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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알리바바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게시글 내용
. [취재파일] 알리바바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SBS <박민하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핀테크(Fin-tech) 붐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핀테크 얘기가 나올 때마다 알리바바의 사례를 들면서 마치 어떤 핵폭탄급의 일이 일어날 것처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알리바바가 100조 원을 모으며 성공했다는데, 중국은 개인과 기업이 접근할 수 있는 자금시장이 나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과 달리 한국은 자금시장이 통합돼 있기 때문에 시장별 금리 차이가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 100조 원이 모이는 식의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100조 원의 주인공은 중국의 알리바바가 2013년 6월 출시한 ‘위어바오’라는 온라인 금융상품이다. ‘위어바오’의 상품구조를 살펴봤다. 중국은 신용카드 인프라 구축이 미진하다. 소비자가 전자상거래를 하려면 통상 인터넷 쇼핑몰 내 자신의 계좌에 현금을 미리 넣어둬야 한다. 물건이 정상적으로 소비자에게 배송되면 결제대금이 판매자에게 지급되는데 이런 결제 시스템 중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게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다. 때문에 소비자의 ‘알리페이’ 계좌에는 조금이나마 잔액이 남아 있게 마련이다. 소비자 계좌에 남아 있는 여유자금을 일종의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해 주는 금융상품이 ‘위어바오’다. 한동우 회장이 언급한, 100조 원이 몰린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위어바오’의 MMF는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고수익을 안겨 줄 수 있었을까? 여기에 중국 금융시스템, 금리체계의 후진성이 작용한다. 선진국의 중앙은행은 보통 기준금리를 통해 은행 간 차입금리를 조정하고, 예금과 대출금리는 시장에 맡긴다. 그런데 중국 중앙은행은 거꾸로다. 은행 간 차입금리를 시장화시키고, 예금과 대출금리를 통제한다. 통상 중국에서 시장에서 결정되는 은행 간 차입금리는 예금이나 대출금리보다 훨씬 높다. 중국 시중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의 이자는 연0.35%로 통제돼 있다. 그런데 MMF를 활용하는 ‘위어바오’는 똑같이 수시입출이 가능하지만 연5~6%의 수익을 가입자들에게 돌려준다. ‘위어바오’의 MMF가 개인이 참여할 수 없는 은행 간 시장에 간접적으로 투자해 시장금리 수준의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마윈 회장이 도깨비 방망이를 휘둘러서가 아니라, 중국 금융시장의 폐쇄성, 또는 이원화가 고수익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때문에 금융시장 구조가 중국과 다른 우리나라에서 IT 회사가 운영하는 ‘위어바오’와 같은 상품은 출현하기 어렵다는 게 한 회장의 얘기다.?다시 한동우 회장의 말. “우리나라 은행들이 제공하는 인터넷뱅킹은 이미 수준이 상당하다. 사실상 은행들이 인터넷뱅크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금 와서 인터넷뱅크를 별도로 만든다든지, 인터넷뱅킹 분야를 (자회사 형태로) 독립시키는 것은 별로 경쟁력이 없을 것이다.” 정부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방안을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시키고 본격 검토에 들어간 상황. ‘은행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할 것인지’에 쏠린 세간의 관심에, 한 회장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이다. 인터넷뱅크의 설립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고객정보를 어떻게 공유하고 결합해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경쟁력이 관건”이라고 한 회장은 부연했다. 사실 지금까지 국내 핀테크 논의는 간편한 지급결제 시스템에 너무 쏠려 있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핀테크 산업에서 지급결제 분야에 대한 투자비중은 이미 2008년 이후 축소되는 상황이다. 대신 개인의 신용도 같은 금융데이터 분석이나 금융소프트웨어 개발, 크라우드펀드나 개인간 대출 등 새로운 서비스 창출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위한 금산분리 원칙과 금융실명제의 수정이 핀테크 육성의 관건처럼 비춰지는 분위기도 문제다. 한 회장처럼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회의론도 상당하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산분리의 유연한 적용과 금융전업주의 완화는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이슈이기 때문에 인터넷 전문은행은 은행의 비용절감을 위한 새로운 채널로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미 대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보험, 카드, 증권사나 네이버, 다음카카오 같은 대형 IT 회사가 인터넷 전문은행을 가질 수 있게 될 지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그들이 원할 지도 분명치 않지만. 또 인터넷 전문은행의 업무범위를 소액대출 등으로 제한할 경우 안 그래도 가계대출의 휘발성이 큰 상황에서 개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우려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누가 소유하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이 어떤 금융서비스를 만들어 내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핀테크는 유망하다. 우리는 뒤처졌다. 그래서 더욱 남들이 먼저 갔던 간편결제와 인터넷 전문은행에 쏠린 과도한 관심은 방향을 틀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천송이 코트'만 얘기할 것이며, 언제까지 '銀産분리 원칙'만 성토할 것인가. 그래서야 알리바바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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