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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생각하는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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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03 2018/08/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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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생각하는 마음들


   친구는 어릴 때 친구가 잊어버리지도 않고 오래도록 생각나게 한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 6년 동안 사귀던 친구들은 평생을 잊지 못하는 친구다. 동기생 친구의 모임을 주선하다가 보면 간혹 모임을 꺼리는 친구가 있는 일이다. 참여 못 하는 이유가 자기가 보기 싫은 친구 때문이란다. 그 친구가 있는 자리는 같이하기가 불편하다는 이야기다. 사람마다 성격이 천차만별이다. 자기의 생각에 딱 맞아떨어질 필요로만 생각되는 친구는 아마 소수거나 없을 수가 많다. 세상에는 자기가 세상 따라 맞추어 살아야지 세상이 자기에게 맞게 되어 있는 경우는 없다. 의복은 자기에게 맞는 것을 구하기 쉽지만,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사람이 매우 드물기 마련이다. 사람의 마음은 시시각각 때와 분위기에 따라 변하는 일이다. 그 변화무쌍한 사람의 생각들이 나의 마음에 맞도록 다가와 주기 기다리는 행위는 맹랑하다. 이런 생각 자체가 어리석기 그지없다. 엄마의 마음이 자기에게 가장 좋게 다가오지만 자기가 성이 날 때는 엄마의 마음조차 귀찮을 때도 있는 일이다. 세상에 엄마의 마음 말고는 나에게 그렇게 가깝고 보드랍고 흐뭇하게 하는 마음은 없을 일이다. 누가 어릴 때 엄마의 마음처럼 나에게 다가오는 마음이 세상에는 없다. 인간 생활에 늘 이런 엄마 마음만 바란 생각을 가진다면 이거야말로 왕자병이나 공주병이라 할 것이다.


   한 부모는 열 명의 자식을 하나 같이 좋아하지만 열 자식은 하나 부모를 향한 마음이 부모 같지가 않다는 옛말이 가슴에 다가온다. 친구란 부모의 마음과 같은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친구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다정해지고 보고 싶어지고 좋은 생각에 남기고 싶어지는 일이다. 이런 마음이 바로 부모의 마음과 비교되는 친구를 얽어매는 끈이다. 끈끈한 정이 인간 사이에 녹아 흘러서 도저히 그 고운 생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친구다. 친구라는 인생의 얽기로 모든 친구를 감싸 안고 좋아한다. 마치 부모의 마음처럼 친구라는 말만 들어도 좋아지는 생각은 그 때문이다. 그런 좋은 친구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거리게 하는 바람을 엉뚱한 곳에 초점을 맞추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카카오톡을 하면서 친구끼리 그룹 창을 만들면 말없이 나가 버리는 친구들이 있다. 그 사람은 그 그룹의 진정한 친구가 아닐 것이다. 그 그룹이 일반적인 우연히 만난 친구가 아니고 초등학교 동기들 모임 그룹이라면 생각이 달라진다. 학교 동기라는 자체를 거부하는 일이 되기에 말이다. 방법이 서툴러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 조금 있으면 그냥 참여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누가 강요하거나 강제하지도 못하는 통신상의 서비스일 뿐이다. 그런 통신상의 속성을 이해하기도 전에 자기 마음을 먼저 나타내며 거부상태를 만들면 참여자들이 매우 언짢은 생각이 나게 마련이다. 한가지가 싫어서 많은 친구를 떠나는 일이 아쉽기만 하기 때문이다.


   친구끼리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믿음을 앞세워 정성 들여야 한다. 그래서 삼강오륜에 붕우유신(朋友有信)이란 말이 있다. 벗이란 서로 믿는 신의가 매우 소중하다고 우리에게 가르쳤다. 일방적인 무조건 믿으라는 말이 아니라 서로가 믿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말일 것이다. 그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배려가 필요하기에 친구 사랑의 선재 조건이다. 친구를 만나는 일은 매우 반가운 일에 속한다. 특히 어릴 때 사귄 친구를 뜻밖에 만나면 반갑기 그지없다. 내가 퇴직하기 전 친구 두환이가 내 근무하는 직장에 직접 방문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덥석 끌어안았다. 자주 오지도 않는 시청에 한 번 오기란 쉽지 않을 일이다. 대구에 살면서 오래전에 자기가 거주하던 시골 가옥 터가 공부상 어떤 형태로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고 한다. 관리하는 부서에 나와 같이 가서 공부 열람을 하고 자기가 필요한 사항을 상세하게 잘 알았다며 즐거운 표정이다. 그간의 생활 이야기며 친구들 근황도 들을 기회였다. 그 뒤 얼마 후 지금은 고인이 된 두선이가 찾아왔다. 내 얼굴 보고 싶어서 민원실 볼일 마치고 바로 가려다가 들렸다고 한다. 초등학교 졸업 후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때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나보다 3살이 많으니 학교에 다닐 당시는 처녀티가 나서 나 같은 어린이는 생각에 담지도 않은 나이다. 뜻밖의 여자친구 방문에 반가워 어찌할 줄을 모를 지경이었다. 특히 민원사항에 나를 필요로 해서 방문한 일도 아니다. 여자로서 당당하게 어릴 적 친구를 찾아 방문하는 일이 어려운 일인데도 찾아주니 고맙기가 한량없다. 매점에서 같이 음료수를 마시며 여자 친구들의 소식도 즐겁게 들었다. 똑똑한 아주머니로 변한 친구의 얼굴에서 누나 같은 연상을 느끼게 한다. 나는 정말 좋은 친구를 두었구나 하고 자부하는 마음이 새로워진다.


