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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실수’? 한국이 놓치고 있는 샤오미의 진짜 혁신게시글 내용
산자이(山寨·shanzhai)라는 중국말이 있다. 한자어 그대로 해석하면 산에 목책이 둘러쳐져 있는 곳을 뜻한다. 중국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산적 소굴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정부나 관리의 관할이 미치지 않는 곳이다. 이 단어의 정확한 번역은 무엇일까. 짝퉁이다. 상표나 디자인을 베낀 가짜 제품을 말한다. 1세대 정보기술(IT) 벤처 사업가 출신으로 <소프트웨어 전쟁>이란 책을 쓴 백일승씨는 “산자이에도 격이 있다”고 말한다. 흔히 중국을 짝퉁의 천국이라고 하지만, “중국 산자이 문화의 독특한 점은 거기에다 자신만의 무언가를 더해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대륙의 실수. 중국 기업 샤오미(小米)의 IT제품에 붙은 별명이다. 한국에서 샤오미의 존재감을 알린 제품은 대용량 배터리였다. 그리고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와이파이와 체중계까지 샤오미의 ‘mi’ 브랜드를 단 제품들이 쏟아져나왔다. 한국의 인터넷 쇼핑몰들은 샤오미 특별전을 별도의 카테고리로 기획했다. 가격은 종전 같은 카테고리 제품 가격의 절반 이하였다. 가성비, 즉 ‘가격 대비 성능이 괜찮은 제품’이기 때문에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런데 정말 실수였을까. ‘어쩌다가’ 싼 값에 괜찮은 품질의 제품이 나온 것일까. 지난 여름휴가 당시, 기자는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패키지여행을 갔다. 휴대폰에 관심을 가진 아들은 올해 봄부터 중국 방문을 원했다. 목적은 단 하나.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샤오미 휴대폰을 중국 현지에서 중고로 구입하겠다는 것이었다. 중국에서 조선족 출신 중국인 여성 가이드가 쓰던 휴대폰은 ‘삼성 갤럭시S3’였다. 이 가이드와 운전기사 모두 샤오미에서 출시한 대용량 보조배터리를 쓰고 있었다. 이 가이드는 “삼성제품을 쓴 지 2년이 다 되었는데, 교체시기가 되었는지 급속한 품질 저하를 느낀다”며 “나도 다음 휴대폰은 샤오미를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혁신기업 2위, 샤오미 가이드의 도움으로 중국 상하이의 뒷골목 전파상에서 샤오미 mi3 중고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었다. 협상 끝에 구입한 가격은 약 16만원. 신품 가격의 절반가량이었다. 샤오미 휴대폰을 구입하고 돌아오는 길에 길거리 가판대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샤오미 대용량 배터리를 목격할 수 있었다.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만원가량이었다. 짝퉁이 분명한 애플 로고를 달고 있는 배터리와 샤오미 배터리의 가격은 같았다. 그런데 6000원짜리 샤오미 배터리도 있었다.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가판대 주인은 씩 웃으며 “가격이 싼 것은 샤오미가 워낙 인기를 끄니 상표만 갖다 쓴 산자이 제품”이라며 “큰 품질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11월 24일, 샤오미의 CEO 레이쥔이 새로 출시한 레드미 노트3, Mi패드2를 소개하고 있다. EPA/연합 샤오미는 2010년 4월 6일 창립했다. 스마트폰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한 것은 2011년 7월 12일. 올해로 만 5년 된 신생회사다. 그런데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MIT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2015년도에 ‘가장 스마트한 기업 50개’ 중 샤오미는 2위를 차지했다.(1위는 앨론 머스크의 테슬라 모터스다). MIT테크놀로지 리뷰 측은 샤오미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 가격 후려치기(cut-price) 모델’에 자신의 모바일 메시지 플랫폼을 통한 반짝 세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유통회사(bender).” 제조사가 아니라 유통회사라고 평했다. 이 평가는 맞을까. 애플은 약 8조7000억원을 들여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지역에 본사 건물을 짓고 있다. 