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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번주에만 480번 맹폭... 시리아군 전략 자산 80% 파괴게시글 내용
‘알-아사드 도주’ 전날부터 공습 개시
107개 방공 시스템·47개 레이더 파괴
“영공 장악으로, 이란核 공습 수월해져”
어느 정권이든 무장해제 시키겠단 의도
이번 주 내내 이스라엘은 480여 건의 공습으로 시리아를 맹폭(猛爆)했다. 이는 단일 작전으로는 이스라엘로서도 역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수일 만에 시리아의 군사력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처럼 보였다. 유엔과 유럽국가들, 아랍국가들이 “이제 막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려고 하는 시기에 외부의 군사공격은 이 가능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0일 “시리아 내정에 간섭할 의도는 전혀 없지만, 우리는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뭐든지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스라엘은 13일까지 자국을 위협할 수 있는 시리아군의 핵심 전략 자산을 80%까지 파괴했고, 시리아 전역의 대공(對空) 미사일 기지와 레이더를 파괴해 방공 시스템의 86%를 제거했다. 동시에, 이스라엘 지상군은 시리아와의 국경을 이루는 골란고원의 비무장 완충지대를 1973년 이후 처음으로 돌파해 현재 7개 여단 이상 병력이 완충지대와 시리아 영토로 들어갔다.
이스라엘의 대테러부대 예비역 준장인 니찬 누리엘은 이스라엘 일간지 하욤에 “첨단급(級) 무기들이 시리아 반군 집단들 수중에 들어가 서로 싸우고, 시리아가 중동의 소말리아로 전락하는 것을 막으려면 이런 국제사회의 비난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예견해서 침공 작전 계획을 수립했었다. 지난 수년간 이스라엘방위군(IDF)는 시리아의 주요 군자산과 이란 군 고문단ㆍ레바논 헤즈볼라 훈련 병력의 시리아 내 이동상황, 생화학 무기 저장 의심 시설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계획을 마련했다.
◇기회 포착하자, 머뭇거림 없이 준비한 계획 집행
하지만, 이스라엘 정보기관들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이렇게 신속하게 붕괴할 줄은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일 시리아 북부 주요도시인 알레포를 점령한 반군 세력이 다마스쿠스로 치닫자, 5일과 7일 IDF는 이스라엘 안보내각에 공습과 지상군 투입을 건의했고, 내각은 군 정보기관과 작전국, 공군과 해군이 제출한 계획을 즉각 승인했다. 기회가 왔을 때, 절대 머뭇거림이 없었다. 미리 아이신 전 이스라엘 고위 정보관리는 “60년에 걸친 알-아사드 일가의 독재정이 무너졌을 때, 이스라엘은 시리아 타격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이미 갖고 있었다”고 일간지 욤에 말했다.
그리고 일단 공격 승인이 나자 8일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미처 러시아로 도주하기도 전인 7일 밤부터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실로 50년 만에 ‘대놓고’ 공습에 들어갔고, 골란고원 비무장 완충지대 400㎢에 지상군이 들어갔다.
일간지 욤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처음 24시간 내에 시리아 전역의 방공(防空) 시스템과 전투기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후 350대의 이스라엘 전투기는 아무런 저항 없이 시리아 영공을 유린하면서, 320여 개의 전략적 목표물을 파괴했다. 물론 타격 순서는 사전에 정해 놓은 중요성에 따라 결정됐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지난 9일 시리아 해군 전함들이 정박해 있는 지중해의 라타키아 항구와 해안 무기고를 공습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 해군은 지중해에 접한 두 곳의 시리아 해군기지인 알 바이다와 라타키아에 정박해 있던 15척 시리아 전함을 모두 파괴했다. 이들 전함은 80~190㎞의 함대함 미사일을 장착했다. 원래 소규모였던 시리아 해군력은 이로써 완전히 궤멸됐다.
이어 대공 포대ㆍ시리아 공군 기지ㆍ수십 곳의 무기 제조시설들이 모두 파괴됐다. 또 스쿠드 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 해안 방어미사일, 지대공 미사일, 드론, 전투기, 공격 헬기, 레이더 시스템, 전차 등을 수용하는 군 시설이 모두 파괴됐다. 하욤은 집행은 “완벽하게(flawless)”이뤄졌으며, 시리아군의 전략무기 70~80%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부두에 정박해 있다가 그대로 침몰해 버린 시리아 전함들. 15척의 소규모 시리아 해군력은 완전히 궤멸했다./IDF
이스라엘 군사작전의 명목은 반군을 주도하는 이슬람극단주의 세력의 수중에 시리아군 무기와 군시설이 떨어지는 것은 막기 위해서였다. 반군 주도세력인 HTS는 과거 알카에다의 하부 조직이었고, 이슬람국가(ISIS)와도 연관이 있었다. 최근에는 온건 혁명 노선을 표방하고 있지만, 유엔과 미국은 HTS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스라엘의 속내는 누가 시리아에서 정권을 잡든지 거의 ‘무장 해제’ 상태에서 시작하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군사전문가 요아브 리모르는 “목표는 시리아군을 출발선상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9일 골란고원의 헤르몬산 정상에서 작전을 하고 있다. 원래 이스라엘군은 헤르몬산의 서쪽을 관할하고, 시리아군은 동쪽을 관할했으나,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군은 헤르몬산 동쪽 지역도 장악했다. 이스라엘은 반군 세력이 헤르몬산 정상에서 이스라엘을 내려다볼 수 있게 할 생각이 전혀 없다./IDF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국경을 이루는 골란고원의 비무장 완충지대로 병력을 진입시킨 것은 사실 1974년에 맺은 국제 협정의 위반이다. 이스라엘은 골란 고원은 1967년 중동전쟁에서 시리아로부터 빼앗았고, 1981년 이 지역 대부분을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 다만 골란고원에서 시리아와 맞닿는 지역은 유엔평화유지군이 지키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완충 지대의 다른 쪽을 지켜야 할 시리아군이 무너졌으니, 1974년 협정은 무효가 됐다”고 말했다.
