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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아이뉴스24 = 글로벌 서버 운영체제(OS) 시장 선두 기업 레드햇이 국내 가상화 소프트웨어(SW) 기업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레드햇이 자사의 기술 지원 중단을 무기로 국내SW 업체의 경쟁력을 저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레드햇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아이뉴스24 = 레드햇 로고. [사진=레드햇] npinfo22@newspim.com |
◇ "OS 기술지원 의무사항...선택적 거부는 불공정"
23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SW '콘트라베이스'를 개발·판매하는 오케스트로는 지난 3월 레드햇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오케스트로는 레드햇이 자사 설루션을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기술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며 부당한 사업 방해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지난 9월 30일 한국레드햇의 현장 조사를 했고,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다.
오케스트로는 레드햇이 2023년 7월부터 발주처와 SI사업자들에게 "오케스트로 가상화 소프트웨어 제품을 레드햇 OS와 함께 사용할 경우 기술지원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통보를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오케스트로는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거나 계약 체결까지 완료된 여러 공공기관 프로젝트에서 최종 계약이 무산되거나 사업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또 레드햇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경쟁사 제품을 배제하고 자사 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끼워팔기'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피해 사례도 제시했다. A사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레드햇의 기술지원 중단 압박으로 최종 계약이 무산됐다. 이미 오케스트로 제품을 사용하던 B사도 레드햇의 문제 제기 후 기존 거래 관행과 달리 구독 종료 기간이 일괄 변경되는 등 거래 지속이 불투명해졌다. C사, D사 등 다수 공공기관의 시스템 구축 사업도 중단된 상태라고 주장한다.
오케스트로는 이러한 제재가 자사에만 선별적으로 적용됐으며, 이노그리드나 파이오링크(170790) 같은 다른 국내 가상화SW 기업들은 유사한 사례를 겪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케스트로 관계자는 "오라클, MS 등 OS 기업들은 타사 소프트웨어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기술지원을 제공한다"며 "구독료를 받는 레드햇이 기술지원을 거부하는 것은 계약상 의무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 "기술적 문제 입증 관건…사태 장기화 우려"
실제로 레드햇은 지난해 한 공공기관에 "인증되지 않은 제품을 레드햇OS와 함께 사용하면 기술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기술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통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오케스트로 관계자는 "2019년부터 레드햇 OS 위에서 문제없이 구동되던 제품이 갑자기 '인증되지 않은 제품'이란 이유로 배제됐다"며 "현재까지 기술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사례도 없다"고 일축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4 행정 및 공공기관의 정보자원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레드햇은 OS에서만 44.42%의 점유율을 차지한 1위 사업자다. 최근 VM웨어의 브로드컴 인수 등으로 시장 재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이번 사태가 국산SW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VM웨어 이슈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입 기회가 확대된 상황에서 발생한 경쟁 구도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레드햇의 기술지원 중단 통보가 과연 기술적인 이유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경쟁사 배제가 목적이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입증이 필요하다는 점"이라며 "글로벌 기업과의 분쟁 특성상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레드햇은 현재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공정위가 요청한 추가 자료는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케스트로 측은 "이번 사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내 IT 산업 생태계의 문제"라며 "소비자 선택권 보장과 기술 발전을 위해 끝까지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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