거대한 도넛 혹은 ‘착륙한 UFO’쯤으로 보이는 이 새 건물의 아이디어는 고 스티브 잡스가 낸 것이다. 2016년 완공 예정인 이 새 본사 건물은 사무실, 식당, 운동실 등을 갖춘 ‘작은 도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애플 측은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건물에 공장은 없다.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은 전 세계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프로세서는 퀄컴이나 삼성, 도시바 등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베터리나 액정도 마찬가지다. 삼성이나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이 생산해 납품한다. 최종 조립은 대만에 본사가 있는 폭스콘의 중국 현지 공장에서 이뤄진다. 샤오미의 휴대폰도 폭스콘을 비롯, 역시 대만 기업인 인벤텍의 중국 공장에서 제조되고 있다. “샤오미가 벤더면 애플도 휴대폰 제조사가 아닌 유통회사”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현업에 있다 보면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샤오미와 같이 급성장하는 기업에 대해 ‘대륙의 실수’와 같은 농담이 나오는 것을 보면 국내에선 중국의 발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관점의 편향 문제도 있다. 언론 보도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어떻다더라는 식의 보도가 주류다. 말하자면 G1에서 G2를 견제하는 부정적 이슈, 평가절하 패러다임을 그대로 (한국에서도) 따라하는 것이다.” 조상래 플래텀 대표의 말이다. 플래텀은 인터넷과 소셜, 모바일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하는 IT전문 미디어다. 이 매체가 중국 관련 IT 동향 정보를 상대적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샤오미의 홍보영화 <150g의 청춘>에 나온 샤오미의 공동창업자들. 왼쪽부터 레이쥔, 린빈, 류더, 저우광핑, 리완창, 황쟝지, 홍펑. /웨이보 여러 차례 중국 베이징의 샤오미 본사를 방문해 CEO 레이쥔(雷軍·45)을 만난 적이 있는 그는 “샤오미는 오히려 미국보다 더 미국스러운 회사”라고 말했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무엇일까. 레이쥔 회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영진이 미국 유학파 출신이며, 기업문화도 어느 IT기업과도 다른 독특한 수평적 문화라는 것이다. “샤오미 본사를 방문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다. 스티커를 붙인다든지, 보안엄수 분위기에 제약을 느끼는 삼성이나 LG 연구소와는 딴판이다. 안내하면서 그들은 우리라면 민감해 할 수 있는 설계도면 같은 것들도 ‘마음껏 다 찍어라’고 내버려둔다.” 기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열려 있는 개방과 공유의 문화가 DNA처럼 기업문화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떤 자신감일까. 앞의 <소프트웨어 전쟁> 저자 백일승씨는 게임 관련 벤처 일을 했던 2000년대 초반, 중국을 방문해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수출하기 위해 샤오미의 전신인 킹소프트(진산· 金山)를 방문한 적이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실력은 형편없었다. 그런데 레이쥔은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프로그래밍 실력이 워낙 출중해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카피할 수도 있고, 소스가 없더라도 리버스엔지니어링으로 충분히 만들어낼 실력이 있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킹소프트는 MS 오피스프로그램에 맞서는 중국판 오피스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wps오피스’와 온라인게임 ‘검협정연(劍鋏情緣)’을 내놓았던 회사다. 레이쥔은 대학시절부터 천재 프로그래머로 소문이 나 있었고, “허풍이 심한 중국인들 사이에서 ‘프로그래밍의 3대 천황’으로 소문나 있는 인사였다”고 백씨는 책에서 밝히고 있다. 다 보여주는 샤오미의 진짜 실력은 백씨에 따르면 샤오미의 여러 제품군에서 핵심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즉 그들이 내놓은 운영체제 MIUI다. 