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사 매출 1분기 90억 작년보다 2배이상 늘어
간장약 시장도 동반성장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로는 간 때문이야~."

축구선수 차두리 씨가 직접 CM송을 부르고 모델로 출연한 간장약 피로회복제 '우루사'가 대박을 터뜨렸다. 우루사 덕분에 대웅제약은 올해 1분기 1729억원의 매출을 올려 2위 제약사로 우뚝 올라섰다. 2008년 이후 5위권으로 밀려났던 대웅제약이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업계 부동의 1위인 동아제약과의 1분기 매출액 격차를 370억원대로 줄일 수 있었다.

우루사 광고는 상반기 내내 TV 광고효과 부문에서 1위를 질주했다. 노래방에서도 사람들 입에 찰싹 달라붙어 애창곡 순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전 국민을 세뇌시킨 듯한 '간 때문이야' 로고송 덕분에 피로회복을 위해 간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트렌드'를 세팅하는 데 성공한 게 가장 큰 소득이다.

◆간장약 시장까지 키웠다

'간 때문이야~' 송을 히트시킨 대웅제약의 '우루사'는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국내 일반의약품(OTC) 간장약 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36% 키웠다. 간장약의 전체 매출액이 올 1분기 2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57억원 늘어난 것이다. 물론 견인차는 우루사다. 우루사는 광고와 향상된 약효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올해 1분기 9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44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전체 간장약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지난해 1분기 28.2%에서 올 1분기 42.1%로 13.9%포인트 증가했다. 이 덕에 대웅제약도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우루사를 제외한 기타 간장약 제품들의 매출은 124억원을 기록,전년 동기대비 9.2% 증가율로 역시 동반성장을 보였다. 우루사 한 제품의 선전으로 전체 시장 '파이'가 훌쩍 커진 셈이다.

김진영 대웅제약 부장은 "지난해 100억원대 매출을 올린 16개 제품 가운데 전문의약품(ETC)이 아닌 일반의약품은 우루사가 유일하다"며 "이런 추세라면 우루사의 분기 매출 100억원대도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 제약업계는 연매출 100억원대 의약품을 '블록버스터'라 부른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의약품이 분기당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대형사고(?)'는 최근 의약계 불황을 감안할 때 '놀라움' 그 자체다.

제약 및 광고 관계자들은 우루사의 대히트에 대해 △적절한 모델 선정 △쉽고 단순한 광고 △정확한 메시지 전달을 주요인으로 분석했다. 사실 우루사는 대웅제약이 1961년 출시한 '올드' 간장약이다. 그런데 50년이 지난 현재 역대 최고매출을 기록하면서 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5개월 겨울잠 자도 끄덕없는 'UDCA'

사람은 5일 동안만 오줌을 누지 못하면 독성물질인 요소가 온 몸에 퍼져 곧 죽는다. 그러나 곰은 5개월 동안 오줌을 누지 않고도 겨울잠을 잔다. 또 긴 겨울잠 속에서도 뼈가 전혀 약해지지 않는다. 이는 곰의 독특한 간 해독작용 때문이다.

곰은 신장 세뇨관의 오줌을 재흡수해 간에서 완전 해독시킨 뒤 단백질 생성에 사용한다. 이런 해독의 신비는 바로 곰의 웅담 안에 있는 담즙산에 있다.

웅담은 담즙산이 풍부해 암모니아를 요소생성 공장으로 원활하게 이동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웅담이 예로부터 다양한 간 보호작용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명약의 재료로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다. 웅담 중에서도 우루소데속시콜린산(UDCA)이 36% 이상 들어있는 것을 상품(上品)으로 취급하는데,우루사 120 캡슐에는 웅담 한 개 분의 UDC`A가 함유돼 있다. 곰의 웅담은 야생동물보호조약에 따라 직접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곰의 웅담과 비등한 효과를 내는 UDCA 성분을 대량 합성해 얻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