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공시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4년여 만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 성사 이후 본격적인 노선 분배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통합 항공사의 독과점 폐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재배분되는 노선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그동안 대형항공사의 벽에 막혀 진입할 수 없었던 알짜 노선을 확보해 탄탄한 경영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모습 [사진=뉴스핌DB] |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들은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배분되는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전날 통합 항공사 출범으로 나머지 LCC가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지원할 것을 발표했다. 결합 당사회사인 대한항공이 내년 3월까지 이행감독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슬롯 규모와 재배분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항공시장 안정화를 위해 관련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외 경쟁당국 시정 조치를 종합해 대체 항공사의 진입이 필요한 노선은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노선으로 최종 결정됐다. 정부는 해당 노선에 LCC의 우선 진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 통합 LCC로 재탄생하는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은 참여할 수 없다.
앞서 미주노선은 에어프레미아, 유럽노선은 티웨이항공(091810)이 진입했기 때문에 일본, 중국 등 기타 노선들은 제주항공(089590)과 이스타항공, 에어로케이 등 나머지 항공사들에 배분될 가능성이 높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자체 미주 노선 슬롯을 보유하며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호놀룰루 등의 노선에 일부 진입했다. 향후 10년 동안 점진적인 기단 확충을 통해 양사 슬롯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 역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시정조치에 따라 바르셀로나, 로마,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 유럽 노선에 진입을 완료했다. 추후 유럽 노선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사실상 나머지 노선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에어로케이 등 나머지 항공사들은 보유 항공기 부족 문제로 노선을 배분받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노선별로 경쟁 가능성을 살펴보면, 일본 노선은 이스타항공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일본 경쟁당국이 8개 배분 노선 가운데 일부를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 일본 국적 LCC인 피치항공에 제공하기로 결정해서다.
물론 해당 항공사들이 진입하기 전에 제주항공 등 다른 항공사가 슬롯 확보를 먼저 할 경우 노선 선점이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이미 우선권이 주어진 상태고,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을 다수 확보한 상황에서 무리한 진입을 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운수권 지역인 중국은 재배분 노선 15개 가운데 '황금노선'으로 꼽히는 서울~베이징·상하이 노선 확보 경쟁이 가장 치열할 전망이다. 베이징은 중국의 수도로 관광, 상용 등 모든 수요로 사실상 중국 노선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상하이 역시 중국 내에서 관광수요가 가장 많은 노선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국내 항공사들이 이미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 많아서 자칫 매력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스케줄 많아질수록 소비자 선택지 많아져서 승객 수요가 늘어난다"며 "재분배되는 중국 노선 역시 운수권 지역이라 LCC의 진입이 힘들었는데 이번에 황금 노선들이 나와 LCC들이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취항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노선의 운수권과 국내공항 슬롯 반납도 요구했다. 자카르타 노선은 상용수요가 상당한 노선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운수권으로 진입 자체가 막혀있어 공급 확대가 여의찮았다. 이에 국내 LCC들은 자카르타 노선 진입에 사활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유려한 후보는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국내 LCC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인도네시아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바탐, 말리 노선에 취항한 바 있다.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항하고 있는 제주항공에 해당 노선을 배분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 LCC들은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새로운 노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조치에 따라 운수권, 슬롯 배분 등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라며 "그동안 대형항공사만 운항했던 중국, 자카르타 등 알짜노선으로 분류되는 운수권 지역이 포함돼있어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LCC 출범...제주항공, M&A 승부수 던질까[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② 2년 동안 독립운영...슬롯조정·내부통합 과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③ "마일리지는 어떻게?"…1대 1 통합 가능할까
[종합] '초대형 항공사 탄생'…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 '최종 승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 마무리…'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 탄생'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속보
- 제주항공, 제주해양경찰청과 생물 다양성 보전 협약 뉴스핌
- 제주항공, 베트남 취항 10주년…"여객 수요 확대 기여" 뉴스핌
- 트럼프·환율·삼전 리스크…三災 짓눌린 증시 한국경제
- 꽁꽁 언 여행수요 녹여라…특가 항공권 쏟아내는 LCC들 [차은지의 에어톡] 한국경제
- 제주항공 vs 이스타항공...황금슬롯 쟁탈전 본격화 뉴스핌
- 제주항공, 녹색경영 우수 환경부장관상 수상…"ESG경영 확산 공로" 뉴스핌
- 제주항공, "소비자 중심경영" 우수 인증기업 선정 뉴스핌
- 제주항공, 한국소비자학회 소비자대상 수상 뉴스핌
- 제주항공, "제주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캠페인 진행 뉴스핌
- 하루아침에 '여행위험국' 된 한국…여행·항공株 줄줄이 하락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