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가 이르면 이번 주 초반 ‘칩스법( Chips Act·반도체지원법)’ 추가 보조금을 발표할 계획이다. 칩스법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인텔은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3300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TSMC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금액도 공개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지원 규모 및 지원 방식에서 차별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24일(현지 시간) 실리콘밸리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사진) 미 상무장관이 오는 26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미국 혁신 재생’ 컨퍼런스에 참석해 ‘칩스법에 대한 최신 업데이트’를 공유할 계획이다.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대규모 칩스법 보조금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미 정부는 2022년 칩스법 제정 후 반도체 투자를 독려해왔으나 정작 보조금 지급에서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묶여있던 보조금이 풀리는 분위기가 포착된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바이든 대통령 재선 전략에 칩스법이 포함된 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세계 4위권 반도체 파운드리인 글로벌파운드리에 15억 달러(약 2조 원)가 투입됐다. SK실트론도 미국 내 웨이퍼 생산 확대를 위한 7200억 원의 대출 지원을 받아냈다.
이번 추가 지원 대상 발표에서 가장 큰 보조금을 받아낼 기업으로는 인텔이 꼽힌다. 러몬도 장관은 지난 21일 열린 인텔 첫 파운드리 행사 ‘ IFS 다이렉트 2024’에 원격 참석해 “인텔은 미국의 ‘챔피언쉽 기업’이라며 “실리콘밸리에 실리콘(반도체)을 돌려주기 위해 칩스법2 등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 CEO)는 “매우 근시일 내 보조금이 발표된다”고 화답했다.
인텔은 하루 뒤인 22일 비공개 MAG(군·우주항공·정부) 컨퍼런스를 열고 구체적인 지원금 액수와 지급 방식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칩스법 총 지원 항목이 직접 보조금 390억 달러(약 52조 원), 750억 달러(약 100조 원)의 대출 지원, 세금 혜택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만큼 세부사항을 막판 조율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텔은 2021년 이후 미국 내에만 435억 달러(약 58조 원)를 투자해 신규 반도체 파운드리를 짓고 있는 만큼 투자액의 23%선인 100억 달러 지원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몬도 장관의 이번 발표에는 삼성전자와 TSMC에 대한 보조금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2조6000억 원), TSMC는 애리조나 피닉스에 400억 달러(약 53조3000억 원)를 들여 파운드리를 건설 중이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해외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에 대한 지원을 후순위로 미룰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이 지급되더라도 SK실트론 사례처럼 대출 지원에 편중된다면 의미가 없다”며 “미국 정부가 국방·안보 관련 발주를 미국 기업에 몰아주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비치고 있어 공장 가동 후 수주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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