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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엔 장기투자할 중견기업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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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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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0 2006/07/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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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콤 A060570
  코스닥  (액면가 : 500)      * 07월 11일 16시 57분 데이터   
현재가 6,100  시가 6,080  52주 최고  
전일비 ▼ 30  고가 6,200  52주 최저  
거래량 295,277  저가 6,080  총주식수 17,200,000 

 

 


<아이뉴스24>

'대한민국 코스닥시장엔 장기투자할만한 중견기업이 없다.'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중견기업 장기투자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한 중견기업들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

호의적인 업계 분위기와 증권사 전망에 편승해 상장 직후 최고가를 기록한 중견기업들은 이후 과열경쟁에 이은 시장 지배력 약화로 거품이 빠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타는 일이 잦다.

그렇다고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아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조금씩 빠지기 때문에 손실을 피부로 체감하기도 어렵다.

최근 부도처리된 브이케이(VK)와 삼보컴퓨터, 레인콤 등 누구나 알만한 중견기업 맏형들도 이 같은 경우다.

◆시간이 흐를 수록 주가는 떨어져

부도에 이은 상장폐지 절차에 따라 현재 매매 중지 중인 VK. VK는 지난 2000년 10월 12일 1만3천505원으로 코스닥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권 출신 사장이라는 이유와 공격적 경영으로 일반의 관심을 한꺼번에 받던 VK는 2주만에 몸값이 2배에 가까운 2만5천95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만5천950원은 VK의 역대 최고가였다. 이후 주가는 점진적으로 빠지며 그해 12월말 4천원대까지 떨어졌다. 또 2001년 7월에 3천원대로 주저앉았고 9월엔 2천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말부터 부도설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주가는 한 단계 더 내려앉았다. 1천원대에서 주가를 형성하던 VK는 결국 지난달 7일 1천원선이 붕괴, '동전주'가 돼버렸다. 현재 주가는 545원. 시가총액도 40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레인콤도 상황은 비슷하다. 레인콤은 2003년 12월 9만4천원으로 상장한 후 신나는 초창기를 보냈다. 한때 12만4천500원까지 올랐던 레인콤 주가는 9만원 선에서 머물다 2004년 4월 잠시나마 10만원선을 회복한 후 계속해서 하락세다.

올해 4월 1만원까지 내주고 만 레인콤은 현재 6천원대 초반에서 매매되고 있다. 증자 등을 고려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주가로만 봤을 때 현재가 6천원은 역대 최고점 대비 5% 수준에 불과하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아이리버'란 브랜드 파워로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했던 레인콤이지만 현재는 시장 축소와 대기업과의 과열경쟁 때문에 초라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


이밖에 상장 직후인 1999년 12월 28일 38만6천500원까지 올랐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이나 삼보컴퓨터 등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다음이야 1~2만원에서 바닥을 찍고 치솟아 현재는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지만 삼보컴퓨터는 자금난 등 위기를 겪으며 현재는 매매가 중지된 상태.

삼보컴퓨터는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현재 거래 중지 상태로 상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상장폐지 금지 소송 1심에서 패소함에 따라 다시 상장폐지 위기를 맞게 됐다.

◆왜 중견기업이 커나가지 못하나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크지 못하고 주저앉는 현상에 대해 언론이나 증권 전문가들은 '기업이 현 상태에 안주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그러나 이 같은 해석에 중견기업 관계자들은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 중견기업 대표이사는 "레인콤이나 VK 모두 소위 말해 '블루오션'을 파고든 기업들이다"라며 "그러나 돈이 좀 된다 싶으니까 대기업들이 뛰어들었고, 이에 따라 자금력이 달리는 중견기업이 무너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는 끊임 없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라고 주문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인 줄 아냐"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길은 대기업과 철저히 밀착해 영업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중소기업의 대표이사도 "중소기업이 오랫동안 살아남는 길은 미국의 퀄컴처럼 원천기술을 보유하는 방법 뿐"이라며 "그러나 자금을 조달할 길이 별로 없는 우리같은 소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기업들은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꼼짝없이 부도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노출돼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안 좋은 소문이 나면 은행에서도 대출을 꺼리고 코스닥시장에서의 증자도 쉽지 않다. 뭔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화려하게 등장한 코스닥기업들이 초반엔 승승장구하면서 주가도 강세를 보이지만 점차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주가도 내려앉는다"며 "믿어준 주주들에겐 미안하지만 경영이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들이 코스닥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원하는 기업들은 자금 조달보다 홍보 효과를 노려 접근하는 일이 대다수"라며 "잘나가기 시작하면서 상장을 시도하기 때문에 상장 시점이 오히려 기업가치가 최고에 달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상장과 동시에 자금 조달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주주들에게도 이득을 줘야 하지만 현재는 이 같은 선순환구조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코스닥 시장의 해묵은 숙제"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그렇다고해서 모든 중견기업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NHN같이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며 "기업의 재무상태는 물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종목과 시점을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재만기자 ot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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