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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다치와 기술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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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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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5 2006/1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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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명용기자]

경기도 파주의 탑엔지니어링 본사를 찾았다. 1층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명판들. 한걸음 다가가 살펴보니 그동안 탑엔지니어링이 받은
특허를 명판으로 만든 것이다. 특허를 받은 나라도 다양하다. 한국은 물론이고 대만,
일본, 미국, 유럽 등 각국에서 받은 특허가 빼곡히 걸려있다.

한 직원의 말이 걸작이다. "이제 시작인걸요. 앞으론 1층 로비가 모자랄겁니다. 조만
간 특허가 쏟아지게 돼 있습니다."

탑엔지니어링의 첨단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탑엔지니어링은 LCD, 반도체 장비 업체다. 또 관련 기술을 응용해 다양한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첨단 기술에 다양한 사업구조와 마케팅이 더해진 탑엔지니어링
은 초일류 중소기업에서 초일류 중견기업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의 기술력은?



탑엔지니어링의 현재 주력사업은 LCD 디스펜서란 장비다.

디스펜서는 LCD패널에 액정층을 입히는 장비를 말한다. 기존 장비는 두개의 유리기판
사이에 액정용 화학물질을 흘려 넣는 가압주입방식이었다. 그러나 LCD패널의 크기가
커지면서 기존 방식의 비효율성이 지적됐다. 일정한 비율로 액정층이 입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탑엔지니어링이 만든 디스펜서는 LCD패널 위헤 미세한 방울로 화학물질을 떨어뜨려 액
정층을 입히는 장치다. 옆으로 뉘워놓고 화학물질을 뿌리기 때문에 패널 크기가 커져
도 일정한 액정층 형성이 가능하다.

디스펜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화학물질을 뿌리는 토출구. 일정한 비율로, 일정한
크기의 화학물질을 뿌려야 LCD패널의 선명한 화질을 보장할 수 있다.

탑엔지니어링의 디스펜서 토출구는 0.3mg 수준의 화학물질 입자를 분사해준다. 조만간
0.1mg 크기의 입자를 뿌리는 토출구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렇게 작은 크기의 토출구
를 만들고, 이를 일정하게 뿌려주는게 디스펜서의 핵심 기술이다.

탑엔지니어링이 디스펜서를 개발하기 전까지 국내 LCD패널업체들은 일본 히다치에서
관련 장비를 전량 수입했다. 그러나 탑엔지니어링은 2002년 10월 디스펜서 국산화에
성공했고,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히다치와 경쟁을 시작했다.

탑엔지니어링의 디스펜서는 일본산보다 가격도 30% 가량 저렴하고, 신속한 기술지원도
가능하다. LG필립스LCD는 지난 2002년 5세대 라인을 시작으로 6, 7세대 라인까지 탑
엔지니어링의 디스펜서를 사용하고 있다.

LCD핵심 장비인 실 디스펜서도 탑엔지니어링에서 국산화에 성공했다. LCD기판을 이루
는 TFT 글라스와 컬러필터글라스를 합착하는데 필요한 장비다. 두개의 유리기판을 붙
이는데 필요한 화학물질을 바르고, 이를 합착시키는 장치다.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다

탑엔지니어링은 LCD장비를 만들었던 기술력을 이용해 반도체 장비 등 다양한 신사업으
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플립칩본더가 대표적인 사례. 플립칩본더는 기존 반도체칩의 받침
부분을 필림형태로 만들어주는 장비를 말한다. 탑엔지니어링은 최근 이 제품의 개발
에 성공해 공급을 개시했다.

포팅시스템은 플립칩본딩을 완료한 후 필름에 얹어진 칩과 IC사이에 수지를 도포해 IC
를 보호하는 장비다. 포팅 시스템은 0.1mm이하의 얇은 테이프를 정밀하게 필링하면서
정량의 수지를 토출시키는 방식으로 IC가 공기 중에 산화되거나 열하되는 것을 방지
해주는 기능을 한다.

플립칩본더와 포팅시스템 시장은 2006년 500억, 2008년 1800억, 2010년에는 2100억원
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다. 올해 탑엔지니어링은 전체시장의 30% 정
도인 150억원의 수주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수주한 액수만 61억원 가량이다.


장비 뿐 아니라 신소재 사업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이 최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카본나노튜브'(CNT) 사업이다. CNT는 탄소
를 나노크기로 작게 만들어 기계장치나 디스플레이 장치에 도포하는 형태로 쓰인다.
스크린에 손을 대면 커서가 이동하는 터치스크린이 CNT를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탄
소나노가 전기 흐름을 읽어 주기 때문이다. 이를 응용하면 휘어지는 플렉서블디스플레
이 등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리퀴드렌즈도 눈길을 끈다. 리퀴드렌즈는 액체를 이용해 렌즈를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 물방울이 볼록렌즈역할을 하는 이치를 응용한 기술이다. 기술이 개발되면 저렴한 제
조비용에 기능이 탁월해 향후 카메라폰 렌즈를 대신할 제품으로 손꼽힌다.

일정한 비율로 화학물질을 보내는 기술을 응용하면 정밀제어장비를 만들 수 있다. 이
미 CCSS란 이름의 화학물질 정밀 제어 장비를 개발해 화학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OLED 증착장비, 투명전극, LCD 컷팅 장비등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다양한 사업분야가
탑엔지니어링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세계 시장으로

탑엔지니어링은 LG반도체 사내 벤처로 시작해 LG와 관계가 돈독하다. 처음 LCD장비를
만든 것도 LG필립스LCD와 공동작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다
양한 매출처를 확보하는 수준으로 커졌다.

대만의 AUO, 한스타, 콴타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인 거래처다. 중국의 BOE옵토일렉트
로닉스, IVO, SVA 등도 LCD패널 라인 증설과 함께 주요 거래처가 되고 있다.

대만과 중국의 LCD장비 시장은 일본 히다치와 탑엔지니어링의 2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항상 맞붙는 숙명의 라이벌 관계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과 한국의 중소기업의 경
쟁구도는 탑엔지니어링의 기술력과 위상을 잘 보여준다.

탑엔지니어링은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해 왔다.

2003년 393억원에서, 2004년 718억원으로 껑충 뛰더니 올해는 803억원의 매출을 목표
로 하고 있다. 순익도 덩달아 2003년 95억원에 2004년 221억원, 지난해엔 120억원으로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읜 올해부터 LCD와 반도체장비 매출 비중을 7대3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납품이 개시된 반도체 장비 플립칩본더와 포팅시스템으로 반도체 매출 비중
이 크게 늘었다.

이관행 대표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과 변화로 안정적인 사업다각화로 세계적인 종합
장비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최명용기자 xpert@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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