◇시리아 제공권 완전 장악…'안전한’ 이란 공습 가능해져
12일 이스라엘공군(IAF)은 “지난 10여년간 이란이 (레바논)헤즈볼라에 무기를 공급하는 시리아 루트를 파괴하기 전에 늘 시리아의 방공 시스템을 피해야 했는데, 이제 시리아 영공에 대한 완전한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공군력의 궤멸로, 또한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도 더욱 수월해졌다. IAF 간부들은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수행할 때에 훨씬 안전한 루트를 갖게 됐다”고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말했다.
이스라엘공군에 의해 파괴된 시리아의 군 연구시설 단지/IDF
IAF는 이번 공습으로, 시리아의 중장거리 SA-22 대공 미사일(일명 판치르 S1)의 80%, 러시아제 SA-17 중거리 요격미사일 90%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또 27대의 전투기, 24대의 공격 헬기, 수백 기의 미사일이 파괴됐다.
IAF는 성명에서 “시리아 공군력은 중동에서 최강의 하나로 꼽혔는데, 이제 불과 몇 개의 방공 시스템만 남았고 이는 주요 위협이 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시리아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스라엘공군은 수도 다마스쿠스에서의 새로운 군사활동을 파악할 드론이나 정찰기를 자유롭게 띄울 수 있게 됐다.
◇알-아사드 정권 붕괴시킨 반군 세력은 이스라엘 공격에 침묵
흥미롭게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HTS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군 투입에는 침묵하고 있다. 영국 TV ‘채널 4′ 인터뷰에서 HTS 대변인 오베이다 아르나아웃은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의 최우선 관심사는 치안과 공공 서비스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답했고, 재차 질문을 받고서야 “물론 모든 나라가 새로운 시리아의 주권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경고’는 확실하다. 이스라엘은 HTS를 비롯한 반군이 어떤 시리아 정부를 구성하든지 또다시 알-아사드 정권처럼 이란의 도움을 받고, 레바논의 헤즈볼라에게 돈과 물자를 제공하는 육로를 제공하는 일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중해 길목 지키려면…러, 시리아 군기지 놓고 반군과 협상
핵심 전략 자산인 해군·공군 기지 사수 총력
"반군 HTS 접촉"…러, 표면적 이유론 ISIS 격퇴 들어
시리아 타르투스에 있는 러시아군의 지중해 해군기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러시아가 막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닌 시리아 내 해군과 공군 기지를 지키기 위해 시리아 반군과 협상 중이며, 합의에 거의 근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비호하며 시리아에서 군사기지를 운용했던 러시아는 독재정권이 반군에 몰락하자 기지를 잃을까 노심초사해왔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 서부 해안 도시 타르투스와 북서부 흐메이밈에 각각 두고 있는 해군기지와 공군기지를 유지하기 위한 교섭을 반군과 진행 중이다.
러시아 소식통은 러시아 국방부가 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시리아 반군의 주축 세력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과 비공식적인 합의를 통해 시리아 내 기지들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언론도 미하일 보그다노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HTS와 접촉했고, 이 단체가 외국 외교관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지키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보그다노프 차관은 시리아 기지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로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IS) 척결을 들었다.
그는 "모두가 테러와 ISIS 잔당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데에 동의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존재와 러시아 기지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지는 시리아 영토에 그대로 남아 있다. 다른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2017년 시리아 정부와 해군·공군 기지를 49년간 임차하기로 계약했으나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계약은 무용지물이 된 상태다.
해군기지는 러시아가 지중해에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고, 공군기지는 러시아의 아프리카 작전 수행을 가능케 하는 핵심 자산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반드시 사수해야 할 기지들이다.
블룸버그는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국제사회도 비공식적으로 러시아가 당분간 기지를 유지하는 것에 관해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군사기지가 러시아에서 IS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발호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방 관리들은 HTS도 러시아에 적대행위를 할 의사가 없다는 신호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ISIS는 2011년에 시작된 시리아 내전 초기에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에서 광범위한 영토를 차지했다.
IS라고도 불리는 ISIS는 2019년 3월 미국 등이 후원하는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와 이라크군에 의해 패퇴했으나, 현재도 일부 잔당이 남아있다.
러시아군이 사용 중인 시리아 북서부의 흐메이밈 공군 기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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