샤오미가 내놓은 공식 연혁표를 보더라도 2010년 샤오미가 설립된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MIUI의 내부 테스트 버전을 발표한 것이다. 구글이 내놓은 모바일 플랫폼인 안드로이드는 개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시 말해 안드로이드의 소스는 공개되어 있어 누구든 개방된 소스를 바탕으로 개량해 자신만의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다. 안드로이드는 두 가지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하나가 구글의 안드로이드라면, 또 하나가 AOSP, 즉 안드로이드 오픈소스프로젝트(Android Open Source Project)다. 샤오미의 MIUI는 이 AOSP를 커스터마이즈한 것이다. 백씨는 “더 흥미로운 것은 샤오미가 자신의 폰에만 최적화된 AOSP만 만든 것이 아니라 다른 제조사 휴대폰에도 맞는 AOSP를 만들어 풀어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삼성이나 LG폰에서도 샤오미의 운영체제를 설치하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삼성이나 LG가 갤럭시폰이나 G시리즈 폰을 만들 때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자 빅데이터나 정보는 구글 소유로 넘어가는 반면, 샤오미 MIUI의 정보는 그대로 샤오미가 갖는다. 뿐만 아니라 샤오미의 소프트웨어가 깔린 타사 휴대폰의 정보도 모두 샤오미가 갖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IT 주변기기 저가전략’의 숨은 목표도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스마트기기의 운영체제로 MIUI의 확산과 향후 이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 구축이라는 목적 아래 나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백씨는 샤오미의 MIUI 업데이트를 두고 ‘괴물’이라고 말한다. “보통 웬만한 규모의 소프트웨어 업체의 업데이트 주기는 준비에서 실행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제품을 출시하고 전혀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용자들이 어떤 요구를 하더라도 2주를 넘기지 않는다. 보통 화요일 요구사항을 수렴하여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를 하는 괴물 같은 회사다.” 샤오미의 공동창립자 리완창(黎萬强·38)이 쓴 <참여감>이라는 책에는 이 업데이트 사이클이 공개되어 있다. ‘월요일:개발, 화요일:개발-사용자 경험 보고, 수요일: 업데이트 예고, 목요일: 내부 테스트, 그리고 금요일 발주.’ 입소문을 중심으로 한 샤오미의 ‘인터넷씽킹’ 전략을 보여주는 레이쥔의 메모/리완창 <참여감>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샤오미를 창립하기 전의 킹소프트 시절인 2008년, 레이쥔은 집중, 극치, 입소문, 신속이라는 네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집중과 극치는 목표이고, 신속은 행동준칙이다. 입소문은 그가 강조하는 ‘인터넷 싱킹’의 핵심이다. 레이쥔은 이들 목표의 관계와 관련한 메모를 남겨 공개했다. 집중은 극치와 신속, 그리고 입소문과 이어지는데, 입소문을 매개로 사용자를 친구로 만들고 다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가 된다. 중심에는 입소문이 있다.(그림 참조) 샤오미의 전략은 그렇게 이뤄졌다. 가장 뛰어난 인재들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의 참여다. 개발건의와 주문, 입소문을 통한 홍보, 판매 모두 온라인으로만 이뤄진다. 화요일 주문을 받아 주문받은 만큼 생산해 금요일 발송한다. 최적화된 재고 제로(0) 전략이다. 제품의 개발과 홍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일반인의 참여다. 유튜브에서 검색해 보면 이 회사가 만든 ‘100인의 꿈의 후원자들 (100個夢想的贊助商)’이라는 영상이 나온다. 레이싱카를 만드는 ‘꿈’을 가진 두 시골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이들이 조립한 차가 서자 두 젊은이는 좌절한다. 그때 어린 소녀부터 할아버지까지 동네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돕는다. 마침내 경주장에 선 고물차. 전 세계의 슈퍼카들과 당당히 겨룬다. 다른 슈퍼카에 붙어 있는 유명회사 로고 대신 차에는 페인트로 이들의 ‘꿈’에 도움을 준 동네 주민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앞의 <참여감>에 따르면 이 차에 적혀 있는 이름들은 MIUI의 첫 공개 당시 테스트에 참여한 100명의 일반 사용자들이다. 