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동시에 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합니다. 2~3년 뒤엔 메모리·파운드리 융합을 통해서 삼성전자가 하이퍼포먼스 컴퓨팅 생성형 AI(인공지능) 시대의 큰 강자가 될 거라 자신합니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세계 최대의 가전·정보기술( 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 ‘ CES 2024’를 찾는 고객사를 겨냥해 전시장 인근 앙코르 호텔에 별도의 프라이빗 전시 공간을 차렸다. 이곳에 가상 반도체 팹( Virtual FAB)을 설치하고 서버, PC·그래픽, 모바일, 오토모티브, 라이프스타일(가전) 등 5개 주요 응용처별 솔루션을 전시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생성 AI 확산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5세대 HBM( HBM3E) ‘샤인볼트’는 기존 HBM3(4세대) 제품 대비 성능과 용량이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5세대 제품을 ‘ HBM3P’로 SK하이닉스는 ‘ HBM3E’로 명명했었는데, 김인동 삼성전자 미주총괄 메모리상품기획 담당임원 상무는 “제품 상용화 과정에서 ‘ HBM3E’로 바꾸게됐다. 제품 스펙이나 성능은 ‘ HBM3P’와 동일하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차세대 메모리 표으로 불리는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제품 ‘ CMM-D’, 데이터 연산 기능을 메모리 칩 내부에서 구현해 대용량 데이터의 연산 지연을 막는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기술을 적용한 ‘ LPDDR5X-PIM’ 등 AI 시장을 겨냥한 제품도 대거 선보였다.
한진만 부사장은 반도체 업황에 대해 “메모리 업계의 투자 여력이 좋지 않아 2025년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가 그 시대를 대비하는 원년”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으로부터 반등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통상 스마트폰→ PC 등 컨슈머디바이스→서버 순으로 시장이 뜨는데, 현재 그런 트렌드가 보인다”며 “미국 시장도 중국보다 약간 늦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HBM 선전에 대해선 “다른 공급사가 HBM을 열심히 하니 긴장하면서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도 시설 투자(케펙스 ·CAPEX)를 상당해 높게 유지했다. HBM 등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높아지면 2~3년 뒤엔 케펙스 이슈가 나올 텐데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조성 중인 파운드리 공장에 대해서도 “건설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양산 시점을 말할 순 없지만, 고객 니즈를 파악하며 미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만간 구체적 일정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 안에 테일러 파운드리에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들어 양산 시점 연기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말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미국에서 열린 국제반도체소자학회( IEDM) 2023 기조연설에서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첫 웨이퍼 생산을 내년 하반기, 대량 양산 시기를 2025년으로 밝히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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