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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증시의 조정 분위기 속에 과거 상승장을 주도해온 조선주와 조선기자재주들의 낙폭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009540](-5.87%)이 6거래일째 약세를 지속한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010140](-3.93%), 대우조선해양[042660](-3.11%), 현대미포조선(-3.23%), 한진중공업[097230](-2.08%), STX조선[067250](-7.04%) 등 주요 조선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들 종목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 불안과 맞물려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7일 55만원까지 오른 뒤 고점 대비 25% 이상 하락하는 등 대부분 조선주들이 최근 고점 대비 25~45%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는 후방의 조선기자재주들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날은 성광벤드[014620](-5.16%), 태광[023160](-2.49%)이 내렸으나, 태웅[044490](0.45%), 용현BM[089230](2.58%), 평산[089480](2.73%), 현진소재(3.74%) 등 일부 종목이 오르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업종 대표주인 태웅이 10월 말 13만원대까지 올랐다 33% 이상 후퇴하는 등 조선기자재주들도 최근 고점 대비 25~35% 내외의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3%, 코스닥지수는 11% 가량 하락한 데 비해 조선주와 조선기자재주들의 낙폭은 2~3배에 달한다.

이 같은 조선 관련주들의 급격한 조정은 무엇보다 앞서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반작용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봉우리가 높았던 만큰 골도 깊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규 선박 수주가 둔화되는 연말 비수기라는 계절성과 최근 후판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 등이 조정폭을 확대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옥효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상 연말에는 조선업체들의 신규 수주가 감소하는 데 올해는 탱커선의 운임 회복 지연과 신용 경색으로 인한 투자사들의 선박 투자 침체로 수주가 좀 더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와 함께 수년째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산업의 추가 성장에 대한 우려 등 심리적인 요인이 가세하면서 조선주들의 낙폭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승철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선박 발주가 뜸해진 가운데 후판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 대한 이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낙관적인 업황과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경우 조선 관련주들이 다시 선도주 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인 씨티그룹도 20일 보고서에서 국내 조선업종에 대해 중국의 산업화와 상품 경기 등 주요 투자테마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하지만 조정 장세가 이어지는 동안은 추가로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증시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성급한 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강영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선산업의 고성장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 다시 선도주로 나설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반등 시기는 시장 상황에 달렸고 증시 조정이 지속될 경우 조선주들의 낙폭도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성급한 접근은 자제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