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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는 ‘제2의 반도체’=종자산업은 자본과 시간으로 승부하는 산업이다. 1개 과수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20년의 연구 기간과 3천개 이상의 교배 실생(발아성장)을 통한 특성 연구결과가 필요하다. 듀폰, 신젠타 등 세계 10대 종자사들이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와 가치를 키우는 까닭이다. 최근 세계 2위의 종자회사였던 미국 몬샌토는 1868년 설립된 세계 최대 채소종자업체 세미니스(네덜란드계)를 인수합병하며 제1의 종자·생명공학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들 기업의 경쟁은 반도체 산업 못지 않게 치열하다. 캐나다 사스카툰 대학 물질과학연구소에는 몬샌토, 듀폰, 신젠타 등이 모두 들어가 있다. 인재 채용 다툼이 심해 정부와 대학이 유전자원 프로젝트 진행과 보안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다. 세미니스는 서울대 등 세계 각지 100개 이상의 연구기관과 기술협력을 맺고 있다.
정부 “10년간 1조3천억 투자하겠다”=우리나라는 15만점의 식물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양적으로는 세계 6위 수준이다. 하지만 보존 종자를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성분분석은 10~15%밖에 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 산업의 중요성에 눈을 뜬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외환위기를 전후해 50~60년 역사를 가진 업체를 포함해 국내 5대 종자회사 중 4개가 다국적 기업에 인수합병돼 그나마 가지고 있던 종자와 육종기술이 통째로 넘어가는 일도 벌어졌다. 당시 우리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수치로 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평가다.
현재 남은 기업들도 배추, 고추, 무 등 전통적 기술이 강한 특정 부문에만 주력한다는 게 커다란 약점이다. 한국종자협회 소속 53개 가운데 자체 육종연구소를 운용하는 회사는 3~4곳에 지나지 않는데 그 가운데도 화훼를 육종하는 국내 기업은 아예 없다.
‘통일벼’로 상징되듯, 먹거리 증식을 위한 식량 작물 개발에만 주력했던 한국이 과수·화훼·약용 등 더 큰 부가가치를 낳는 비식량작물 개발에 나선 건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종자 가운데 비식량작물 종자도 25%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10월 새로 개발한 국화 품종을 일본으로 시범수출하는 데 성공한 김현석 연구사(경북도농업기술원 구미화훼시험장)는 “국화 시장을 이끄는 네덜란드, 일본계 민간 회사들의 종자 자원이 한국 정부가 지닌 것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80~100년 된 외국과 이제 겨우 15년간 품종 연구에 나선 우리가 맞서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1125억원 규모의 국내 화훼 시장에서 장미, 국화의 국산 품종 보급률은 1%안팎이다. 나머지는 당연히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지난 9월 정부는 2015년까지 1조3300억원을 종자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가운데 수입·개방 대비 또는 로열티 품종 대체 개발에만 2739억원, 순수 원예·과수 부문에 400억원 이상을 지원할 방침이다. 조은기 국장은 “온·난·한대 기후가 모두 나타나고 사계절이 뚜렷해 생물다양성이 동일 면적의 다른 나라보다 3~4배가 높다”며 “시작이 늦었을 뿐 기술과 환경은 뒤지지 않아, 국가 정책과 투자가 뒷받침되면 10년 안에 일본을 앞설 수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임인택 기자/한겨례/0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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