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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위기가 한국으로 전염될까?게시글 내용
한국 증시, 매를 같이 맞고 있지만 그래도 다르다
일부 이머징 국가들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한국 증시도 조정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다는 점이 위안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국 금융시장은 차별화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외환시장의 동요가 거의 없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버냉키 쇼크가 있었던 지난 6월의 고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치솟고 있는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과정에서 포트폴리오 투자로 유입된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한국도 잠재적인 위험국가가 될 수 있다. 양적완화가 시작된 2009년 이후 한국 금융시장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인도, 브라질 등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상수지가 뚜렷한 흑자 기조를 나타내고 있고, 금융권의 해외 차입 규모가 다른 이머징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대외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금융권의 해외 차입은 대단히 중요하다. 해외에서 외화가 유입되는 경로는 크게 3가지이다. 교역을 통한 경상수지, 주식과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포트폴리오 투자, 금융권의 대외 차입 등이 그것들이다.
이중 경상수지는 한 국가의 펀더멘털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잣대이고, 포트폴리오 투자도 펀더멘털에 대한 나름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이다. 금융권의 대외 차입도 펀더멘털과 무관하지는 않지만 글로벌 유동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유동성이 많이 풀리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자금을 빌리기 쉽기 때문이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때도 금융기관의 과도한 차입이 외환시장 교란의 트리거가 됐다. 97년 IMF 외환위기는 종금사들의 단기 차입이, 08년 리먼 파산 전후 국면에서의 ‘유사 외환위기’는 은행권의 장단기 미스매치가 외환시장 불안의 단초로 작용한 바 있었다.
이머징 위기가 한국으로 전염될까?
한국이 위기를 불러오는 독자적인 발화점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투자자들의 걱정은 ‘다른 이머징 국가들의 위기가 한국으로 전염되지 않을까’라는데 있다. 과거에 나타났던 글로벌 신용위기의 사례들을 검토해 봄으로써 이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봤다.
1)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머징 국가의 위기가 글로벌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된 경우는 없었다. 80~90년대 라틴아메리카 외환위기, 90년대 동아시아 외환위기 등은 모두 국지적인 쇼크로 그쳤다. 그렇지만 위기의 진원지와 관계 없이 특정 지역에서 신용경색 이슈가 부각될 때 주가는 거의 예외없이 단기 조정을 받았다.
과거의 경험적 단기 조정 강도를 감안하면 최근의 조정 강도는 충분한 조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표 1의 위기발생 해당월 KOSPI 등락률 참조)
2) 동남아 경기 위축은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 성장 둔화의 후유증을 지난 수년 간 경험하고 있지만, 실물의 문제가 아닌 이머징 국가에서의 신용경색이 글로벌 전반의 수요 둔화로 귀결된 경우는 없었다. 다만 한국은 최근 동남아 지역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동남아 신용경색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림 8 참조)
이미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수출은 2개월 연속 20%대의 감소세(YoY)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 9 참조)
완만하지만 선진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 수출 감소가 수출 총량 자체를 감소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선진국으로의 수출 증가 효과를 상쇄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다.
3) 이머징의 위기가 추세적인 약세장 반전의 계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기축 통화국이 아닌 주변부 국가들의 신용위기가 글로벌 경제와 증시에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한 경우는 없었다. 물론 한국이 IMF 외환위기 때 경험했던 것처럼 위기 발생국의 경제와 금융시장은 심각한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주변부 국가의 위기가 다른 국가로 전염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수출 감소,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도, 환율 급등 등의 총체적 위기는 신용 경색의 진원지가 선진국일 때 나타났다. 미국 S&L 사태(89~90년), 글로벌 위기(08년), 유럽 재정위기(10~12년) 등이 그 사례들이다.
이머징의 위기가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이어졌던 경우는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이 유일한 사례였다.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이머징 채권 가격이 급락세를 나타냈고, 이 과정에서 이머징 채권에 대해 매수(long) 포지션을 잡고 있던 거대 헤지펀드 LTCM (Long Term Capital Management)이 파산하면서 글로벌 신용경색이 나타났다.
LTCM은 투자자에게 모은 자금 40억 달러에 31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했다. 만일 최근 이머징 위기 국면에서도 특정 투자자가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해 투자한 포지션이 청산될 때 신용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다.
이를 사전적으로 알기는 어렵다. 헤지펀드는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다. 다만 글로벌 위기 이후 과도한 레버리지에 대한 규제 논의가 있었고, 구미권 금융주 주가의 움직임을 통해서 위기의 전염 강도를 가늠해 볼 수는 있는데, 아직까지 유의미한 위험 선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림 10~12)
* 표가 잘 안보이실 경우, 첨부파일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링크)
4) KOSPI, 박스권 기조 지속
외환시장과 마찬가지로 일부 이머징 국가들의 증시는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런 모습이 한국 증시로 전염되지는 않을 것이다. 신흥국의 신용위기는 선진국의 신용위기보다 전염 강도가 약하다. 지난 수년간 글로벌 증시를 압박했던 유럽 재정위기가 주는 무게가 신흥 시장의 위기보다 훨씬 무겁다고 본다.
KOSPI는 2011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1,800~2,000p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유럽 재정 위기가 불거지는 국면에서도 이 박스권은 깨지지 않았다.
아직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더 있다고 보지만, 박스권 내에서의 등락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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