택등이 박탈된다. 중견기업 제도가 생기면서 5년간 이같은 혜택은 유예받을 수 있다.

손경익 대표는 "중견기업 5년 유예는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다"며 "세계 10대 물 관련 토털 솔루션을 갖춘 회사로 성장, 2020년까진 최소 매출 2조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