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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일

㈜상보, 필름에 기술넣으니 ‘돈방석’


포장지 인쇄서 출발

고부가 상품 잇단 개발

올 매출 900억원 거뜬


‘600m 한 롤에 1000만원 하는 인몰드필름’, ‘온도차 나는 금속이나 유리소재의 성에를 원천 방지하는 필름’, ‘LCD패널의 보호와 광확산용 각종 필름시트’.

우리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각종 전자제품들에 ‘약방의 감초’처럼 쓰이는 산업용소재다.

경기 김포의 필름소재 전문업체 ㈜상보. 이 회사 김상근 사장이 30년동안 필름산업 외길을 걸으면서 개발한 결과물이다.

이 회사도 처음에는 과자포장지와 같은 필름에 글자나 그림을 인쇄하는 데서 출발했다.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면서 값싼 필름만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외국산에 의존하던 고부가가치 필름관련 소재로 하나씩 발을 들여 놓았다.

“77년 스물일곱이라는 팔팔한 나이에 필름 인쇄용 작은 기계 한 대로 창업했습니다. 사양화에 대응하며 외국산에 의존하는 필름소재를 하나씩 개발하는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에 필요한 회사가 돼 간다는 생각이었으니까요.”

상보는 그라비아인쇄, 미디어필름(오디오 및 비디오 테이프)에서 선팅필름, 디스플레이용 필름 등으로 차근 차근 진출했다.

선팅필름 하나만 봐도 열과 적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에 건축물이나 자동차를 총격으로부터 막아내는 방탄 등 놀라운 기능이 숨겨져 있다. 지금은 사양화됐지만 미디어필름만 해도 아직 세계 1위 공급업체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30년에 걸쳐 ‘항상 보배로운(常寶) 회사가 되자’는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해 왔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개발을 마친 인몰드필름은 ‘판박이 찍기’와 같이 필름과 플라스틱소재를 일체화해서 찍어내는 전사방식의 인쇄.성형기술. 고도의 인쇄기술과 코팅기술 사출기술이 결합돼야 만들 수 있는 소재라는 것.

이는 고가 휴대폰 케이스를 비롯해 자동차 우드그레인이나 각종 전자제품의 하이테크소재로 이용된다. 예컨대 ‘앙드레김 냉장고’가 가능한 것도 이 인몰드필름 덕분이다. 5000억원대의 이 시장은 일본의 1개 업체가 독점하고 있어 국내 대기업들의 요청으로 개발해냈다.

가장 돋보이는 분야는 2006년 LCD BLU용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프리즘시트 개발.

이에 따라 상보는 시장을 독식하는 미국 3M과는 다른 원천기술로 LCD용 빛의 확산.보호.반사.프리즘 등 4개의 필름시트를 모두 개발,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업체가 됐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는 LCD.휴대폰 등 조립산업에서는 선진국이나 다름없지만 전자소재 70%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관련소재 개발에 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거창한 목표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소재산업에서 ‘언제나 약방의 감초같은 기업들에 필요한 기업’으로 남는 게 목표라고 했다.

지난해 573억원에서 올해 상보의 매출액 예상은 900억원, 내년에는 신소재까지 추가로 출시돼 1400억원은 넘을 것이란 계산이다. 코스닥시장에도 10월중 상장된다.

김 사장은 “매출액이나 규모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값싼 필름을 소재로 높은 부가가치를 부여해가는 ‘의미있는 회사’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담담히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