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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는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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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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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6 2018/07/0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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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는 만들지 말자
 


   지금 시대는 아이 하나만 낳는 부부가 너무 많아졌다. 인구는 줄고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양적으로도 세계에 널리 퍼지도록 하려던 생각은 접어야 할 시대인 것 같다. 세계의 곳곳에 우리 민족이 널려 폭넓게 산다면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멋진 민족으로 왕성한 겨레번영을 이룰 일을 말이다. 요즈음 너무 편한 생활을 갈구하다 인구는 자꾸만 줄어든 일이 안타갑다. 지나간 세월에 미혼모가 낳은 많은 아이들이 선진국으로 입양하여 잘살고 있다는 소식에 접하면 그래도 반가움에 위로가 된다. 불행하게 태어난 그들이 오히려 우리 겨레의 자랑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영어권에서 자라난 그들이 한국의 문물을 세계에 번역하여 알려주는 위대한 홍보대사 역할로 훌륭하게 활동영역을 폈으면 좋겠다.


   자녀 하나만 달랑 낳아 키우면 아이의 배울 곳은 부모와 더불어도 셋뿐이다. 형제간에 배우는 일은 전혀 없어졌다. 사람이 자라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은 형제간이다. 부모는 바쁜 생활에 매여 아이를 제대로 가르칠 기회가 되지 못한다. 아기가 처음 말을 배우는 일도 가장 열악한 환경으로 변했다. 형제가 있으면 말은 부모가 힘들여 가르치지 않아도 저절로 배워진다. 모든 행동도 저절로 알게 되는 일이다. 마치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영어를 생활화하는 영어권 사회에 가서 영어를 배워야 옳게 배운다는 이야기와 같다. 생활환경에서 형에게 배우는 일이 가장 쉽고 간단해서 어른들은 이를 느끼지 못했던 일이다. 한문 말로 일취월장한다는 것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배워진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여행 가서 그곳 영주권을 갖고 공무원과 사업을 하는 큰딸 부부에게 영어를 물으면 자기 아들인 나의 손자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손자의 발음이 가장 정확하다고 설명을 덧붙인다.


   우리 10번째 손녀가 말 배우는 일이 너무 늦어진다. 3살이 되어가도 말이 매우 서툴다. 두 달간 손녀 돌봐 주기 위해 같이 생활하면서 유심히 살펴볼 기회였다. 아이 엄마인 나의 딸도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하여 반에서 항상 일등을 했다. 공무원 시험도 졸업과 동시에 2곳에 합격통지를 받는 실력이다. 그런데 아이가 장애인이나 발음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아니었다. 내가 유심히 조사해본 결과 그 원인을 알아내었다. 아빠는 직장가고 엄마와 단둘이만 남아서 가족이 적은 관계로 말을 할 기회가 없어졌다. 거기다가 엄마는 아이가 밥 줘! 하기도 전에 알아차리고 밥을 대령하니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소변도 미리 엄마가 처리하니 마렵다는 말을 꺼낼 필요가 없다. 말없이 벙어리 시늉으로 더 쉬운 방법이라 말이 더딜 수밖에 없다. 의사 말로는 말이 좀 늦는 경우라고 한단다. 누가 객관적으로 이를 모녀에게 수긍하게 할 재주는 없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딸의 출산휴직 때 두 달간 같이 놀아주니 제법 말솜씨가 느는 감이 들었다. 특히 말을 귀찮을 정도로 자꾸 반복시키고 말을 자주 하도록 유도했다. 제 엄마에게 하는 버릇처럼 끙끙거리는 행동의 시늉은 못 들은 척해 버린다. 어떤 행위든지 항상 말부터 먼저 하도록 유인하여 말하는 버릇을 들게 했다. 그 뒤 유치원에 다니면서 친구와 자주 만나는 환경으로 바뀌니 이제야 말이 제대로 배워지는 모양이었다. 그런 후 다시 만날 기회에는 대화해보니 말을 아주 완벽히 잘한다. 아이의 발음구조에 이상이 있나 하고 걱정한 일은 모두 어른의 잘못에서 생긴 일이다. 자식이 귀엽다고 과보호하는 일이 얼마나 자식에게 잘못을 저지르는 행위인지 깨달아야 한다. 아기의 언어는 제 또래에게 더 쉽게 배우는 일이었다.


   모든 장애아 중에 언어장애인은 어른의 잘못으로 벙어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애아 발음기관 검사를 정밀하게 하여 목청에 이상이 없다면 청각 때문에 언어장애가 된 일이 너무 억울한 아이다. 청각검사도 동시에 하여 청각만 장애를 가졌다면 말은 얼마든지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청각장애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전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 감각 전달이 되지 않아 배울 수도 없는 일이다. 말을 들을 장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말이다. 청각 덕택에 말을 할 수가 없었다는 일은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말이다. 말을 배우기 전에 문자부터 가르쳐서 문자 해득을 완성시킨 후에 말을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혹은 청각 대신에 다른 감각을 통해 자기의 음성을 알아차리게 하는 기계의 발명도 필요하다.


   기술 만능의 시대에 청각 상실 때문에 벙어리 신세를 면할 수 없는 억울한 사람을 모두 구제하는 일이 시급하다. 지금의 언어장애인이 된 성인도 재교육으로 말을 할 수 있게 교육하면 얼마든지 말이 가능할 것 같다. 문자를 해득할 수 있어 당신이 발음한 현상을 상세히 느낄 수 있게 알리는 방법이 훈련으로 터득될듯하다. 말과 들음을 익힌 후에 귀머거리가 된 사람은 자기 말은 여전히 잘한다. 청각과는 다르게 하등의 불편 없이 말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힌트다. 말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장애를 다시 회복시켜줄 프로그램 개발이 꼭 필요하다. 청각이 없어 들을 수는 없지만 내가 발음한 내용을 듣는 이의 반응으로 자기가 무슨 뜻을 발음했다고 알 수 있는 깨달음이 살아나는 일이다. 누가 그 감각을 다시 심어줄 프로그램을 하루빨리 개발해 주었으면 한다. ( 글 : 박용 2018.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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