실명도 있고 닉네임도 있다. “나는 제품의 열성적인 팬과 함께 참여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레이쥔의 말이다. 샤오미 제품에 대한 신뢰는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았다. ‘애플 짝퉁 아니냐’는 의심에서부터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레이쥔은 샤오미폰을 내던지는 시범까지 보이며 품질에 대한 의심을 잠재웠다. 중화권에는 ‘박스 브러더스(盒子兄弟)’라는 유명한 짤방이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두 사람이 자그마한 박스 위에 올라 서 있는 사진이다. 사진은 다양한 형태로 패러디됐다. “포장박스 하나에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사실 샤오미가 무슨 혁신이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백씨의 말이다. 혁신이라는 개념의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분명 애플이나 삼성과는 다르다. 시장이나 고객을 감동시키면 혁신이다. 그 첫 번째가 가격 혁신이다. 기술적 혁신만 혁신이 아니다.” 다시 ‘대륙의 실수’란 물음으로 돌아가 보자. 샤오미폰도, mi.com에서 매주 금요일 이뤄지는 혁신도 아직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샤오미는 전 세계 32개국 언어로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한글판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샤오미의 진면목을 보고 있는 것일까. ‘소녀시대’와 ‘삼성’이 갖고 있지 않은 DNA 일본 도쿄 아키히바라. 이곳에 자리잡은 돈키호테 빌딩 8층에는 ‘AKB48 극장’이 있다. 2005년에 생겼으니 햇수로 10년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일본의 대표적 걸그룹 AKB48의 상시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된 상품을 구입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멤버와 악수도 나눌 수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가 일본에 진출했을 당시 소녀시대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맞수로 거론되던 그룹이다. 한류열풍이 사그라지면서 ‘소녀시대’의 인기는 한물 갔지만, AKB48은 여전히 건재하는 일본의 대표 아이돌그룹이다. 앞서 리완창은 이 ‘AKB48 사례’를 새로운 시대의 징표로 인용한다. “초창기에는 도쿄 아키히바라의 서브컬처였지만, ‘직접 만날 수 있는 아이돌’이라는 획기적인 콘셉트를 표방해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샤오미가 택하는 전략이다. 샤오미에 대한 자료를 읽고 관련 인터뷰를 하면서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은 이것이다. ‘AKB48과 샤오미에는 있고 소녀시대와 삼성엔 없는 것은 무엇일까.’ “이미 끝난 것 아닙니까. 한국 IT의 가능성은.” <한국IT산업의 멸망> 저자 김인성씨는 지난봄부터 “중국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의 지위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해 왔다. 그는 최근 3~4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약진을 ‘못사는 집에서 장남을 밀어준 효과’로 비유했다. “사실은 그게 ‘착시효과’였다. 일본이 과거 한국 기업의 성장을 볼 때와 똑같다.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기업은 제품에 대한 구매수요나 이익을 국내에서 보장하는 한편, 전기세를 비롯해 모든 혜택을 다 주는 그런 상황이었다.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다. 샤오미가 MIUI로 중국 스마트폰 UI를 만들 때 한국은 하드웨어로 가버렸다. 예를 들어 삼성의 갤럭시 S5는 각국마다 다 다른 변종이 수천 개다. 최고급 엔지니어가 각각의 하드웨어에 맞는 OS패치나 만들고 있는 사이에 샤오미나 애플은 몇 개 안 되는 제품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업그레이드에 올인할 수 있었던 것이 차이였다.” 백일승씨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미 중국은 앞섰다. 우리가 중국의 상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계속 뒤지고만 있을 것인가. 