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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대비 얼마나 올랐느냐를 봐야지..

올 3월 알파고 돌풍과 함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로보어드바이저(-)들은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 아직 도입 초기단계인 만큼 관련 펀드와 랩어카운트( ·랩)의 수탁액이 눈에 띄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브라질 펀드와 같은 일부 상품처럼 30~40%의 고수익을 올린 상품도 없었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컸던 올 상반기 증권사들이 출시한 총 29개 랩중 7월 말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세 개에 불과했다. 4월부터 6월까지 출시된 로보어드바이저 공모 펀드 5개의 최근 1개월 평균도 7월 말 기준 수익률이 3%가 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 변동성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 손실 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 투자 자산을 운용해 변동성 장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지적한다. 방대한 시장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자산배분을 실행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위험 중수익의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와 랩 

올해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증권사 랩 상품과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펀드 출시 이후 7월 말까지 연환산 수익률은 대체로 중수익 목표치(연4~5%)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수익률 변동성도 주식형 펀드나 코스피에 비해서 낮아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국내에 출시된 로보어드바이저 공모펀드는 키움자산운용이 쿼터백투자자문에서 제공하는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출시한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 펀드 5종이 유일하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4~6월 출시된 5개 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7월 말 기준으로 3.09%를 기록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자문사들과 협약을 맺어 로보어드바이저 랩을 운용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상품 29개 중 수치가 공개된 25개도 올 2월 출시 시점부터 7월 말까지 평균 수익률이 3.77%로 중수익 목표치를 달성하고 있었다. 이 중 절반 가까이인 12개의 상품의 수익률이 3~5%에 모두 머물렀다. 증권사 중 수탁액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가 운용하고 있는 5개 랩의 평균 수익률은 6.25%, 이 중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밸류시스템의 아이로보는 3월 출시 이후 수익률이 12.96%에 달했다. 

하지만 펀드의 설정액과 랩의 수탁액은 크게 늘지 않은 상황이다.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5일 기준 200억3000만원에 달한다. 자문사와 계약을 맺어 로보어드바이저 랩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수탁액은 150억원이 채 안 된다.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선뜻 로보어드바이저 금융상품을 선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종목중심 투자방식에서 자산배분 형태 투자방식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특징은 종목분석 위주의 투자로 고수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장상황을 고려해 변동성을 낮추는 쪽으로 자산배분을 실행한다는 점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세계 각국의 경제지표, 주가지표 등을 비롯한 방대한 빅데이터들을 학습하고 상관관계를 분석해 현 시점과 가장 유사한 패턴을 보였던 시점을 찾아낸다. 이때 하락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이라 판단하면 손실위험을 낮추는 쪽으로 운용 자산들의 편입비중을 재조정한다. 다시 말해 변동성이 낮은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리고 위험도가 높아진 자산 비중을 줄여 손실을 먼저 방어하는 것이다. 

기존 분산투자의 개념은 하락변동성이 커질 경우 단순히 채권 투자의 비중을 늘리고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는 것에만 머물렀다. 이와 달리 로보어드바이저의 분산투자는 해외 각국의 다양한 기초자산(채권, 부동산, 금, 원유, 통화, 주식)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등에 골고루 투자해 자산배분을 실행한다. 쿼터백 투자자문의 장두영 부대표는 “무조건적인 고수익이 아니라 변동성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주식형 펀드 및 코스피 지수의 연 환산 변동성 수준이 10~15%로 확인되는 반면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상품의 변동성은 5~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