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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게임株의 부활? 기업관리 '실종'게시글 내용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신작 출시지연에 불확실한 공시..'기업틀' 갖춰 신뢰부터 회복해야]
웹젠이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길을 잃었다. 엔씨소프트는 '타뷸라라사'의 실패 후 주주환원 정책도 먹히지 않고 있다. YNK코리아는 매출의 절반이 순손실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소액주주들이 최대주주 샨다와 대치하고 있다. 장사 잘했다는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조차 주가는 변변치 않다. 불황을 모르는 NHN은 게임업체라기보다 포털업체다.
게임주는 '죽은' 걸까.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에 눌린 신작들의 부재, 1인칭슈팅게임(FPS)과 캐주얼게임으로 치중된 시장 분위기로, 지난해 게임업계는 활력을 잃었다. 활기없는 시장에 투자자인들 꼬이지 않을리 없다. 게임주의 몰락은 곧 게임업계의 기업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하지만 게임주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데는 히트작 부재 외에도 '기업 관리' 및 투자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있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신작 출시 1~2년 연기는 관행?
흔히 게임사업을 '사람 장사'라고 한다. 공장 돌린다고 게임이 찍어져 나오는 게 아니다. 제조업체는 제품이 안나오면 기계나 공장이라도 남을텐데 게임업계는 이나마 없다. 철저히 사람이 만드는 일이다보니 신작 프로젝트가 뒤집어지기도 하고 지연되기도 한다.
IR을 할 때마다 업체들은 신작 개발 일정에 힘을 주지만 애널리스트들은 회의적이다. 지켜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작게임은 기대가 큰 만큼 출시 시기와 현금 유입 시기에 관심이 집중는데 정작 개발사조차 상용화 일정을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 때는 공개 서비스만 믿고 주식을 샀다가 상용화가 늦어지면서 된서리를 맞은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오죽하면 증권업계 내에서는 공개서비스 때 역으로 주식을 팔라는 황당한 룰까지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온라인 게임은 신작 개발 발표, 비공개시범테스트, 공개시범테스트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상용화된다. 비공개테스트와 공개테스트는 많게는 각각 3차까지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가 아닌 이상 생소한 개념일 뿐더러, 정작 언제쯤 수익이 현실화될 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아예 개발기간을 처음부터 보수적으로 잡고, 일정이 지연되면 원인을 분명히 밝히는게 낫지만 개발이 지연될 때마다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고, 해당 업체들은 '쉬쉬'하기 바쁘다.
◇CEO=개발자? 중재자가 절실
출시 일정 지연은 게임업체 특유의 조직문화와도 연계된다. 게임업체는 개발자가 우대를 받는 개발자 조직이다. 최고경영자(CEO) 역시 수치에 밝거나 조직관리에 능하기보다는 개발지향적이다. 개발팀에 힘에 실리니 출시 일정을 맞추는 것보다는 일정을 늦춰도 게임의 완성도에 주력하기 마련이다.
수년간 공들여 개발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게임사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게임을 섣불리 내놓고 이용자들에게 뭇매를 맞는 것보다는 시간을 더 들여도 이용자의 호평을 받아야 게임출시가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장사의 경우 일정 지연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은 심각할 수 있다. CEO가 개발과 마케팅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야 하는 이유다.
유진투자증권 최찬석 애널리스트는 "게임포털이 아닌 개발에 비중을 둔 업체들은 개발자 출신의 CEO가 많다. 이건 개발 면에서는 장점이지만 기업관리 면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애널은 "하지만 비 개발자 출신의 CEO가 조직을 장악하기가 쉽지 않아 업체로서도 불가피한 입장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서 얼마야?" 불확실한 수출 공시
게임업계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또 다른 요소가 해외 퍼블리싱 계약 공시다.
온라인 게임은 해외 수출 시 라이센스비와 미니멈개런티, 러닝개런티를 받게 된다. 라이센스비와 미니멈개런티(계약금)는 게임 흥행과 관계없이 받지만 러닝개런티는 일정액 이상의 매출이 발생해야 서비스사와 나눠갖게 된다. 그나마 미니멈 개런티도 계약기간 동안 서비스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눠 받는다.
지난해 2월 중국의 더나인과 '헉슬리'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웹젠. 사상 최대의 계약금을 받아냈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라이센스비가 얼마이고, 미니멈 개런티가 얼마인지 공시만 봐서는 알 길이 없다. 상용화 이후 3년간 총 계약금이 3500만달러라는 설명 뿐이다. 상용화 일시나 계약으로 인해 계약 당해 얼마가 들어올지는 미지수다.
YNK코리아 역시 지난해 3월 '로한'의 대만 유료화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공시를 냈다. 그러나 현지법인인 YNK타이완과 YNK코리아의 수익 배분비율은 밝히지 않았다.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한 개인투자자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공시가 투자에 중요한 판단변수인데 계약 조건이 애매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제조업체와 달리 제품을 넘기는 대로 돈이 들어오는게 아닌데 공시만 믿고 덜컥 주식을 사면 낭패보기 십상"이라고 밝혔다.
적어도 게임 '스튜디오'가 아닌 '회사'라면 기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창구로 공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희정기자 donts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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