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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의약 시장 무한팽창 중… 낙오땐 국가미래 '시름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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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449 2010/03/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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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의약 시장 무한팽창 중… 낙오땐 국가미래 '시름시름'
[의약 강국 코리아] <1> 왜 세계 무대로 가야 하나
글로벌 기업들 "황금알 잡아라" 총력전
일단 '시밀러' 분야 집중 경쟁력 키워야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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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제약 기업인 미국 화이자는 한 해 매출이 451억달러(약 51조8,600억원)에 이른다. 조선 분야 세계 최고 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작년 매출액은 21조원. 딱 두 배다. 연간 연구 개발(R&D)에만 매출액의 17%인 76억달러(약 8조7,400억원)를 쓴다. 작년 현대건설 매출액(9조2,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한국에서는 이미 자동차 조선 철강 반도체 휴대폰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탄생했지만 유독 의약 산업에서는 내놓을 만한 기업들이 없다. 그간 제조업 분야에서는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 육성책을 내놓았고, 기업도 수익을 좇아 투자를 확대했지만 의약 분야에서는 여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의약 산업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전 세계적인 부의 증가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의약품 수요가 많아지면서 의약 산업 시장은 2004년 5,400억달러에서 2007년 7,700억달러로 커졌고, 2020년에는 1조3,00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세포나 단백질 등을 배양한 뒤 여기서 약효 성분을 추출ㆍ정제해 만드는 바이오 의약 분야는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 세계적 연구 기관들이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 기업들이 너도나도 바이오 의약 시장을 선점하려고 뛰어드는 이유다. 이미 화이자는 바이오텍을 인수했고,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 업체인 로슈는 바이오 암 치료제를 만드는 제네텍을 47억달러에 사들였다.

합성 신약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기업들이 바이오 의약 기업들을 인수하는 이유는 세계 시장의 판도 변화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예측한 대로 화학합성물질을 이용해 만드는 합성 신약은 거의 포화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97년 개발된 최초 합성 의약품인 아스피린 이래 화학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화학식을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치료제는 대부분 개발됐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실제로 세계 10대 의약품 항목에서 차지하던 합성 의약품 개수는 2000년 절대 다수인 9개에서 2008년에는 절반으로 줄었고, 2014년에는 고작 3개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08년 1,080억달러에서 2015년에는 2,00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 곧바로 바이오 의약 산업에 뛰어들 수는 없다. 이정석 식품의약품안정청 바이오생약국장은 "바이오 시장은 이미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 업체들이 오랜 기간 R&D를 통해 자리를 잡고 있다"며 "특히 이미 특허로 등록된 바이오 의약품이 많아 후발 주자인 한국 제약 업체들이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대규모 투자 비용이 문제다. 일반 합성 신약도 그렇지만 적어도 10년 이상 R&D에 몰두해야 한다. 많으면 1조원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동아제약 한미약품 녹십자 등 국내 대형 기업들도 주저하는 이유다.

하지만 합성 의약품의 복제약(제네릭)과 유사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보건 당국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바이오시밀러란 바이오 신약을 베낀다는 점에서 제네릭과 같지만 생물체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라 원조 신약과 효능 면에서 똑같지 않다. 오히려 잘만 만들면 더 효능이 뛰어나 바이오베터 의약품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바이오 신약은 대부분 특허 상태였기 때문에 그간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이후부터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는 것이 많다.

김현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바이오 산업은 10년 앞으로 내다보고 선진국과의 경쟁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뛰어 넘기 전략이 필요하다"며 "그간 바이오 분야에서의 축적된 생산 역량을 활용한다면 우리에게 맞은 가장 유망한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오 의약품이란

주로 햄스터와 같은 포유류에서 떼낸 세포에 특정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등을 투입해 엄격히 통제된 연구 시설에서 배양한 뒤 이 중 치료에 쓰일 수 있는 물질을 추출ㆍ정제해 만드는 생물 의약품.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유방암 대장암 당뇨병 관절염 등에 치료 효과가 탁월해 고가로 팔린다

▦바이오시밀러란

합성 신약의 복제약(제네릭)과 같은 개념으로 바이오 신약의 제조 공정을 동일하게 따른다는 점에서 제네릭과 유사하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생물 의약품의 특성상 제조 환경에 따라 바이오 신약과 조금씩 다른 효능을 갖기 때문에 '유사하다'(Similar)는 뜻을 붙여 바이오시밀러로 부른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량해 더 나은 신약격으로 쓰이는 게 바이오 베터(Bio-bett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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