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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콤·삼성전자·코원·엠피오 등 국내 업체가 주름잡고 있는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에 해외 업체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2일 애플컴퓨터가 기존 제품보다 30% 이상 싼 ‘아이팟 나노’를 내놓으면서 국내 업체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니·올림푸스 등도 올해부터 신제품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어서 MP3플레이어 시장에 ‘국내파’와 ‘해외파’ 간의 한판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해외 브랜드 몰려온다=아이팟 나노는 애플이 ‘아이팟 셔플’에 이어 선보인 플래시 메모리 타입의 MP3P다. 나노는 2GB 용량이 23만원, 4GB 용량의 제품이 29만원으로 국내 동급 제품보다 3분의 1 이상 저렴하다. 이처럼 싸게 내놓을 수 있었던 데는 플래시 메모리를 대량 공급한 삼성전자의 역할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인지도, 뛰어난 디자인 등으로 유명한 애플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국내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나노는 판매가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준비된 1차 물량이 모두 팔렸다. 대리점에서는 개점하기 몇 시간 전부터 수백명이 몰려와 기다리는 풍경도 벌어졌다.

애플의 공세와 더불어 소니, 올림푸스 등도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들은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쌓은 명성을 MP3P에서도 이어간다는 포부다. 소니의 경우 과거 워크맨·휴대전화 등에서 보여준 수려한 디자인과 강력한 배터리 수명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림푸스도 지난 7월 첫 제품을 선보인 이후 하드디스크 타입 2종류, 플래시 메모리 3종류 등을 출시했다. 연말까지 5종류의 신제품을 더 내놓고 국내 시장점유율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어떤 게 있나=소니가 플래시 메모리 제품으로 내놓은 ‘NW-E500’ 시리즈는 3분간 충전으로 3시간 재생이 가능하다. 충전 완료 후에는 최장 50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향수병을 연상시키는 외양과 4가지의 화려한 컬러 등 소니 특유의 디자인이 돋보인다.

FM 라디오 수신과 어학공부를 위한 구간 반복 기능이 지원된다. ‘NW-E400’ 시리즈는 NW-E500과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부가 기능을 모두 빼 가격은 3만~4만원 더 저렴하다.

올림푸스의 엠로브 ‘MR-F10’은 OLED 화면을 갖춘 제품 중 가장 가볍다. 배터리를 포함해 무게가 25ｇ에 불과하다. 목걸이형 플래시 타입으로 작고 앙증맞아 20~30대 여성들을 겨냥했다. 보이스 레코더 기능과 다양한 외국어 지원을 통해 자동가사도 제공한다. 일본 최대의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요도바시의 MP3P 판매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 나노는 두께가 0.69㎝에 불과하다. 가격 대비 뛰어난 용량으로 2GB, 4GB의 제품은 각각 500곡, 1,000곡의 음악 저장이 가능하다.

◇콘텐츠 부족 등 단점도=그러나 해외 브랜드의 MP3P는 대부분 자체 디지털저작권관리(DRM)만을 지원해 멜론, 도시락, 맥스MP3, 뮤즈 등 국내 주요 음악포털에서 음원을 다운로드 받을 수 없다. 애플의 경우 자체 음악 스토어인 아이튠스에서 음원을 제공받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소니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국내 이용자들은 DRM이 없는 개인간 파일 공유(P2P)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CD에 들어있는 음악을 MP3파일로 전환시켜야 한다. 하지만 P2P는 현행법상 불법이다.

또한 이들 브랜드들은 국내 제품에 비해 각종 부가 기능이 부족해 복합 기기를 좋아하는 이용자에게는 아쉬움을 줄 수도 있다. 이밖에 아이팟 나노의 경우 액정이 너무 잘 깨진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애플 본사가 문제의 제품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