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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애플의 특허공격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구글 대변인이 "다음주 최신 운영체제(OS) 젤리빈(안드로이드4.1)을 적용한 갤럭시
넥서스를 판매할 것"이라며 "특허 침해와 관련한 문제는 해결했다"고 밝혔다고 ABC뉴
스 등 주요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갤럭시 넥서스는 아이스크림샌드위치(안드로이드4.0) OS가 적용된 첫번째 폰으로
구글과 삼성전자와 긴밀히 협력해 만들었다.
갤럭시 넥서스는 현재 미국 내 판매가 중단돼 있다. 애플이 특허 침해를 이유로 낸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달 29일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
이다. 법원은 지난 4일 삼성이 제출한 판매금지 집행 유예 요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이때 문제가 된 기술은 한번에 웹, 메일, 휴대폰 내부 저장소 등 모두 검색하는 통
합검색 기능이다. 구글은 갤럭시 넥서스용 젤리빈OS에서 이 기술을 수정해 특허 시비
를 피해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삼성이 갤럭시넥서스를 정상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갤럭시
넥서스 판매를 못하게 되면 삼성은 1~2개월 내에 1억달러(115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
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이 제품 변경으로 애플이 제기한 판매금지 조치를 돌파한 것은 벌써 세번째다.
삼성은 지난해 8월 네덜란드 법원이 바운싱(화면 끝까지 스크롤할 때 튕기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기술) 특허침해를 이유로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리
자 소프트웨어를 수정해 판매를 지속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독일 법원에 의해 태블릿PC 갤럭시탭10.1의 판매가 금지되자 디자
인을 수정한 갤럭시탭10.1N을 내놨다. 애플이 제기한 디자인 특허 침해 부분을 피해간
것이다.
그동안 삼성이 제품 변경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구글이 적극적으로 특허 우회 방법
을 찾았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갤럭시 넥서스는 다른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4.0을 활
용할 때 참고하라는 의미를 담은 레퍼런스(기준)폰이다.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 부분은 대부분 구글이 관장한다. 판매 금지 조치에 대해 구
글이 빠른 대처에 나선 것도 그만큼 대표 제품이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계속해서 삼성에 대해 특허 공격을 해왔지만 삼성이 입은 손실은 미미하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해서 문제 기술을 피해가는 것은 어려운 일
이 아니다"라며 "삼성의 매출 감소 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반면 애플은 소비자들의 보이콧(거부) 운동에 까지 직면했다. 구글이 제작한 갤럭
시 넥서스까지 팔 수 없게 만들면서 구글팬들이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구글 팬들은 구글플러스와 트위터에서 '#Boycottapple' 해시태그를 확산시키며 '안
티 애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애플의 행동은 마치 포드가 자사 자동차 모양
과 비슷한 모델이 많다는 이유로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을 고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며 애플의 잇따른 특허소송 행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애플의 애플의 폭스
콘 공장 노동 착취 내용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애플의 특허 공세가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계속
해서 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만큼 이를 제어할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
드 제조사들과 특허 협상에 돌입하더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가
필수적이다.
정동준 수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갤럭시 넥서스에 젤리빈을 탑재해 특허침해 시
비에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애플은 또 다른 통합검색 특허를 앞세워 공격할 수 있다"며
"보통 특허 포트폴리오를 짤 때 한가지 특허만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특허를 모
두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송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은 디자인이나 사용자환경(UI) 특허를 앞세워 삼성을 공격하고 삼성
은 우회 기술이나 디자인 변경을 통해 회피하는 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
다"고 덧붙였다.
[황지혜 기자 / 김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