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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쪽 온라인 여론조작 왜하나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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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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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79 2012/12/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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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여론조작 왜?
재보궐선거·지방선거서 위력 실감
올해초 위원회 만들고 대응책 마련
하부조직별 당원 상대로 교육 강화
적은 계정에도 박 지지글 대량 생산

‘온라인 민심’의 열세를 만회해보려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의 무리수가 끝내 화를 불렀다. 박 후보 캠프의 윤정훈 에스엔에스(SNS)미디어본부장 등이 ‘에스엔에스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된 것은 대선을 앞두고 다급해진 보수진영의 처지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에스엔에스 콤플렉스’를 구시대적 방식으로 극복하려다 탈이 난 꼴이다.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와 2010년 6·2 지방선거는 보수 진영이 트위터 등 에스엔에스의 위력을 실감하는 계기였다. 박원순·나경원 후보가 맞붙었던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선 오후 6시까지 39.9%에 머물던 투표율이 두시간 만에 48.6%로 급상승했다. 유명 연예인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15년 만에 최고 투표율(54.5%)을 기록했던 6·2 지방선거 역시 스마트폰의 보급과 맞물려 소셜미디어가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로 기록됐다.

 

에스엔에스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여론에서 야권에 일방적으로 밀린다고 판단한 보수진영은 발빠르게 대선 준비를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올해 초 박근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부터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계정을 개설하고 ‘에스엔에스소통특별위원회’ 등을 만들어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대선을 앞두고는 시·도당 위원회나 지역 선대위 하부조직별로 당원들을 상대로 에스엔에스 활용법 교육을 강화했다. 검찰에 고발당한 윤정훈씨도 10월17일 당협위원장 부인들을 상대로 새누리당 당사에서 에스엔에스 활용 교육을 했고, 11월6일엔 전북도당, 11월12일엔 경남도당에서 지역 당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지난 10월엔 박 후보의 중앙선대위 아래 국민소통본부를 출범시켜 온라인 선거운동에 더욱 힘을 쏟기 시작했다.

 

보수진영의 이런 노력은 통계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나타냈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사회학과)가 지난 9월 트위터에 등장한 대선 관련 글들을 후보 지지 성향별로 분석한 결과, 친박근혜 성향의 글이 6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박근혜 성향의 글을 쓰는 트위터 계정은 전체 계정의 12%에 불과했지만, 이 계정들은 문재인 지지 계정에 비해 평균 9배, 안철수 지지 계정에 비해 35배의 글을 더 생산했다. 장 교수는 당시 이런 온라인상의 박 후보 지지 계정이 인위적으로 동원된 ‘알바’들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교양학부)는 “보수진영이 질적 열세를 양적으로 만회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런 인위적인 노력은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에스엔에스의 소통방식과 어긋나기 때문에, 효과도 크지 않을뿐더러 결국엔 무리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덕진 교수는 “2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친박 성향의 패턴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조직적으로 동원했다는 의심이 드는 경우가 많다. 쌍방향 소통이 핵심인 온라인 공론장에선 편파적이거나 왜곡된 여론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교수는 “자발성을 생명으로 하는 에스엔에스 공간에서 ‘동원의 리더십’ ‘하향식 전파방식’을 택했다는 사실 자체가 리더십의 부족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번에 에스엔에스 불법 선거운동이 적발된 것은 억지스러운 온라인 여론조작 시도가 맞게 될 파국을 보여준 셈이다.

 

박현철 정환봉 조혜정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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