   원로 소설가 송 작가는 내가 문인협회 회원으로 게시판 글을 쓰면서 알게 된 문단의 선배분이다. 이분은 친구 이상으로 나와 가까워졌다. 이분이 나의 울린 글에서 댓글로 "금수저의 부모를 만났다면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흙수저에서 금수저의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보다 더 훌륭하게 인생을 개척해 나가시는 강한 노력과 정신력이 오늘의 박용 선생님을 탄생시켰다...."고 너무 과분한 칭찬을 들었다. 나는 선배로서 더 존경하는 친밀감을 느끼는 분이다. 내가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밖에 없는 학력이라고 밝힌 것을 대단한 용기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나는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 것 뿐인데 그것을 용기라고 하니 세상이 거짓투성이가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른 친구는 그런 학력에 어떻게 그런 글을 쓰는지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런 좋은 말을 들으니 통상의 친구가 더욱 절실히 고맙게 느껴지는 일이다. SNS 소통 문화가 정착되고 세상에는 많은 친구가 늘어나기도 한다. 아침마다 친구들의 좋은 글과 아름다운 영상과 즐거운 음악이 나의 마음을 목욕시켜준다. 아주 깨끗한 마음으로 되살리는 기분이다. 어디서 그렇게도 좋은 글이 숨어있었는지 내가 평생을 헤매 찾아도 다 찾지 못할 정보들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날마다 퍼다 주는 친구들의 즐거운 정보들이 내 마음에 부자를 만들어준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정보도 즐겁고 행복한 마음을 다스리는 글도 나는 보배롭게 느껴지는 일이다. 내 마음이 다가가지 않으면 나에게 돌아올 수 없는 행복한 친구들이다. 이런 친구가 많아서 나는 날마다 행복 속에 산다.


   꼭 만나야만 친구의 친분을 느끼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얼굴 대하고 만나지 않아도 좋은 친구는 매우 많아졌다. 거리와 장소가 새로운 통신 시대에는 장벽이 될 수가 없다. 언제 어디서나 친구를 만나는 행복한 세상이다. 아무리 떨어져 살아도 오고 갈 시간이 아무리 길게 걸리더라도 순식간에 친구는 곁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는 시대가 지금이다. 외국에 살고 있는 친구도 금방 불러내 의사를 소통하는 편리한 세상이다. 우리 자식이 6남매로 세계로 전국으로 흩어져 산다. 그러나 SNS 그룹 채팅창을 열고 보면 의사소통이 원활하다. 금방이라도 아쉬운 소식 전달이 가능한 환경이 되었다. 세상 아름다움 전해주는 소식을 다 끌어모을 수 있어서 좋다. 가족 자식 간에도 나누기 어려웠던 이야기를 손쉽게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 며느리와 대화도 글월로 표현하면 매우 쉽게 긴 소통이 가능하다. 이제 친구의 범위가 더욱 늘어났다. 자식도 며느리도 사위도 모두 친구나 다름없이 쉬운 소통이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친구와의 의사 전달은 받아들이는 자세에서 가장 효율적인 값진 지능이 발생한다. 받아들일 자세가 되지 않은 사람과는 황금 같은 시간도 주어지지 않기에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행복이 오는 일이다. 행복은 스스로 오지만 받아들이는 마음의 대문을 활짝 열어야 행복이 앉을 자리에 들어와 앉을 수가 있는 일이다. 행복을 어렵게 모시려고 찾아다니지 말고 행복이 들어와서 앉을 자리를 잘 챙기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 글 : 박용 2018.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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