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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단 HBM·280단 낸드…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올림픽'서 첨단 기술 뽐낸다게시글 내용
ISSCC 2024 한국 위원들이 내년 2월 미국에서 열릴 ISSCC 2024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류수정(왼쪽에서 열 번째) 사피온 대표, 류효겸(왼쪽 여덟번째) 삼성전자 상무, 김동균(오른쪽 다섯번째) SK하이닉스 펠로우, 아시아 지역 부의장을 맡은 최재혁(오른쪽 여덟번째) 서울대 교수, 김지훈(오른쪽 두번째) 이화여대 교수 등 국내 산업계와 학계 반도체 석학들이 대회 운영에 참석한다. 사진제공=ISSCC 2024
[서울경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올림픽'으로 일컬어지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2024에서 첨단 메모리 설계 ‘초격차’ 기술을 선보인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로 설계 학회로 손꼽히는 이 학회에서 기술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약진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ISSCC는 23일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 내 경기스타트업캠퍼스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ISSCC 2024' 행사에 대해 소개했다. 내년 71회째를 맞는 ISSCC 행사는 1954년 시작된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설계 학술대회다. 세계 각국 3000여 명의 반도체 공학인들이 참여해 연구 성과와 정보를 교환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구글·테슬라 등 세계 최고의 IT 회사 소속으로 참가하는 인원이 60% 이상으로 각 회사들이 반도체 기술로 자웅을 겨루는 대회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시아 지역을 대표해 TSMC의 케빈 장 수석 부사장이 기조 연설을 맡는다.
ISSCC 2024는 34개 기술 세션으로 나뉜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답게 이번 대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총 14개 기술 논문을 발표하는데, 대회에 참가한 기업 중 가장 많은 논문이 채택됐다. 특히 세계 D램 시장에서 70% 이상의 막강한 점유율을 차지하는 한국은 이번 대회 메모리 분과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드러냈다. 28개의 메모리 관련 채택 논문 중 30%가 넘는 9개가 한국에서 나왔을 정도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기술들을 총망라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GDDR7(그래픽 D램) 설계 기술과 스펙을 발표한다. 전작 GDDR6 대비 초당 데이터 전송 속도가 50% 개선된 37Gbps 속도를 자랑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이번 ISSCC 2024에서 HBM3E, 280단 낸드플래시 등 최신 메모리 설계 기술을 총망라한다. 자료출처=ISSCC 2024
AI 시대 주목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1위 자리를 꿰찬 SK하이닉스는 16단으로 쌓아올린 48기가바이트(GB)짜리 HBM3E 칩 기술을 공개한다. SK하이닉스가 48GB 용량 제품 스펙을 대중에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9세대 낸드플래시인 280단 제품, 32Gb DDR5 D램 설계 '초격차' 기술을 선보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메모리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역대 최대인 총 49개의 논문이 채택됐지만 중국의 활약이 더욱 거센 점이 괄목할 점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 총 69개 논문이 채택되면서 2년 째 최다 논문 채택 국가로 올랐다.
중국(파란색 선)의 연도별 채택 논문 추이. 2년 째 아시아 지역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료=ISSCC 2024
중국의 약진은 ISSCC 대회의 지형도를 바꿨다. 중국 연구기관과 대학에서 연구결과를 쏟아내면서 대회 전체 논문 제출 수가 지난해 대비 40%나 증가한 873편을 기록했다. ISSCC 2024 전체 채택 논문 중 70%가 학계에서 나오는 데 큰 영향을 준 것도 중국 학계다. ‘반도체 굴기’를 노리는 중국 당국이 반도체 기반 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을 위해 현지 대학과 연구 기관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ISSCC 아시아 지역 부의장을 맡은 최재혁 서울대 교수는 "중국, 특히 현지 학계의 반도체 논문의 질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며 "중국의 반도체 발전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학계에서는 이번 대회 결과를 계기로 한국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반도체 생태계에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교수는 "중국의 인적·물적 프라와 한국의 반도체 생태계를 똑같이 놓고 비교하면 국내 반도체 연구자들이 상당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가 한국의 핵심 산업인 만큼 대중이나 정부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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