국가적으로라도 전략을 만들어내야 한다.” 어떤 해법일까. “중국이라고 벤처 생존율이 6%가 아니라 60%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시도가 있어야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 같은 대기업이 사내벤처를 통한 지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런 때가 있었다. 1990년대 후반이다. 카카오를 개발한 김범수 의장이나 네이버의 설립자인 이해진 의장은 모두 삼성SDS 출신이다. 네이버컴 자체가 5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삼성SDS의 사내벤처로 출발했다. 한국 IT기업의 사내벤처로 최근에 그나마 사업 론칭에 성공한 경우는 폐쇄형 SNS인 밴드를 출시한 캠프모바일 정도가 전부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대표는 “애플 아이폰 이후에 제대로 된 충성층이 만들어진 경우는 샤오미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며 “‘커뮤니티에 기반한 서비스’라는 독특한 사업모델이 그들의 강점인 동시에 단점”이라고 말했다. 내수시장으로 중국은 그 자체가 글로벌에서 차지하는 포션이 큰 만큼 중국에서 성공한 것은 확실하지만, 올해 샤오미가 진출하려 했던 인도나 브라질, 그리고 내년에 예정되어 있는 동남아 진출이 과연 성공적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문자 그대로 파죽지세(破竹之勢)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샤오미의 성공과 별도로 우리가 되물어야 하는 질문은 따로 있다. 이그나이트(ignite), 다시 말해 한국 IT의 ‘혁신의 불꽃’은 이제 꺼져가는 중이며, 재기는 불가능할까. 무겁지만 직시해야 하는 질문이다. -------- 샤오미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 8가지 1. 샤오미는 현재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 1위 기업이다. 테크크런치의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중국에서 6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전년 중국 1위 기업이었던 삼성을 앞질렀다. 마켓셰어에서는 애플의 아이폰과 1, 2위를 다투고 있다. 2015년 상반기에 삼성 휴대폰은 3위 화웨이에 이어 4위로 추락했다. 2. 샤오미의 사명 ‘小米’의 뜻은 좁쌀이다. 샤오미는 처음 사무실을 열었을 때부터 좁쌀죽을 끓여 먹는 전통이 있다. 3. 샤오미의 전신은 게임회사였다.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은 킹소프트(진산·金山)에 입사해 온라인 게임을 만들던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킹소프트는 ‘검협정연’ 등 온라인게임과 MS의 오피스 프로그램과 유사한 UI를 갖고 있는 중국판 오피스 프로그램을 만들던 회사다. 과거 킹소프트는 한컴오피스를 만드는 한글과 컴퓨터에 비유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올해 8월 오피스 프로그램과 관련한 MOU를 맺었다. 4. 샤오미는 삼성과 LG 부품 사용을 자사제품 품질 홍보로 이용했다. 샤오미 10400mAh 보조배터리 홍보포스터에는 “알루미늄 합금 케이스, LG/삼성의 코어 사용 69위안”이라는 홍보문구가 들어 있다. 현재 웹페이지에 올라 있는 선전문구도 동일하다. 공동창업자 리완창의 책 <참여감>에 따르면 당초 이 광고의 시안으로는 ‘슬림한 대용량’, ‘보조배터리를 새롭게 정의한다’, ‘상상 이상의 아름다움’ 등이 제안되었다. 리완창에 따르면 ‘가격 대비 최고 성능’이라는 셀링포인트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부품을 생산한 회사를 언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5. 샤오미가 매년 4월 초에 여는 사용자 축제의 이름은 ‘미펀제’다. 이 행사의 상품으로는 팝콘이 제공된다. 6. 모바일 메신저도 샤오미는 제공하고 있다. 이름은 ‘미랴오(mitalk)’다. 7. 샤오미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토끼다. 당초 공룡 등도 검토되었지만, 멸종한 동물이라 최종적으로 토끼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8. 샤오미 짝퉁도 있다. 샤오미가 선풍적 인기를 끌자 짝퉁 샤오미 제품도 나와 현지에서 유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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