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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86 2016/06/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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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원자재와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나흘 만에 하락 반전했다. 달러가 예상을 웃돈 경기지표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처럼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3.64포인트(0.17%) 하락한 2115.48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86포인트(0.11%) 내린 1만7985.19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6.03포인트(0.32%) 하락한 4958.6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사흘 연속 상승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원자재 업종 지수가 1.77% 급락하며 하락을 주도했고 에너지와 금융 업종 지수도 각각 0.8%와 0.7% 내렸다.

◇ 고용지표 다시 ‘호조’, 도매재고 ‘예상 크게 웃돌아’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주째 감소하며 고용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4일 기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3000건 줄어든 26만4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27만건을 예상했었다.

추세를 나타내는 최근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27만7000건에서 26만9500건으로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여전히 인력을 줄이는 데 주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앞서 5월 신규 일자리가 3만8000개 늘어나는데 그친데 이어 고용률 마저 1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고용 상황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다. 하지만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돼 고용 악화 가능성은 다시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도매재고 역시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2분기 성장률 전망을 끌어올렸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월중 미국의 도매재고는 전달에 비해 0.6% 늘었다. 시장에서는 0.1%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0.1%로 증가한 걸로 집계됐던 3월 수치는 0.2%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4월중 도매판매는 전월비 1.0% 늘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시장에서는 0.7% 증가할 걸로 예상했다.

판매 속도 대비 도매재고 수준은 1.36개월치에서 1.35개월치로 감소했다.

◇ 달러, 경기지표 호조에 반등… 국제유가도 하락 반전
달러가 기대를 뛰어 넘은 경기지표 영향으로 나흘 만에 상승 전환했다. 엔화 역시 유가 하락과 증시 부진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44% 오른 93.9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6% 하락한 1.132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1% 하락한 106.86엔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약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특히 엔/유로 환율은 120.958엔까지 치솟으며 2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국제 유가는 달러 강세와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나흘 만에 하락 반전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밸럴당 0.67달러(1.3%) 하락한 50.5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0.62달러(1.18%) 내린 51.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하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는 지난 사흘간 상승하며 11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나다의 산유량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유가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캐나다 셰일 원유 생산 지역에 큰 산불이 발생하면서 산유량이 급감했었다.

◇불안한 투자자들, 금·국채 집중 매입…獨·英 국채수익률 '역대 최저'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와 주요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불안해진 투자자들은 엔화에 이어 국채와 금도 집중 매입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 국채 가격은 급등했고 국채수익률은 급락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2.8bp(1bp=0.01%) 하락한 1.67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1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1.6bp 내린 0.763%를 나타내며 약 한 달 만에 가장 낮으 수준을 떨어졌다.

특히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 급락하며 2.474%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약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럽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은 1.9bp 급락한 0.037%를 기록했다. 한 때 0.025%까지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1.245%로 마감하며 바닥을 뚫었다. 영국 10년물 역시 1.220%를 나타내기도 했다.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탓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0.40달러(0.8%) 상승한 1272.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18일 이후 최고치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지솝 리서치 부문장은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는 세계 경제와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는 원자재 가격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대신 금과 같은 안전자산 수요를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전날보다 온스당 28.3센트(1.7%) 오른 17.268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구리와 백금 가격은 각각 1.1%와 0.8% 하락했고 팔라듐은 0.4% 상승했다.

◇ 유럽증시, 원자재·은행주↓…이틀 연속 하락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틀 연속 내렸다. 원자재 가격 하락을 따라 관련주들이 동반 약세를 나타낸 영향이 컸다.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유럽 대형은행들도 떨어졌다.

저성장의 경제적 피해를 우려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앞둔 경계감 역시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94% 내린 1340.20을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0.96% 하락한 341.25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1.02% 낮아진 2989.03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날에 비해 1.10% 낮아진 6231.89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0.60% 하락한 4421.90에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는 1.25% 내린 1만88.87을 기록했다.

유럽이 저성장·저생산으로 인해 장기간의 경제 피해를 겪을 위험이 있다고 드라기 ECB 총재가 경고했다. 그는 브뤼셀 경제포럼에서 "현재 우리가 직면한 충격의 본질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이 피할 수 있는 기간 이상으로 오랫동안 목표를 밑돌게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성장이 지속적 피해를 유발하기 전에 생산을 잠재적 수준으로 회복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증시 초반 거래에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에너지주들이 일제히 떨어졌다. 석유·가스 업종이 1% 내렸다. 프랑스 토탈과 스페인 랩솔, 핀란드 네스트가 각각 1.2%, 2.2% 및 1.3% 떨어졌다. 영국 플라스틱 제저사인 에센트라는 실적실망감에 28% 폭락했다.

반면 덴마크 동에너지는 전체 지분의 17% 이상을 매각, 자금을 조달했다는 소식에 10% 급등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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