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필규] 동네 수퍼마켓들이 힘을 뭉친 체인 1호점이 서울 중랑구 묵1동에서 12일 문을 열었다. 공동 브랜드명은 '햇빛촌'(로고).
이 사업은 대형 할인점의 공세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중소 소매점들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www.kvc.or.kr)에서 추진해 왔다. 이 조합은 소매점에 상품을 공급하는 도매물류업자인 체인사업자들이 결성한 것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하에 있다. 1995년 설립돼 현재 전국 90개 사업자가 조합원이다.
이들이 거래하는 소매점 수는 15평짜리 영세 점포부터 500평 대형 수퍼마켓에 이르기까지 5만여 곳에 이른다. 궁극적으로 이들 소매점 모두를 가맹점으로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가맹점이 되면 점포 간판을 '햇빛촌'으로 교체한다. 조합에선 법률.세제.상품 등에 관한 전문정보를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개별 점포들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 이 사업의 큰 목적 중 하나다. 막대한 구매력 덕분에 제조업체에서 싼값에 물건을 공급받는 대형 할인점에 맞서려는 것이다.
할인점이나 편의점처럼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마련했다. 이미 커피믹스와 쌀국수 등 생필품을 '햇빛촌'상표로 만들었다. 200개 업체와 PB 품목을 협의하고 있다.
묵동 1호점은 40평 규모로 햇빛촌의 시범 영업장으로 운영된다. 체인조합은 연내 전국 1000여 곳으로 가맹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150, 300평 규모의 대형 점포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을 나를 1400대의 화물차량에 햇빛촌 브랜드를 도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가맹점 확산을 위해 가입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
체인조합의 최장동 이사장은 이날 개점식에서 "중소업체 제품을 햇빛촌 브랜드로 널리 보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할인점에 밀려 고사 위기에 놓인 중소 소매점과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판로를 찾지 못하는 중소 제조업체 모두에게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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