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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못 갚은 돈 50조···인터넷은행 건전성 관리 비상
2024/12/17 11:25 뉴스핌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경기 침체·고금리 장기화로 몸살을 앓던 자영업자들이 지난 3일부터 시작된 비상계엄·탄핵 사태 피해까지 떠안으면서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을 공급한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323410)·케이뱅크·토스뱅크)의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올 한 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와 중·저신용자 포용 주문에 연체율 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던 터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조26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3024억원에서 29.3%(9670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말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4조26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인뱅 3사의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1.85%로 전년 동기(0.48%)보다 1.37%포인트(p) 올랐다. [사진=뉴스핌]

각 사별로 보면 카카오뱅크가 가장 많은 자금을 공급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기업대출 잔액은 1조6660억원으로 전년 동기(7833억원) 대비 112.7%(8827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해 9월 말 7276억원에서 올 3분기말 1조474억원으로 44%(3198억원) 늘었다. 토스뱅크만 같은 기간 1조7915억원에서 1조5560억원으로 소폭(13.1%·2455억원) 줄었으나 토스뱅크의 경우 기업대출 차주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늘어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있다. 올해 초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제도의 수혜를 입은 인터넷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가계대출 영업을 벌였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전체에 가계대출 억제를 주문하는 한편, 특히 인터넷은행을 겨냥해 "주담대에 편중된 영업 행태를 고쳐나가야 한다"라고 강도 높게 압박했다. 주담대 중심으로 대출 잔액을 키우는 것은 중·저신용자 포용이라는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에 반한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대출로 고개를 돌렸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과 달리 법인 대상 대출에 제약이 많다.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상 인터넷은행들은 대기업 대상 대출이 불가능하고, 비대면 영업 원칙을 고려했을 때 개인사업자가 주 고객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은 대부분 개인사업자대출이다. 올 2분기 들어 개인사업자대출 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올 상반기에만 4조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자영업 부진이 심화하면서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는 것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인뱅 3사의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1.85%로 전년 동기(0.48%)보다 1.37%포인트(p) 올랐다. 기업대출 부문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 역시 같은 기간 0.69%에서 1.47%로 0.78%p 상승했다.

자영업자들의 채무 상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며 대목인 연말연시 단체 예약 취소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과 신용정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신용정보원 채권자변동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개인 연체차주(개인사업자 포함) 수는 614만4000명에 달했다. 연체 잔액만 총 49조4441억원이다. 은행 등의 대출, 카드론, 현금서비스, 신용카드 거래대금 등에서 개인·개인사업자 연체가 발생하면 5거래일 내에 여기에 등록된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기업대출 규모가 가장 큰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 시 업종 및 업력에 따른 대출한도와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등 신용리스크 정책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사업자담보 대출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신용리스크 정책 및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통해 연체율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저신용 차주가 많은 토스뱅크도 자체적인 CSS 및 심사전략 고도화, 보증 대출 라인 강화를 통해 자산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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