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산업 현장에선 3D·곡면·초고화질 TV 이어 자존심 경쟁 패널·소재 등 첨단기술 결정체…하반기 출시 [ 남윤선 기자 ] 글로벌 TV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전쟁이 ‘플렉시블(flexible) TV’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지난 몇 년간 3차원(3D) 방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기술 등을 놓고 소송전까지 불사했던 두 회사는 올초부터 화면을 휘게 만든 ‘커브드(곡면) 기술’로 싸움을 해왔다. 삼성과 LG는 올 하반기 화면을 자유자재로 휘었다 펼 수 있는 플렉시블 TV를 통해 곡면 기술의 최강자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곡면전쟁, 진짜 승부는 ‘플렉시블’ 올해 TV시장의 트렌드는 UHD(초고화질) TV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해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작년 판매량의 10배에 달하는 1500만~1600만대가 팔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업계 순위를 좌우할 고가 TV시장의 대다수를 UHD가 차지할 것이란 얘기다. 이 같은 UHD TV시장에서의 차별화를 위해 삼성과 LG가 선보인 기술이 ‘곡면’이다. 소니 등 일본 업체에 비해 UHD시장에 늦게 뛰어든 삼성은 ‘곡면’을 앞세워 지난 1분기 21.6%의 점유율로 시장 1위에 올랐다. 삼성은 LCD 패널을 휘게 만든 제품으로, 가격 측면에서 OLED 곡면 제품을 내놓은 LG에 앞서며 시장 우위를 차지했다. 하반기 두 회사가 내놓을 플렉시블 TV는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평면과 곡면을 자유롭게 오가도록 할 수 있는 제품이다. 따라서 ‘곡면이 낫냐, 평면이 낫냐’ 또는 ‘누가 많이 휘게 만들었느냐, 어느 정도 휘는 게 좋으냐’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기술이다. 두 회사는 올초 미국에서 열린 가전쇼인 CES 2014에서 각각 LCD와 OLED 패널로 만든 플렉시블 TV 시제품을 선보였고,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LG전자는 “OLED는 백라이트가 없어 플렉시블 제품을 만들기 쉽다”고 주장한다. 반면 삼성은 “LCD 패널로도 충분히 플렉시블 기술을 확보했다”고 받아치고 있다. 플렉시블 TV는 첨단기술력이 뒷받침돼야 만들 수 있다. 화면을 수백~수천 번 구부렸다 펴도 견디는 내구성을 갖춰야 하며, 휘었을 때나 펴졌을 때 동일한 수준의 UHD급 화질도 구현해야 한다. 패널뿐 아니라 TV 프레임도 수시로 휘어져야 하기 때문에 소재 경쟁력도 필수적이다. 화면을 어떤 방식으로 휘어지고 펴게 할지도 관심이다. 두 회사는 모터, 형상기억합금 등 다양한 방식을 실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TV를 휘고 펴기 위해 각종 장치가 들어가면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디자인으로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렉시블 제품을 통해 일본, 중국업체와 격차를 벌리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힐 수 있어 삼성과 LG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삼성 LG의 끝없는 기술 전쟁 삼성과 LG는 지난 수년간 끊임없는 기술 싸움을 벌여왔다. 2011년 3D TV 방식을 둘러싼 싸움이 대표적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셔터글래스(SG) 방식의 TV를, LG전자는 필름편광(FPR) 방식의 3D TV를 출시한 뒤 상대 기술의 문제점을 제기, 논쟁까지 일어났다. 2012~2013년엔 OLED 대형 패널을 만드는 기술을 둘러싸고 법정 소송까지 벌였다. 2012년 4월 경찰이 삼성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등 OLED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삼성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LG 측을 비난했다. LG도 삼성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맞대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재로 소송은 취하됐지만 양사 간 기술을 둘러싼 앙금은 계속 잠복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양사 간 기술 경쟁은 때로는 지나칠 때도 있지만 국내 업계가 세계 TV시장을 휩쓰는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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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다음 격전지는 '플렉시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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