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이미지센서 생산 공정 일부를 한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디지털기기에서 사람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하는 반도체로, 소니는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공정 이전은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행보다. 반도체 패키징과 검사 등 국내 반도체 후방 산업계에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이미지센서 후공정을 한국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이미지센서 웨이퍼를 한국으로 들여와 개별 칩으로 만드는 작업(후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지센서 사업을 담당하는 소니 자회사 소니세미컨덕터솔루션 주도로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엘비세미콘, 두산테스나(엔지온), 에이엘티, ASE코리아 등이 대상이며, 설비 투자 등 사업성 등을 검토 중이다.
소니는 업체들이 CIS 웨이퍼를 받아 '클래스 10' 수준의 클린룸에서 테스트는 물론, 리콘(Recon)을 비롯한 후공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스 10은 1입방피트(ft³) 내 0.5마이크로미터(㎛) 이상 크기의 먼지가 10개 이하로 존재하는 청결도이고, 리콘 공정은 웨이퍼 테스트 이후 양품 칩을 선별해 재배열하는 공정이다.
소니가 이미지센서 후공정을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전하려는 이유는 삼성전자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공급하는 이미지센서를 확대,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 사안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 MX 사업부가 스마트폰에 자사 시스템LSI사업부에서 만든 이미지센서와 소니 제품을 혼용하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데, 소니가 고객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후공정을 한국에서 진행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미지센서를 만드는 삼성 시스템LSI사업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고객사 인근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려는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소니는 센서의 품질 향상을 위해 자체 후공정 때와 다른 코팅 공정을 추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퍼를 연삭하거나 절단할 때 작은 조각(파티클)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공정을 검토 중이다. 센서 표면에 파티클(이물질)이 있으면 카메라 촬영 결과물에 흑색점과 같이 나타나며, 고화소일수록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소니가 이미지센서 후공정을 한국에서 진행하면 국내 산업계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압도적 1위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CMOS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는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2위는 삼성전자지만 점유율은 10%대다. 소니의 진출은 국내 반도체 후공정 시장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기술력 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에 있어서도 소니가 앞서 있어 삼성이 육성 중인 이미지센서 사업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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