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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 탐사 및 생산 기업들이 석유를 함유한 퇴적층을 찾기 위해 가동한 시추공(rig) 수는 지난해 5월 말 이후 400개 증가한 것으로 유전 서비스 기업 베이커 휴즈(Baker Hughes)가 발표한 데이터에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년 간 가동 중인 셰일유 시추공 수는 316개에서 722개로 늘었다. 이전 2년 간 최악의 침체를 겪었던 미국 셰일유 산업이 사상 최대 규모로 석유 탐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2월 이후 유가가 회복세를 중단하고 현재 1년 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과거 경험으로 비춰볼 때 유가 상승세가 중단되면 몇 개월 후에 시추공 수 증가세도 멈추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며 상승하지 않는 한 시추공 수도 6월이나 7월에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시추 활동과 WTI 가격은 분명한 사이클을 보여 왔으며 서로 긴밀히 연계된 움직임을 보인다. 유가가 움직이면 16주에서 22주 후에 가동 중인 시추공 수도 반드시 변한다.

2014년 6월 중순에 유가가 하락하자 16주 후인 10월 중순에 시추공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6년 1월 중순에 유가가 상승하자 19주 후인 5월 말에 시추공 수가 늘기 시작했다.

현재 상황을 살펴보자. 유가가 올해 2월 말에 상승세를 중단하고 횡보세 혹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으므로 시추공 수는 6월 중순이나 7월 말에 정점을 찍고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최근 수 주 간 탐사 및 생산 기업들의 시추공 수 추가 속도가 연초보다 느려졌다. 시추 활동이 이미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베이커휴즈는 5월 들어 시추공 수가 주간 기준으로 평균 6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3월의 13개 이상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대형 셰일유 기업들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해도 새로운 유전 시추활동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장담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상승해야 시추공 수를 늘릴 수 있는 타당성을 얻게 된다.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시추공들은 이미 생산성이 가장 높고 리스크가 가장 낮은 이른바 노른자위 유전에서 열심히 가동되고 있다. 앞으로 추가되는 시추공은 연식이 오래돼 효율성과 힘이 떨어질 것이며 생산성이 낮고 리스크가 좀 더 높은 유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추공 수가 향후 수 개월 내로 정체 양상을 보인다 해도 셰일유 생산량은 올해 말까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신규 유전 개발 시점과 실제 생산이 시작되는 시점 간에는 평균 6개월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재개된 시추활동으로 인해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생산량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시추 비용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은 시추공 수 변화를 2~3개월 뒤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셰일유 산업 침체기 동안 상당수 유전 서비스 업체들은 올해 내내 시추 비용을 낮은 수준에 묶어 두는 고정가격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약이 만료되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시추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 추가되는 시추공 비용은 시추공 시장의 수요 강화를 반영해 더욱 증가할 수 있다. 베이커휴즈는 지난 4월 투자자들에게 미국 유전 서비스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시추 비용은 증가하는데 유가가 정체 양상을 보이면, WTI 가격이 오르지 않는 한 미국 셰일유 시추 활동은 올해 말부터 꺾일 수 있다. (존 켐프 마켓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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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