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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28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흘 연속 `사자'에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우리 증권시장을 괴롭혀 왔던 외국인 `엑소더스'가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단 이익실현 등을 위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공세는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렇다고 매수 추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 1천65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앞서 26일과 27일에도 1천516억원과 56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 사흘연속 순매수는 올들어 처음 = 외국인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국내 시장에 대해 매도공세를 강화해 지난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무려 10조6천797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또한 이번 사흘 연속 순매수행진을 하기전에는 올들어 단 4일만 순매수를 기록할 정도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는 거셌으며 이틀 연속 매수한 것도 단 한차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달 8조5천499억원어치의 매도세를 기록, 하루 평균 3천886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는 지난 27일까지 2조1천350억원의 매도만을 기록해 하루평균 매도규모가 1천25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최근 사흘간 외국인 자금동향은 기존의 흐름과 다소 다른 부분이 엿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까지는 외국인 매도규모만 줄어왔으나 최근들어서는 이에 더해 매수규모가 서서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 외국인들은 하루 평균 1조원대의 매도에 8천억∼9천억원대의 매수를 기록,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이번주들어서는 매도규모는 그대로 1조원대인데 비해 매수규모도 1조원대로 올라서 소폭 매수세로 전환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도가 우리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하루평균 매도규모가 2천억원 정도는 돼야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의 매도가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축소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도 상승세를 지속, 지난달말에 비해 이달들어서만 이날까지 6.8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 "대규모 매도는 마무리..사자전환으로 보기는 아직 무리" = 전문가들은 일단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미국과 영국계 자금들의 대규모 이익실현 추세는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들어 글로벌 시장을 괴롭혀온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단기유동성 확보를 위한 펀드들의 매도행진도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의 이익실현 매물이 대부분 소화된데다 글로벌 신용위기사태에 따른 리스크 회피물량 출회도 약화된 모습"이라며 "아직 신용위기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단기적인 매물 출회가능성은 상존하지만 현재 의미있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최근 사흘 연속 지속되고 있는 매수세가 아직은 외국인들의 매수 추세로의 전환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미국의 금리인하 등에 따른 시장의 유동성이 실물자산을 거쳐 서서히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국내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최소한 외국인들의 매수전환이 의미를 가질려면 금액기준으로 1조원 이상, 기간으로는 열흘이상 매수세가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최근 매도세가 줄어든 것은 신용위기 우려가 둔화되면서 예전과 달리 유동성 확보를 위한 급매도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사흘 연속 매수세가 이어진다고 해도 외국인들이 매수 추세로 전환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