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 하나로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휩쓰는 '벤처신화'를 만든
레인콤
(4,590원 570 -11.1%). 하지만 거침없이 승승장구하던 회사가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심각한 경영 위기에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또 레인콤의 극적인 회생은 가능할까.
레인콤의 2006년 상반기 실적은 충격적일만큼 심각했다. 매출은 72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3% 감소했다. 한참 잘나가던 지난 2004년 하반기 매출(2708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1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수익성 역시 마찬가지. 2006년 상반기 영업손실은 329억원, 순손실은 445억원으로 이미 2005년 전체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넘어섰다.
◆'아이팟' 한방에 휘청..벤처의 한계인가
레인콤 신화의 비결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과감한 세계화였다. 하지만 벤처의 한계였을까. 이 신화는 애플의 '아이팟' 한방에 무너졌다.
'아이리버'와 '아이팟'의 가장 큰 차이로 전문가들은 가격과 '아이튠스', 그리고 디자인을 꼽는다.
일단 애플은 '아이팟'의 점유율 증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저가전략을 채택했다. 우선 삼성전자로부터 낸드플래시를 대량 구매하면서 원가를 낮췄다. 여기에 콘텐츠 및 액세서리를 통한 부가수입 전략으로 기기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었다. '아이팟'은 세계 시장에서 100~200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내시장에서도 지난 2005년 9월 출시된 '아이팟 나노'의 경우 당시 국내 제품들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이었다.
또 '아이팟'이 슬림과 휠이라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건 것이 레인콤의 '디자인 강공'을 무력화시켰다. 세계적으로 온라인음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이팟'의 콘텐츠 서비스 '아이튠스'도 애플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설상가상 삼성전자도 애플을 거들었다. 본의는 아닐지라도 낸드플래시를 애플에 염가에 공급한 것이 레인콤의 가격경쟁력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물론 삼성전자측은 "계약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비상식적인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MP3P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레인콤으로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내에서도 버거운 경쟁자를 맞게 됐다. 삼성전자의 MP3P '옙'은 꾸준히 국내 점유율을 늘려 최근에는 월별기준 점유율에서 30% 가까이 근접하며 레인콤과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성장했다.
◆뼈아픈 레인콤의 자만
레인콤의 실책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존 성과에 자만하고, 안주했다. '아이리버 프리즘' 이후 이렇다 할 히트상품를 내지 못했고, '아이팟' 공세에 대해서도 안이하게 대응하는 바람에 위기를 더 키우고 가속화했다.
레인콤이 '프리즘' 이후 내놓은 제품들은 시장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는 여러 기능을 집어넣는`컨버전스'에 치중하다가 디자인을 중시하는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벤처의 성공요인이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인 무엇'이라면 '프리즘'은 그 성공요인을 충분히 갖췄지만 그 이후에는 그러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또 '아이팟'의 공세 이후 MP3P 이외의 부문에서 수익보전 및 새 수익원 찾기에 나섰지만 이 역시 어설펐다는 지적이 많다. 민감한 시기에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MP3P 사업에 오히려 소홀하다보니 결국 매출도 크게 줄고 적자폭도 커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팟의 공세가 시작될 무렵에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틈새시장 전략을 취했다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실지회복 어디까지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호령했던 레이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새사령탑을 맡은 30대 젊은 대표, 김혁균 사장은 일단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축소, 조직 변경 등을 통해 MP3P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주변 여건은 정말 만만치 않다. 레인콤이 초고속 성장세를 달리던 2000년 초반과 달리 MP3P 시장은 어느 정도 성장속도가 줄어든 상황이고, 기존 강자들의 수성전략도 막강하다.
애플은 최근 8GB 플래시형 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2GB, 4GB 제품의 가격을 낮췄다. 신제품 출시와 저가경쟁이라는 양동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또 MP3P에 영화 재생 기능을 추가하고 용량을 80GB로 늘린 하드디스크형 제품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독일에서 열린 IFA 전시회에서 'YP-K5'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외장 스피커 탑재, 블루투스 기능 등이 특징이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연말쯤 '준'이라는 MP3P를 내놓을 계획이고, LG전자도 최근 '앤' 브랜드의 MP3P 마케팅을 강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또 레인콤이 와이브로 게임기 쪽으로 외도를 하면서 발생한 MP3P 연구개발에 대한 공백도 차질을 줄 수 있다. 회사측은 "차질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줄일 것"이라며 "올해 4~5개 정도 신모델을 더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인콤은 올들어 현재까지 총 4개 제품(전자사전, 지상파DMB 단말기 포함)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레인콤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잘나가던 시절을 완전히 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직 MP3P 시장이 포화상태가 아니고 곳곳에 틈새도 있는 만큼 이런 측면을 잘 공략한다면 과거의 위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아이리버 프리즘'처럼 벤처 특유의 유연한 사고에서 나올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 필수적이다.
