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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 주가 '악성 코드' 끼었나 … 실적 부진 · 정치 외풍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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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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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41 2014/03/0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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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 IT보안업체인 안랩이 주식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데다 올해 성적을 끌어올릴 뚜렷한 돌파구도 없다는 평가다.

창업주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정치 활동에 따른 타격도 적지 않다. 안 의원의 행보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안랩을 더 이상 기업 가치로 판단하기 어려운 '정치 테마주'로 분류하고 분석을 중단하는 분위기다.

◆ 공공기관 보안시장, 외국계 공격…안랩 '비상'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안랩 매출은 1373억 원, 영업이익은 39억 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64억 원에 머물렀다. 전년보다 매출은 4%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9%, 54% 감소했다.

2005년 업계 최초로 순이익 100억 원을 돌파한 안랩(당시 안철수 연구소)은 2012년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순이익도 150억 원대로 올라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한 때 16만 원을 넘봤던 주가는 5만 원 대로 내려갔다. 올해 6만1300원에 시작해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5만7800원으로 떨어졌다.

실적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건 지난해. 안랩 V3제품이 장악하고 있던 공공기관·금융사 등에 외국계와 중소업체들이 파고들면서 보안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안랩과 또 다른 국내 보안업체인 하우리가 번갈아 맡던 국방부 백신사업의 경우 작년 말 중소업체 잉카인터넷이 새로 수주를 따냈다. 이 회사는 앞으로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러시아 최대 보안업체인 카스퍼스키랩도 지난해 한국 법인을 설립, 금융기관과 대기업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연 매출 7000억 원이 넘는 글로벌 백신 보안업체로 안랩보다 몸집이 6배 크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공공기관 보안제품의 안랩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와 관련 시장에서 입지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안랩이 올해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 안철수 의원 따라 주가 출렁…'정치 테마주'로만 인식

안랩을 둘러싼 또 다른 변수는 안 의원의 정치 행보다. 그가 18대 대선 후보 사퇴를 발표한 2012년 11월 23일 직후 안랩 주가는 하루 만에 14% 넘게 빠졌다가 다음 날 6% 이상 오르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안 의원이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신당 창당을 선언한 지난 3일에는 8%올랐다가 이튿 날 다시 5% 밀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증권사들도 안랩을 기업분석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IT·인터넷 업종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에게 안랩은 최우선 순위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분석 리포트 하나 찾아볼 수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안랩을 담당하는 연구원은 없다고 보면 된다" 며 "실적 부진으로 중요도에서 밀린데다가 정치 이슈에 따른 주가 변동폭이 너무 커 손을 놓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 안랩 주가가 이익이나 사업 전망 등 기업 변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어서 더 이상 분석할 이유가 없다" 며 "정치 테마주의 하나로만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안랩 관계자는 "실적이나 사업적인 부분 외에 어떤 이유로 주가가 흔들리는지는 알수 없다" 면서도 "기업 가치 이외의 것들에 근거해 투자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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