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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란이후 또 ‘순채무국 전락’ 위기…외화관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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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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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4 2008/09/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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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월 누적 경상수지: 78억$(8조) 적자: 환란이후 최대


■ 환란이후 또 ‘순채무국 전락’ 위기…외화관리 ‘빨간불’


[한겨레] 순대외채권 1년반 사이 1000억달러 줄어 들어

환율안정 실탄도 부족…한은 “당장 위기없어”

수출전선도 ‘먹구름’외화 부족 시름 깊어져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6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27억1천만달러로 지난 3월 말의 131억6천만달러에서 104억5천만달러나 줄었다. 이는 1999년 말의 68억달러 순채무 상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당국이 이후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보유 달러를 내다팔면서 외환보유액은 6월 말 2581억달러에서 7월 말 2475억달러로 감소했다. 대외채권에 속하는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106억달러나 감소함에 따라 지난달부터 사실상 순채무국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 유동외채 증가 불안

대외 채권보다 채무가 많다고 해서 당장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달러 수요가 일시에 몰릴 경우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고, 이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쏟아붓다 보면 위기에 빠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만기 1년 미만의 유동외채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달 말 현재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 비율은 90%다. 아직 252억달러의 여유가 있지만 유동외채가 외환보유액을 넘어서는 순간 외환당국은 환율에 대한 주도권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최근의 환율 급등에도 쉽게 개입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숨어 있는 대외채무가 있다. 2411억달러에 이르는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다. 주식투자자금은 대외채권이나 채무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외국인이 주식매각 대금을 달러로 바꿔 나가게 되면 그 순간 대외채무가 늘어나게 된다. 국내 은행들이 환전을 위해 차입 등을 통해 달러를 공급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지난해부터 대량으로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그나마 순매도 대금으로 국내 채권에 투자해 국외로 빠져나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심화하면서 주식매도 대금을 대거 회수해 가고 있다. 갑자기 대외채무가 급증할 수 있는 요인이 상존하는 셈이다.

■ 환율 상승 불가피할듯

그동안 외화 벌이의 주역이었던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 일본, 유럽이 동시 불황에 들어간 상황에다가 중국 경제마저 흔들리고 있다. 수출 전선이 무너지면서 경상수지 적자 폭이 커질 경우 외화 부족 현상은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한국은행은 당장 외화 유동성에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외채 가운데 사실상 내부거래인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의 본점 차입이 많고, 선박건조 선수금과 환헤지용 차입 등 순수한 의미의 채무라고 보기 어려운 자금이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흑자 도산하는 기업처럼 국가도 단기적인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언제든지 나라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위기가 닥치지 않는다 할지라도 일시적인 달러 수요 급증으로 환율이 급등해 이로 인한 물가상승 폭이 커지고,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질 경우 나라 경제는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이나 국외 차입금리가 올라가면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국제적인 신용경색 국면이기 때문에 외환보유고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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