레인콤의 2006년 상반기 실적은 충격적일만큼 심각했다. 매출은 72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3% 감소했다. 한참 잘나가던 지난 2004년 하반기 매출(2708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1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수익성 역시 마찬가지. 2006년 상반기 영업손실은 329억원, 순손실은 445억원으로 이미 2005년 전체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넘어섰다.
◆'아이팟' 한방에 휘청..벤처의 한계인가
레인콤 신화의 비결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과감한 세계화였다. 하지만 벤처의 한계였을까. 이 신화는 애플의 '아이팟' 한방에 무너졌다.
'아이리버'와 '아이팟'의 가장 큰 차이로 전문가들은 가격과 '아이튠스', 그리고 디자인을 꼽는다.
일단 애플은 '아이팟'의 점유율 증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저가전략을 채택했다. 우선 삼성전자로부터 낸드플래시를 대량 구매하면서 원가를 낮췄다. 여기에 콘텐츠 및 액세서리를 통한 부가수입 전략으로 기기 가격을 더 낮출 수 있었다. '아이팟'은 세계 시장에서 100~200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내시장에서도 지난 2005년 9월 출시된 '아이팟 나노'의 경우 당시 국내 제품들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이었다.
또 '아이팟'이 슬림과 휠이라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건 것이 레인콤의 '디자인 강공'을 무력화시켰다. 세계적으로 온라인음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이팟'의 콘텐츠 서비스 '아이튠스'도 애플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설상가상 삼성전자도 애플을 거들었다. 본의는 아닐지라도 낸드플래시를 애플에 염가에 공급한 것이 레인콤의 가격경쟁력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물론 삼성전자측은 "계약상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비상식적인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MP3P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레인콤으로서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내에서도 버거운 경쟁자를 맞게 됐다. 삼성전자의 MP3P '옙'은 꾸준히 국내 점유율을 늘려 최근에는 월별기준 점유율에서 30% 가까이 근접하며 레인콤과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성장했다.
◆뼈아픈 레인콤의 자만
레인콤의 실책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존 성과에 자만하고, 안주했다. '아이리버 프리즘' 이후 이렇다 할 히트상품를 내지 못했고, '아이팟' 공세에 대해서도 안이하게 대응하는 바람에 위기를 더 키우고 가속화했다.
레인콤이 '프리즘' 이후 내놓은 제품들은 시장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는 여러 기능을 집어넣는`컨버전스'에 치중하다가 디자인을 중시하는 시장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벤처의 성공요인이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인 무엇'이라면 '프리즘'은 그 성공요인을 충분히 갖췄지만 그 이후에는 그러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또 '아이팟'의 공세 이후 MP3P 이외의 부문에서 수익보전 및 새 수익원 찾기에 나섰지만 이 역시 어설펐다는 지적이 많다. 민감한 시기에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MP3P 사업에 오히려 소홀하다보니 결국 매출도 크게 줄고 적자폭도 커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팟의 공세가 시작될 무렵에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틈새시장 전략을 취했다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실지회복 어디까지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호령했던 레이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새사령탑을 맡은 30대 젊은 대표, 김혁균 사장은 일단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축소, 조직 변경 등을 통해 MP3P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주변 여건은 정말 만만치 않다. 레인콤이 초고속 성장세를 달리던 2000년 초반과 달리 MP3P 시장은 어느 정도 성장속도가 줄어든 상황이고, 기존 강자들의 수성전략도 막강하다.
애플은 최근 8GB 플래시형 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2GB, 4GB 제품의 가격을 낮췄다. 신제품 출시와 저가경쟁이라는 양동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또 MP3P에 영화 재생 기능을 추가하고 용량을 80GB로 늘린 하드디스크형 제품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독일에서 열린 IFA 전시회에서 'YP-K5'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외장 스피커 탑재, 블루투스 기능 등이 특징이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연말쯤 '준'이라는 MP3P를 내놓을 계획이고, LG전자도 최근 '앤' 브랜드의 MP3P 마케팅을 강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또 레인콤이 와이브로 게임기 쪽으로 외도를 하면서 발생한 MP3P 연구개발에 대한 공백도 차질을 줄 수 있다. 회사측은 "차질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줄일 것"이라며 "올해 4~5개 정도 신모델을 더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인콤은 올들어 현재까지 총 4개 제품(전자사전, 지상파DMB 단말기 포함)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레인콤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잘나가던 시절을 완전히 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직 MP3P 시장이 포화상태가 아니고 곳곳에 틈새도 있는 만큼 이런 측면을 잘 공략한다면 과거의 위치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아이리버 프리즘'처럼 벤처 특유의 유연한 사고에서 나올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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