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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인화원서 사장단워크숍 개최
최고경영진 40여명 총출동해 사업점검

구광모(가운데) LG 회장이 25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주제 발표를 청취하고 있다. 사진제공=㈜LG
[서울경제]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넘어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목표를 세워 LG의 역사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26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25일 경기 이천시에 있는 LG인화원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이처럼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권봉석 ㈜LG 부회장을 비롯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등 최고 경영진 40여 명이 참석했다. LG그룹은 매 분기 사장단회의를 개최하며 이중 3분기 회의는 워크숍 형태로 더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한다.

워크숍에서는 LG의 미래와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끝장 토론이 진행됐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더 나은 혁신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격식을 허물어야 한다는 게 평소 구 회장의 소신이다.

주제 강연 발표자로 나선 조 CEO는 지난 3년 동안 LG전자가 추진한 고객중심 경영체계 사례를 소개하면서 앞으로도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이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 시장을 위협하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내용도 공유됐다. 그동안 가전시장에서 중국 제품은 대부분 '2등' 자리에 머물러 있었지만 최근에는 로봇청소기 같은 틈새 상품은 물론이고 TV, 냉장고 등 주력 시장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LG 최고경영진들은 이에 따라 LG 전체 계열사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단순히 제품을 개선하는 수준으로는 더 이상 생존이 힘들다고 본 것이다. LG의 한 관계자는 "차별적 고객가치가 사업의 의사결정과 행동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먀 "계열사 별로 도전적 목표를 수립하고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 실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구광모(가운데 줄 왼쪽) LG 회장이 25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AI 모빌리티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LG

이어 LG 계열사들의 한해 혁신 성과를 점검하는 사례 공유 세션에서는 40여 개의 성공 케이스가 무대 위에 올랐다. LG전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내부 데이터 분석 등 AI를 활용한 일하는 방식 개선 사례를 소개했고 LG디스플레이는 AI에 기반한 제조 공정 이상감지 시스템을 설명했다. 국내 최초 난임 치료 지원 앱(LG화학), 스마트 팩토리 구축(LG에너지솔루션) 등이 경영진들의 이목을 끌었다.

구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이른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에 대한 로드맵 점검도 진행됐다. 구 회장은 차량에 탑재된 AI 비서가 자동차 내부를 제어하는 모빌리티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면서 AI 발전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바이오는 물론 배터리 등 클린테크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경영진은 설명했다. 실제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약 후보 물질의 단백질 구조 분석에 AI를 활용해 6개월 동안 1000개가 넘는 물질을 검증하며 신약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셀 설계에서도 AI를 활용해 기존 2주 이상 걸리던 작업을 단 하루로 줄였다.

구 회장은 "과거 모든 사람이 백색가전 시장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지만 세계 최고, 최초 목표를 세우고 도전한 결과 글로벌 1등 브랜드를 만들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불가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을 이뤄냈던 것처럼 도전해 나가자"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LG는 과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했던 사장단회의를 올 들어 각 계열사를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바꿔 진행하고 있다. 3월에는 연구개발(R&D) 요람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사장단 회의가 열렸고 5월에는 평택 LG전자 생산기술원에서 회의가 개최됐다. AI 등 각종 선단 기술의 발전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는 경영진들의 의사가 반영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